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피해 가족·단체 "만감 교차, 반도체 공장 위험 방치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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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황유미 아버지 황상기씨 "결국 이렇게 밝혀질 것을, 다행"
반올림 "더 큰 위험 노출됐을 협력업체 노동자들 포함 안 된 건 아쉬워"
안전보건공단, "반도체노동자 백혈병 발생 위험 일반 노동자 1.55배" 역학조사 발표

삼성반도체 피해자 고(故)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반도체 노동자가 일반인보다 백혈병 발생‧사망 위험이 약 1.5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자 삼성반도체 피해자 고(故)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는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라도 반도체 백혈병 연구결과가 나와 다행"이란 입장을 밝혔다.

황씨는 22일 오후 소감문을 통해 "결국 이렇게 밝혀질 것을 오랜 시간 정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방치했던 게 떠올라 아쉬운 마음도 든다"며 "직업병 피해자들은 치료를 받아야 하고, 생활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빠른 산재인정이 너무나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산재를 인정받는 게 너무 어렵고 오래 걸렸다. 우리 유미도 산재로 인정받기까지 7년 2개월이 걸렸다"며 "작년에 정부가 8가지 병에 대해서는 산재를 빠르게 인정해주기로 제도를 개선했는데 이런 제도 개선이 더 많은 질병으로 확대되어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바란다"고도 적었다.

황씨는 또한, "피해자들이 병에 걸리고 죽어가는 동안 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누렸다"며 "기업들은 그 동안 반도체 공장이 위험하지 않다고 했고, 위험정보도 ‘영업비밀’로 감춰왔다. 그래서 어떤 기업이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썼는지, 언제까지 썼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반도체 공장의 위험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아야 하며, 이번 연구가 반도체 전자산업의 위험을 파악하고 줄이는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함께 노력해주시기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또한, 논평을 통해 "10년에 걸친 역학조사에서 ‘반도체 작업환경이 혈액암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만감이 교차한다. 쉽지 않았을 연구를 수행한 분들의 노고를 기억해야겠다"고 밝혔다.

다만, "더 큰 위험에 노출되었을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포함되지 못한 점과, 작업환경과 화학물질에 대한 자료의 한계로 암의 원인을 좁혀가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반올림은 △직업성 암의 산재인정 문턱을 더욱 낮출 것 △하청·협력업체 등 고위험군을 포함하고 작업환경과 화학물질 정보를 충실히 확보하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연구 지속 △기업들의 작업환경과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들을 책임있게 만들고 투명하게 제공할 것△반도체 노동자 건강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작업환경 관리 방법과 기준 마련 등을 요구했다.

앞서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 위험이 일반 노동자의 1.55배에 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의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전보건연구원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년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 케이이씨, DB하이텍 등 6개 기업 반도체 사업장 9곳의 전ㆍ현직 노동자 약 20만명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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