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달 1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탭 김두현 차장, 박광온 최고위원, 설훈 최고위원 등과 방송스태프 업무환경개선에 기여한 을지로위원회 상생 꽃 달기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을지로위원회'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 등 정부.여당과 각세우기에 들어가면서 총선용 대여(對與) 투쟁 기조를 명확히 하자, 문재인 정부도 대척점을 만들어가는 형국이다.
당정청은 오는 10일 국회에서 '당정청 을지로 민생 현안 회의'(을지로 당정청)를 한다.
아직 참석자들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 김수현 정책실장과 정태호 일자리수석,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할 수 있다.
민주당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을지로위원회의 활동과 성과를 바탕으로 당정청이 향후 대책과 과제들을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월부터 비공식적으로 을지로 당정청 회의를 시작했으나, 회의 일정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중소벤처기업부 등 유관 기관들로부터 인력을 차출해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 위원회'를 만드는 게 공약이었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별도의 위원회는 만들지 않고, 대신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정청 협의를 통해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013년 5월 출범한 당 소속 위원회로, 갑질로부터 '을'(乙)을 보호하겠다는 목적으로 출범했다.
하청업체에서 홀로 일하다 기계에 끼어 사망한 고(故) 김용균 씨 사건이나 노사 갈등이 극심했던 파인텍 고공농성 사건을 해결하는 데 남다른 역할을 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부여당이 을지로 당정청 등을 본격화하는 것은 최근 장외로 나가 대여투쟁의 수위를 올리고 있는 한국당의 움직임과 연관돼 보인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처리 이후 삭발식까지 거행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등 각 지역을 돌며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대구역 광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최근 통계를 보니,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0.3% 성장했다"며 "먹고사는 문제로 '죽겠다'고 하는데, 선거법 개정 이야기나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약한 고리인 경제 문제 등을 파고드는 것에 맞춰 정부.여당이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점을 찍으며 방어하는 모습이다.
이번주에만 강원도 산불대책이나 청년 정책을 위한 당정청 협의 등을 두 차례나 개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총선 국면이 다가오면서 아젠다 싸움이 거세질 것"이라며 "한국당에서 경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흔드는 만큼 우리당도 민생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