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자료사진)
지방 사립대학이 대학 평가의 주요 기준이 되는 신입생 충원율을 맞추기 위해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교직원 가족 장학금과 만학도 장학금 등 장학 제도를 악용해 입학 의사가 없는 교직원 가족 자녀나 만학도를 대학에 입학시켜 충원율을 교육부에 보고한 뒤 일정 시점이 지나 일괄 제적시키는 방식이다.
경북도내의 G 사립대학은 2018학년도 입시에서 신입생 모집 정원 충원율 95% 이상을 맞추기 위해 대학 진학 의사가 전혀 없는 교직원의 가족들 41명을 미달된 학과를 중심으로 지원하게 하여, 합격시킨 다음, 등록금 전액을 교직원 가족장학금의 명목으로 지급해 신입생 충원율을 부풀려 교육부에 보고했다.
교육부 보고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그해 4월 1일자로 대상자 전원을 일괄 제적시켰으며, 학교에 자녀 입학서류를 제출해 도움을 준 해당 교직원 41명에게는 사례금의 명목으로 학생 1인당 각 10만원씩을 일괄 지급했다.
2019학년도 입시에서 대학기관인증평가의 선결조건인 신입생 충원율 95%의 절대적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만학도를 위한 장학금 지급 제도를 편법으로 동원했다.
대학에 입학하는 만학도에게는 300만원의 장학금을 일괄 지급한다. 대학은 신입생 모집을 위해 교직원 각자에게 반강제적 할당(교원 평가에 반영)을 해 최종적으로 총 166명의 만학도 신입생을 선발했다.
이 중 74명은 현재 재학 중이나 나머지 92명의 학생은 교육부에 신입생 충원율을 보고한 이후인 4월 1일자로 제적되었다.
이 과정에서 만학도 신입생 등록금 중 장학금 300만원을 뺀 추가분 40~50만원의 금액에 대해서는 해당 학과의 교수들을 상대로 반강제적인 각출을 통해 충당하거나, 학교에서 그 비용을 충당하기도 했다.
대학 관계자는 "교직원 자녀 또는 만학도를 동원한 신입생 충원율 채우기는 모두 사실이다"고 시인하고, "신입생 충원율이 대학평가의 주요 기준이 되다 보니, 대학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해명했다.
경북 G대학의 경우에서 보듯이 대학평가 기준인 신입생 충원율 평가가 학교의 내실과 정상화의 길과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결과를 빚고 있다.
이 사안을 제보한 교수들은 "최근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대학평가가 대학의 존폐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됨에 따라,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 대학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오히려 각종 부정과 비리를 양산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각종 사학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방의 소규모 사립대학들에서는 학교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노력보다는 평가지표를 높이기 위한 갖가지의 편법이 공공연히 동원되는, 조직적인 부정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인력부족을 이유로 이들 비리에 대한 적발과 감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문제를 더욱 확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