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전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은 27일 당내 최다선인 정병국(5선)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는 제안 직후 열린 최고위에서 "퇴진은 없다. 2선 후퇴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안철수계가 제안한 혁신위가 사실상 손 대표를 퇴진시키기 위한 한시적인 기구라는 판단을 하고, 이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의원 측은 이날 오전 일찍 국회 정론관에 섰다. 김중로‧이동섭‧이태규 등 3명과 여성 의원 4명(L4) 중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 등이 서명했다. 권은희(광주) 의원은 동참하지 않았다.
이들은 "최고위의 의결로 혁신위를 설치해야 한다"며 "혁신위는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의제와 사안을 제한 없이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제한 없는 의제'에 당 대표 퇴진 문제가 녹아 있다.
이어 "최고위는 혁신위 결정을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며 "혁신위 활동기한은 6월 말까지로 한다"고 했다. 6월 이후 유승민 대표와 안 전 의원이 전면에 나서기 전까지 정 의원이 혁신위원장으로서 별도의 기구를 꾸려 최고위와 함께 두 개의 지도부 체제로 한시적으로 당을 운영하자는 얘기와 같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손 대표는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 구성은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퇴진하지 않는 이상 혁신위는 꼼수라고 그럴 바에야 갈라지는 것이 낫다고 한 게 사실이라면 크게 유감"이라며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손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내 인사로 하기보다 당내‧외로 넓게 본다"며 정병국 혁신위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자신의 퇴진 문제를 포함하는 전권 부여에 반대하는 한편, 혁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인물에 대해서도 "정 의원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이다.
손 대표의 질책을 받은 오신환 원내대표는 "독단과 독선으로 혼자 당을 운영하면 어찌 (당이) 정상화되겠느냐"며 '갈라서는 게 낫다'는 발언에 대해 "최고위가 정상 운영이 안 되면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들어올 의미가 없다는 의미에서 한 말씀"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