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타워크레인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건설현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대한건설협회를 비롯한 건설업계가 전면 파업에 대비해 지난 3일 오후부터 파악한 타워크레인 사용 현황에 따르면 전국 건설현장에서 가동 중인 3천500여대의 크레인 가운데 현재 약 70%인 2천500대 가량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 건설사들은 양대 노조의 반발과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비노조원 기사를 투입하거나 공정순서를 바꿔가며 버티고 있으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답이 없다'며 그야말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이 시공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공사현장은 최근 노조원 투입 문제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충돌해 사흘간 공사가 전면 중단된데 이어 이번에는 타워크레인 파업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지하층 골조 공사가 진행중인 현장에는 타워크레인 5대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여서 자재 운반등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속 공정을 앞당기는 등 며칠은 버틸 수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사지연과 이에 따른 입주 지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하 7층, 지상 69층 높이의 대규모 오피스 건물로 포스코건설이 시공중인 서울 여의도 파크원 현장 역시 투입된 타워크레인 7대가 모두 멈쳐선 상태다.
이에따라 회사측은 공정순서를 바꿔 타원크레인이 필요없는 작업을 우선 진행하면서 공정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건설공사 기간이 연장될 수 밖에 없는데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품질과 안전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걱정"이라며 "하루빨리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150개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중인 GS건설 관계자 역시 "공사규모가 모두 고층이고 대형으로 소형 무인크레인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타워크레인이 멈춰서 현재 자재정리 등 다른 작업을 하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림산업 관계자 역시 "현재 공사가 올스톱된 상황은 아니지만 타워크레인이 들어간 8개 현장에서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공정순서를 바꾸며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건설 역시 현장 15개 가운데 12개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중단으로 공사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건설현장 14곳에서 타워크레인 61대를 운용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41대(61%) 파업으로 멈춘 상태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타워크레인 노조의 파업에 공정순서를 조정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현재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며칠 정도 버틸 수 있는 '미봉책'으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타워크레인을 사용해야 가능한 대형 자재 이동이나 골조 공사 등이 불가능해져 공사진행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대체인력을 사용하는 문제 역시 노조를 자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동관계조정법 등 관련 법규에 따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타워크레인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밝힌 최대 요구사항인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거부입장을 분명히하고 나서 파업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건설사들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