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학자 "올 여름, 동남아보다 더 동남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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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제도 도입이후 가장 빠른 기세
동남아보다 심한 아열대성 기후로 봐야
올 여름,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역대급 예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반기성(케이웨더 센터장)

어제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요. 올해 첫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더 덥답니다. 서울의 한낮 기온 32도, 대구 35도. 이게 예년에도 이랬던가 싶은데. 도대체 올여름 얼마나 더우려고 이러는 걸까요? 케이웨더의 반기성 센터장 만나보죠. 반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반기성>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아니, 5월 23일이 어제였는데 중부지역에 첫 폭염 주의보. 이게 이례적인 게 맞습니까?

◆ 반기성> 그렇죠. 2008년에 우리나라 폭염 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가장 빨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폭염이 빨리 찾아온 첫 번째 이유는 일단 저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보고 있고요. 두 번째로는 일단 우리나라 기압계가 한여름 기압계 형태를 띠면서 뜨거운 공기가 남서풍으로 유입되었고요. 세 번째는 중국 남부에서 만들어진 뜨거운 공기가 상층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되고 있었고요. 넷째로는 날씨가 맑다 보니까 일사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기온 상승에 크게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거지만 보시기에는 기후 온난화라는 큰 대세 속에서 이루어진 이른 폭염 주의보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반기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게 이른 폭염 주의보지만 이례적이지만 이례적이지도 않은 거네요?

◆ 반기성>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올해 굉장히 빨리 더위가 찾아왔는데 올여름 벌써 시작한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지금 5월은 우리가 계절적으로 보면 봄 아닙니까? 6월부터 여름이니까. 그런데 올해 같은 경우도 이미 서울에 여름은 시작됐어요.

◇ 김현정> 이미 반팔 입었어요.

◆ 반기성> 여름 시작이 우리가 기상학적으로 구분을 할 때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간 뒤에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로 봅니다. 그런데 기온이 갑작스럽게 올라갔다 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대개 9일 평균을 기준으로 사용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올해 같은 경우 서울 5월 13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 앞에 5월 9일부터 그 뒤의 17일까지 날씨를 평균을 내보는 거예요.

◇ 김현정> 지금 상황이 어때요, 그러면? 여름이에요?

◆ 반기성> 그랬더니 올해 5월 13일이 20.3도로 20도가 넘었어요. 그렇게 되면 올해 같은 경우는 5월 13일이 서울의 여름 첫 시작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이미 여름이 맞군요.

◆ 반기성> 그러니까 진짜 여름이죠, 기상학적으로.

◇ 김현정> 우리가 그냥 반팔 입고 ‘아, 더워. 반팔 입은 사람 늘어났으니까 여름이다’ 이게 아니라 기상학적, 학문적으로도 지금이 여름이다.

◆ 반기성> 이제 여름이 된 거죠. 이미 기상청에서 2011년에서 2018년 여름 시작일을 통계 내보니까 5월 22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올해 같은 경우는 여름 시작이 5월 13일이었으니까 9일 이상 빨리 찾아온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우리나라가 동남아 스타일 기후로 변하는 겁니까? 아니면 동남아 스타일은 아니고 그냥 봄, 가을이 사라진, 즉 여름과 겨울만 남는 스타일이 되는 거예요.

◆ 반기성>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여름철 기상만 놓고 보면 아열대 기후예요.

◇ 김현정> 이미요?

◆ 반기성>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 기온이 40도 이상 올라가죠. 초열대야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아침기온이 30도를 넘는. 사실 이건 동남아에서 찾아보기 어렵고요. 작년 같은 기온이나 초열대야는 동남아에서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우리나라가 더 심했고 여기에다가 지금 비가 오는 형태도 이제는 옛날 같은 온대 기후가 아니라는 거죠. 이미 아열대성 호우를 내리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스콜성 호우로 바뀌어 나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미 우리나라 여름은 아열대 기후로 바뀌었다. 거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기후 변화가 상당히 극심하게 변해가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23일 경기도에도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여의도 부근 한강에서 시민들이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윤창원기자

 

◇ 김현정> 그러니까요. 올여름 날씨 한번 전망해 보죠. 올여름 날씨는 작년이나 재작년처럼 그렇게 덥습니까?

◆ 반기성> 정말 그러면 어떻게 살까 저는 걱정이 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러니까요. 에어컨을 어떻게 하나.

◆ 반기성> 작년 같은 경우는 정말 저도 기상 쪽으로 지금 40년 정도 일을 했는데 사상 최악의 폭염이었죠. 작년 같은 경우에 8월에 서울이 39.6도까지 올라갔는데 저는 진짜 그날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더워서요. 일단은 올해는 작년만큼 고기압이라든가 북태평양 고기압이 정말 강력하게 발달할 가능성은 약간 낮을 걸로 보고 있어요.

◇ 김현정> 다행이네요.

◆ 반기성> 그래서 작년만큼의 엄청난 기록적인 더위는 아닌데, 문제는요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지금 우리나라도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이 지구 온난화라는 기온 상승 추세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는 추세란 말입니다. 그래서 평년보다 상당히 무더운 역대급 여름이 될 가능성은 아주 매우 높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아, 더워. 올여름 어떻게 나?’ 정도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진지하게 이 환경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될 시점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센터장님.

◆ 반기성> 고맙습니다.

◇ 김현정>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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