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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가인권위 소장이 교도소 수형자 특별사면 청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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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부산사무소 초대 소장 A씨, 부산항운노조 전 위원장 이모씨와 친분
이씨 취업비리 혐의로 수감되자 교도소 측에 이씨 특사 청탁
이씨 2012년 8·15 특별사면으로 가석방…A씨, 가석방 이후 수고비 명목 3천만원 받아
검찰, 국가인권위 압수수색과 함께 부산교도소 전·현직 직원 불러 조사

부산지방검찰청. (사진=부산CBS 박중석 기자)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사무소 전 소장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부산항운노조 전 위원장의 가석방(특별사면)을 위해 부산교도소 관계자들에게 청탁을 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취업 비리로 구속됐던 부산항운노조 전 위원장은 청탁 이후 만기 출소를 6개월여 앞두고 실제 가석방됐는데, 인권위 전 부산소장은 그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0여년간 친분 있던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구속되자 교도소 관계자들에게 가석방 청탁...가석방 이후 수고료 명목 3천만원 받아

검찰과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국가인권위 부산사무소 초대 소장인 A(57·구속)씨는 부산에서 인권 활동을 할 때인 2000년대 초부터 부산항운노조 전 위원장 이모(70·구속기소)씨와 친분을 쌓았다.

A씨는 지난 2010년 이씨가 부산항운노조 위원장에 당선된 지 1년여 만에 취업 비리 혐의가 드러나 징역 3년 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에도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형·동생 사이로 지내던 이씨가 수감되자 A씨는 이씨의 부탁을 받고 인권위 부산사무소장으로서의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하기에 이른다.

A씨는 당시, 교도소 내 인권과 관련한 방문 상담이나 인권 침해 행위를 감시하는 역할을 관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이씨의 측근을 통해 이씨의 가석방을 위해 힘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은 A씨는 당시 부산교도소 관련 부서 간부와 담당 교도관 등을 만나 이씨의 가석방을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같은 해 8월 만기 출소를 6개월여 앞두고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가석방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가 가석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이씨의 측근으로부터 '수고비' 명목으로 3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부산항운노조에서 자문 역할을 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던 이씨를 등에 업고 조합원 1명을 조장으로 승진시키는 대가로 천여만원의 금품을 받는 등 항운노조 내부 비리에까지도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부산교도소 전·현직 직원 불러 조사...교도소 측 "수형자 가석방에 부정한 개입 불가능"

올해 초부터 부산항운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던 검찰은 전 위원장인 이씨가 취업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그 과정에서 이씨와 친분이 있던 A씨가 취업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확인하고 사상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어 A씨가 이씨의 가석방을 청탁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2012년을 전후해 부산교도소에 근무한 전·현직 직원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부산교도소로부터 이씨의 가석방과 관련한 서류 등을 제출받아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의 청탁을 받은 부산교도소 관계자들이 실제 이씨의 가석방을 위해 부정한 행위를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부산교도소 관계자는 "검찰에서 인권위 부산소장이던 A씨와 관련된 전·현직 직원을 불러 조사를 했다"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수형자의 가석방에 부정한 개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항운노조를 중심으로 한 항만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부산지검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A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여 조만간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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