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는 얼마 전 힘을 조금 덜어내고 편안한 느낌으로 부른 신곡 '잘한 것 같아'를 선보였다. 보컬 그룹 엠투엠과 포스트맨으로 활동하던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목소리의 결과 톤이 달라졌다는 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특정 파트만 담당하면 되었다 보니 존재감을 많이 뿜어냈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과한 창법으로 노래할 수밖에 없었죠. 엠투엠 때는 '소몰이'가 한창 유행하던 때라 과한 표현이 특히 많았고요. (웃음). 사실 그렇게 부르면 완창이 불가능하거니와 듣기도 조금 불편하기 마련이거든요. 이번 솔로곡은 최대한 그런 부분을 빼고 편안한 느낌으로, 말하듯이 노래하려고 노력했어요"
곡 스타일의 변화도 눈에 띈다. 성태는 그간 주로 애절하고 슬픈 발라드곡을 선보였다. 반면, 신곡 '잘한 것 같아'는 떨리는 첫 만남을 지나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연인의 이야기를 그린 달콤한 러브송으로, 경쾌한 멜로디가 귓가를 잡아끈다.
"회사를 옮기고 나서 이미지 변신을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딱 한번 들었는데 후렴구가 기억에 많이 남는 노래를 만나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계절도 계절이니만큼, 밝은 느낌의 곡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았고요"
소속사는 성태의 이번 신곡 자료에 영화 '건축학개론'의 카피였던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라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성태 역시 곡의 감상 포인트를 꼽으며 '첫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언급했다.
"많은 분이 첫사랑을 떠올리시면서 설렐 수 있는 곡이었으면 해요. 또, 요즘 '연애 안 해!'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그런 분들이 곡을 듣고 사랑을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셨으면 좋겠고요. 개인적으로 전 사랑은 무조건 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미소).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잘한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되잖아요"
사랑 예찬론을 펼치던 성태는 최근 결혼 1주년을 맞았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작년 어린이날에 결혼을 했어요. 제가 입대하고 나서 포스트맨의 '고무신 거꾸로 신지마'라는 노래가 나왔었는데, 그때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와이프가 실제로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않고 저를 기다려줘서 결혼까지 골인했죠. 와이프가 워낙 리액션이 좋은 편이라서 재밌게 잘 살고 있어요. 신곡 제목처럼 결혼하길 '잘한 것 같아'요. (미소). 아, 그리고 예전에는 슬픈 이별 노래를 부를 때 집중을 잘 했는데, 결혼 이후에는 공감이 안 가서인지 슬픈 노래에 감정이입 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신곡은 진짜 진정성 있게 부른 곡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실제로 성태는 요즘 '진정성'에 초점을 맞춰 음악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2005년 엠투엠으로 가요계에 데뷔, 어느덧 햇수로 데뷔 15년차가 된 베테랑 가수이지만 여전히 대중에게 더 나은 노래를 들려주기 위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사실 전 연습생 기간이 짧았어요. 노래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에 들어간 지 5개월 만에 엠투엠 새 멤버로 합류한 거였거든요. 그래서 데뷔 이후에도 연습생처럼 지냈어요. 매일 오후 1시에 회사로 출근해서 막차를 탈 때까지 연습을 하곤 했죠. 그렇게 정신없이 계속 달려왔던 것 같아요. 최근들어서야 조금의 여유가 생겼는데,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진정성 있는 곡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싶다는 욕심이 갈수록 점점 커지고 있어요"
'학구파 보컬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 성태는 재작년부터 한국예술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생각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재밌고 뿌듯하더라고요. 역으로 제가 배우는 점도 많아요. 어린 친구들과 소통을 하면서 요즘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성태는 2016년부터 꾸준히 솔로곡을 선보였지만, 음원만 발표하고 활동을 펼치진 않았다.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을 펼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 성태는 라디오, 버스킹, 공연 등을 통해 팬들과 자주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항상 멤버들과 같이 활동을 했었기에, 옆에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걱정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가수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저 역시 온전히 한 곡을 저의 목소리로 채운 곡으로 활동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지만,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펼치게 된 것에 대한 설렘도 커요"
'신촌을 못가'라는 곡으로 큰 사랑을 받은 포스트맨은 잠정 휴식기에 들어간 상황. 성태는 "방학 기간 정도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신)지후는 개인회사를 차리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포스트맨은 마음이 다시 움직일 때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죠. 여전히 지후와는 자주 소통하고 있어요. 최근에 나온 지후 곡도 제가 디렉팅을 봐줬고요. 포스트맨의 방학 기간 동안 자주자주 솔로곡을 들려드릴 계획이에요. 이전과는 또 다른, 이전보다 조금 더 솔직한 성태를 보여드리려고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