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1년 5개월째 입찰 분쟁에 휩싸여 있는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와 관련해 감사원이 조달청장에게 입찰 관련 공무원 4명에 대해 정직 등의 징계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또 향후 입찰진행과 관련해선 예정가격 이내에서 낙찰자를 선정하도록 한 '국가계약법령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리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조달청이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을 집행하면서 국가계약법령을 위반해 국고손실을 초래했다며 최재천 전 의원 등이 청구한 공익감사 청구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여 이같이 조치했다고 30일 밝혔다.
[관련기사 2017. 12.12 노컷뉴스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 낙찰 공정성 논란', 2017.12.14 노컷뉴스 '외부 심의위원도 "이상하다"는 한은 신축공사 기술심사']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조달청은 2011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24건의 공사를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입찰하면서 예정가격 초과를 허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가계약법 시행령 7조 2에는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의 경우 예정가격 작성 제외대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 예정가격을 작성해야 하고, 2조 2와 8조 등은 예정가격을 작성하는 경우 이를 계약금액의 상한으로 삼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에따라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을 집행할 때에는 예정가격을 낙찰자 및 계약금액의 결정기준으로 삼아 입찰금액을 예정가격 내로 제출한 자 중에서 낙찰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조달청은 임의로 입찰을 진행해 계약이 체결된 18건 중 6건이 예정가격을 초과해 국가계약법령을 위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입찰이 진행중인 6건 중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는 낙찰예정자만 선정한 상태로 차순위자의 예정가격 초과 이의 제기로 아직 계약을 체결하진 않았다.
이로 인해 예정가격을 초과한 입찰업체와 차순위 업체 간 입찰 평가액 차액은 한은 공사 462억원 등 523억원에 이른다.
조달청은 한은공사 논란 이후 입찰 공고된 5건 중 3건은 예정가격 범위 내에서 입찰하도록 정정공고했고, 2건은 심사를 마치고도 낙찰예정자조차 결정하지 못하는 등 국가조달계약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특히 2017년 12월 한국은행 공사와 관련해 차순위 입찰업체로터 예정가격 초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도 기획재정부에 질의를 하지 않은 채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또 이후 예정가격 초과 논란이 계속됐는데도 기재부의 유권해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2018년 7월부터 10월까지 추가로 5건의 공사에 대해 예정가격 초과 입찰을 허용하는 것으로 부당하게 입찰공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달청은 2018년 11월 '국가계약법상 예정가격 범위내 낙찰은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기재부의 유권해석을 받은 후에야 5건 중 3건을 정정공고하고 2건의 입찰 절차를 중지하는 등 입찰 업무를 부당처리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따라 감사원은 조달청장에게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요구와 함께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가계약법령에 위배되게 예정가격을 초과해 입찰을 집행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입찰이 진행 중인 한국은행 공사 등에 대해선 "국가계약법의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