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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강연료, '고액' 맞지만···혼자 화살 맞을 이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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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에 대한 비난의 논점은 '좌파 연예인'이란 정치적 해석
강연시장 세태나 고액 강사를 통해 홍보효과 거두려는 지자체 비판해야
'블랙리스트'에 오는 김제동···과도한 점검의 대상된 건 아닐까

 

방송인 김제동 씨의 강연료 논란이 거세다. '어떻게 한 두시간 강의에 천만원이 넘는 강연료를 받을 수가 있느냐'는 것이 그를 향해 날아드는 비난의 핵심이다.

'고액의 강연료'를 받는 건 김 씨뿐만은 아니다. 많은 연예인들이 기업이나 지역자치단체의 요청을 받아 강연을 한다. 이들이 받는 강연료는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수준으로 일반인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 높은 금액임은 확실하다.

CBS노컷뉴스의 강연중개업체 등에 대한 취재 결과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인기 개그맨 A씨는 1시간 30분~2시간 강의에 1천 500만원을 책정하고 있다.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 B도 자신의 인생경험을 토대로 한 강연으로 1천 2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건강 프로그램에 수차례 출연하며 활발히 사업활동을 하고 있는 C씨는 1천만원 정도를 받는다.

유명 MC이자 방송인인 D씨는 2시간 강의에 5천만원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D씨를 두고 "방송을 더 우선순위로 하는 인기 연예인의 경우 엄청난 고수익이 아니면 딱히 강연을 할 필요가 없지 않나. 5천만원 정도는 돼야 출연료 대비 시간을 따졌을 때 그나마 동기가 생기는 것 같다. 너무 비싸서 수요 자체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연업계 관계자는 "알음알음 시장가로 형성되는 금액이라 '적정'한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 어렵다. 다만 김제동 씨의 강연료만 특별히 고액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5월 등 '강연 성수기'에는 강연료가 비싸진다고 한다. 섭외 주최 측에서 강연내용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면 더 높여 부르는 경우도 있다. 강연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지도나 유명세, 소위 '급'도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일뿐 누군가 정해주거나 항상 고정돼 있는 비용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제약을 받는 대학교수의 강연료를 대며 김 씨를 비판하지만, 이같은 출연료 혹은 강연료의 현실을 비춰보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김 씨의 강연료를 김 씨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소속사나 강연중개업체가 개입해 시장가격을 바탕으로 정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단순히 액수만을 가지고 비판하려면 김 씨 하나만을 가지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현재 형성된 연예인들의 강연 풍토와 강연료 자체를 전부 비판해야 논리적일 것이다.

다만 대덕구의 강의에 김 씨와 같은 고액의 강연료를 받는 연예인을 꼭 써야만 했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1천 550만원이란 고액의 강연료를 지불하고, 그 액수만큼의 효율을 거뒀는지에 대해서다.

지자체나 기업이 유명인을 섭외해 손쉽게 홍보효과를 거두려는 세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김 씨가 아닌, 그를 섭외해 강연을 진행한 주최 측에 대해 제기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씨의 강연료에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그 것은 김 씨에게 씌워져 있는 정치적인 이미지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보수 언론 및 정치권은 단순히 김 씨가 받는 액수와 김 씨의 그간 정치적 발언 등을 함께 언급하며 '편향된 연예인에게 고액을 지불한 지자체'라거나 '정의로운 척 하는 좌파 연예인도 거액을 받는다'는 프레임을 덮어씌우는 모양새다.

한 신문에서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연관시키며 "청년들은 1달간 12명 고용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명박 정권 이후 '블랙리스트'에 오른 김 씨가 고위 공직자 이상으로 과도한 점검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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