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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국정농단' 사건 고심중…'뇌물액수'와 '삼성승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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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안·쟁점 복잡, 기록 방대"…이르면 다음달 선고할 듯
전합에서 '뇌물액' 어디까지 인정할지, '삼성승계' 인정할지 주목
대법 판단 따라 박근혜·이재용 등 다시 항소심 재판 받을 수 있어

(사진=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 핵심 피고인인 박근혜(67) 전 대통령·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최순실(62)씨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이르면 다음 달 중순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은 지난 2월 11일 국정농단 사건을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한 뒤 지난 18일까지 모두 4차례 심리를 열었다.

심리 주기가 비교적 빠른 편이어서 한때 선고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일단 선고는 일러야 다음 달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은 사안과 쟁점이 복잡하고, 기록이 방대해 진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심리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쟁점①-'뇌물액' 어디까지 인정하느냐

지난 4차례 이어진 대법원 전합 심리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삼성의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 213억원 중 얼마까지를 뇌물로 볼 수 있느냐다.

앞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2심 재판부는 마필 구입비, 코어스포츠 용역대금 등 70여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반면, 이재용 2심 재판부는 마필 구입비 36억원을 뇌물액수에서 제외했다. 말 소유권 자체가 최씨에게 넘어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말을 무료로 쓰게 해준 불상의 이익 부분만 뇌물로 인정한 것이다.

결국 전합이 뇌물액수를 70억여원으로 인정하면 이 부회장 사건은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을 받아야할 수 있다. 뇌물액수가 늘어난 만큼 상황에 따라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뇌물 인정 액수가 줄어들면 결과적으로 항소심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형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자료사진.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쟁점②-'삼성 경영권 승계' 현안이었나

여기에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한 부정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도 대법원이 판단해야할 핵심 쟁점 중 하나다.

검찰은 삼성 측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지원한 부분을 제3자 뇌물에 해당한다고 봤다. 최씨 측 이익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지원을 묵인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2심 재판부는 삼성그룹에 승계 작업이 포괄적 현안이었고, 이와 관련한 '묵시적 청탁'이 인정된다며 영재센터 지원금을 뇌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부정한 청탁 역시 없었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적어도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중 한쪽은 다시 항소심 판단을 받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를 통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드러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대법원 전합은 김기춘(79)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2)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심리도 진행하고 있다.

이 사건 2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도 당시 정권에 비판적인 단체들에 대한 지원금 관리 문건이 보고됐다고 판단하고, 이들과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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