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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 위험천만 北 곡예외교…비핵화 셈법 놓고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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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로우키 대응으로 사태 확대 방지…北 '판 흔들기' 의도 간파
北 추가도발로 긴장 고조, 체제보장론 강화하며 美 셈법 전환 압박

■ 방송 : CBS 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사진=연합뉴스 제공) 확대이미지

 

◆ 임미현 >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홍제표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나왔나요?

◇ 홍제표 > 지난 주말 평온한 일상을 흔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다루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게 단순 발사체인지 탄도 미사일인지부터가 말이 많았고, 이것이 군사합의를 깬 도발로 봐야 할지를 놓고도 논란이 됐습니다. 어쨌거나 현 교착국면에 충격을 가함으로써 관심을 이끌어낸다는 측면에서는 북한의 계획이 성공한 것 같습니다. 급기야 어제 밤에는 한미 정상간 전화통화도 이뤄졌는데요, 북한의 의도와 한미 양국의 대응, 이에 따른 향후 전망을 살펴볼까 합니다.

◆ 임미현 > 일단 한미 양국이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점이 눈에 띄더군요.

◇ 홍제표 > 네. 우리 정부는 처음에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발사체로 번복하는 바람에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곧 여러 양태로 볼 때 과거처럼 도발적이지는 않다고 일단 결론 내렸습니다. 사거리가 짧고 북한 영내에서 이뤄졌다는 이유 등으로 방어용 훈련 성격이 짙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만 국방부는 어제 '9.19 군사합의' 취지에는 어긋난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미국도 우리와 같은 입장을 취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초기부터 직접 나서 북한이 약속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교통정리했습니다. 지난 5일 ABC뉴스 인터뷰 내용입니다.

"우리는 협상을 통한 완전한 비핵화의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까지 여러 차례 언급했던 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김 위원장의 행보가 여기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 돌아가 대화를 지속하기를 바랍니다."

◆ 임미현 > 하지만 정치적 목적 때문에 파장을 일부러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 홍제표 > 그렇기 보다는 '로우 키'(low key) 대응을 통한 일종의 '무시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한 제재·압박과 함께 교착국면이 지속되는 것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북한의 이번 행위가 도발이라고 해도 그 강도는 낮다는 판단이 깔려있습니다.

◆ 임미현 > 그런데 이번 발사체 가운데는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다르'도 포함돼있다는 주장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이라면 매우 위협적인 무기라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 홍제표 > 일단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은 사실입니다. 이스칸다르는 비행궤적이 복잡해서 요격이 어려운 러시아 지대지 미사일입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를 역설계해 새 무기체계를 개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근거는 외형상의 유사성과 북한의 과거 발표 내용('특수한 비행 유도 방식' 4월 17일) 정도입니다. 사실 모양새만 따진다면 우리 군이 보유한 '현무 2' 미사일도 매우 비슷합니다. 러시아 기술이 사용됐다는 설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현무 2를 한국판 이스칸다르라고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 임미현 > 이번 건은 이 정도로 정리된다고 해도 북한이 제2, 제3의 도발을 가해오지 않을까요?

◇ 홍제표 > 그렇습니다. 이번 무력시위는 결코 단발성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 이후 비핵화의 상응조치를 제재완화에서 체제보장으로 바꿨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4월 12일)과 북러 정상회담(4월 25일)을 거치며 공식화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제재해제 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체제 안전보장 명분을 띄우기 위해 역설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오히려 제재완화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사적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제재완화 이슈에서 군사적 안보, 체제보장으로 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 임미현 > 군사적 충돌 위험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군요.

◇ 홍제표 > 한미 양국은 가능하면 대응을 자제하며 전략적 인내에 나서겠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이번처럼 유엔 제재를 교묘히 이용하는 식으로 우리의 인내심을 끝없이 시험하려 할 것입니다. 북한은 한미공군훈련이 이전보다 규모가 대폭 축소됐음에도 무력시위의 이유로 삼았습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달 25일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 함께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도발 책동을 노골화하는 이상 그에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앞으로도 다양한 명분을 제시하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실장입니다.

"북한 영해 내에서 실험을 하되 실질적으로 이걸 펼쳐놓으면, 정상 각도로 쏘면 일본 너머 훨씬 미국 근처까지 가는, 이런 것도 쏠 수도 있다. 그럴 때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텐데..."

◆ 임미현 > 하지만 북한도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해서 군사충돌로까지 가는 상황은 결코 원치 않을텐데 진짜 의도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 홍제표 > 비핵화의 조건으로 제재완화는 필요 없으니 체제보장 해줘라,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럴 권한이 있느냐, 국교 수립은 고사하고 종전협정만 해도 의회 승인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가망 없는 제재·압박 카드는 그만 버리고 '비핵화 대 제재완화'의 셈법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제재·압박에 끄떡하지 않는다는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합니다. 또 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무력시위를 지속해서 긴장을 조성해야 하는데 위험천만한 외줄타기 외교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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