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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명이 죽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급' 구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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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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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당사자‧가족들, 옥시 앞 무기한 농성 돌입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2일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망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헌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이 2일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 시민분향소를 차리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달 25일 향년 49세로 '1403번째 피해 사망자'가 된 故 조덕진씨가 숨을 거둔 이후 1주일만이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몰 앞에서 "피해 단계 구분을 철폐해 지원하고 가해 기업의 사과와 배‧보상을 하라"고 요구하며 이 같이 밝혔다.

조덕진씨의 아버지인 조오섭씨는 "아들은 죽었는데 (관계 기업들은) 아무 것도 책임질 게 없다고들 한다"며 "다시는 이런 악덕기업이 사람을 죽게 만드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조덕진씨의 가족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사용했고, 어머니인 故 박월복씨는 지난 2012년 세상을 떠났지만 폐질환은 공식 피해로 인정되지 않았으며 피해구제계정만 인정됐다.

조덕진씨 역시 '폐질환 4단계 피해자'로 분류돼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던 상태였다.

'가해기업 엄단하라, 피해자는 다 죽는다'는 구호를 외치며 생전 목사였던 조씨를 위한 예배를 드렸다.

피해 당사자 조순미씨는 "현재 1400여 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아질지 알 수가 없다"면서 "하지만 옥시는 정부에 기대 피해를 등급별로 나눠 보상하려 들고, 애경과 SK는 일관된 거짓말로 형사 처벌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씨는 "기업들이 여기 있는 영정사진 속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죄책감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며 "죄를 지은 기업은 꼭 처벌받아야 하며 피해를 입은 국민들은 꼭 보상받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전날 안용찬(60) 전 애경산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가습기넷 김기태 공동운영위원장은 "애경산업은 단순 판매자가 아니라 제조에 깊이 개입한 정황이 있는데도 애경산업의 잔재에 대한 태도가 이리 다를 수 있나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결해주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달라"며 "시민분향소에 오셔서 피해자들의 마음을 제발 다시 한 번 어루만져 주시라"고 호소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피해 상황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가 폐를 손상할 위험이 있다"는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이듬해 피해자와 가족들이 형사 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2016년엔 서울중앙지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수사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했고 지난해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는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았지만,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 대한 추가 고발장을 접수하고 재수사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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