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상생인가 잠식인가'…볼보건설기계의 속내는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직영 부품판매점 추가 개설 방침 고수하며 국내 대리점들과 갈등 심화
-볼보 "대리점과 상생 도모 노력" VS 대리점 "본사 이익 위한 고사작전"

(사진=볼보건설기계 홈페이지)

 

세계적인 굴삭기 전문 업체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이하 볼보)가 직영 부품판매점(이하 직판점) 추가 개설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국내 부품대리점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9.4.21. '21년 동고동락 을의 분노'…볼보 부품 직판점 출점에 대리점주 반발, 19.4.29. 볼보건설기계, 대리점 우량 고객 '빼가기 의혹')

대리점들은 직판점 추가 개설은 대리점의 영업망을 잠식해 본사의 부품 판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른바 '고사 작전'이라며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볼보는 고객의 편의 증진과 만족도 향상을 위해 부품 판매와 정비 서비스 네트워크를 꾸준히 개선해 왔고, 직판점 개설은 수년간 이어져온 전략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본사 실무부서가 부품 대리점협의회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대리점은 볼보의 노력에 꼭 필요한 협력사로 상생의 길을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직판점을 출점해 본사가 대리점의 영업망을 잠식해 부품 판매권을 회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대리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볼보와 대리점간의 문제가 기사화 될 경우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보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실무진에서 대리점협의회와 조율 중인 상황에서 세밀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것은 감정적인 부분까지 건들어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의를 계속해 봐야 양측에 도움이 안된다. 계속해서 기사화가 되면 기분이 상해 원만한 합의와 조율이 안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언론의 취재가 계속될수록 대리점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실상 취재를 거부한 셈이기도 하다.

(사진=볼보건설기계 홈페이지)

 

대부분의 부품대리점들은 볼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이전 삼성중공업 부품대리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7월 삼성중공업 건설기계 부분을 볼보가 인수하면서 자연스레 볼보 부품대리점이 된 것이다.

인수 당시 3700억원이던 볼보의 매출은 현재 약 2조원으로 다섯 배 이상 성장했다. 대리점들 역시 거래처를 관리·확장하며 볼보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지금껏 부품대리점들은 본사와 유대관계를 유지하면 거래처에 순정부품을 문제없이 공급해 왔다. 그런데도 볼보는 현재 4곳인 직판점 외에 충남 아산에 추가 개설할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직판점이 운영 중인 전라도 광주, 대전, 경북 안동, 경남 양산 등에서는 대리점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영업망이 본사에게 잠식당하며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대리점들은 동일한 상권에 직판점이 개설되면 생존권을 장담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취재 과정에서 볼보는 대리점과 상생을 유난히 강조했다. 하지만 직판점 개설 문제로 21년간 동고동락했던 대리점들은 상실감과 박탈감,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볼보의 속내가 어떤지는 모르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른바 갑질을 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