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장외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장외 집회가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집회는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돼 이날로 세 번째를 맞았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라는 행사명을 앞세워 여권을 겨냥했다.
현장에는 한국당 의원들과 전국 각지의 당협위원장들을 비롯한 당원들이 참석했다. 집회 시작 시간인 오후 1시가 다가오면서 빨간 옷차림의 당지지자들이 세종문화회관 일대를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한 손에는 태극기를, 다른 손에는 '친문독재 결사항전'·'민생파탄 국민심판'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경제무능 안보무능"·"헌법수호 독재타도" 등 구호를 외쳤다. 주최측 추산 5만명(경찰 추산 1만1천명)이 집결했다.
3주째 열리는 장외 집회이지만 이날 참가자들의 표정과 목소리는 보다 격앙된 분위기였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닷새 전 패스트트랙 지정을 강행한 데다 이날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까지 더해진 탓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단에 올라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의 길로 간다고 했지만 되돌릴 수 없는 미사일의 길로 가고 있다"며 "굴종적인 대북정책의 결과다. 대한민국의 민생이 파탄나고 경제가 망하고 안보가 절단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들의 무도한 여권 야합세력들이 끝끝내 패스트트랙을 태웠다"며 "한국당이 좌파 독재를 막고 헌법 수호에 앞장설테니 여러분들도 함께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3일 대전·대구·부산·광주·전주를 돌며 규탄 대회를 이어간 황교안 대표도 모습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장외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부터 시작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편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을 모두 싸잡아 "독재의 수단"이자 "정권의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죽기를 각오하고 이 정부의 좌파독재를 막는 데 최일선에 서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발언에 참가자들은 연신 '황교안'을 외쳤다.
집회가 끝난 뒤 한국당 지도부와 참가자들은 청와대 인근까지 가두행진을 이어갔다. 경찰은 이날 본행사장과 행진 도로 주변으로 12개 중대 7000여명을 배치했다.
일부 시민들이 행진하는 한국당 측을 향해 욕설을 하는 등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국당은 오는 10일부터는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약 400㎞ 구간을 이동하는 국토 대장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