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공사, 사기업의 기반시설 마련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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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토크> 녹색당 제주도당 윤경미위원장
"아름다운 경관도로, 이름뿐"
"비자림로 공사는 2공항과의 연계 사업 천미천 파괴"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4월 8일(월) 오후 5시 3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녹색당 제주도당 윤경미 공동운영위원장
■ 당당토크 : 매주 월요일, 제주현안을 각 당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는 시간

<당당토크> 오늘은 녹색당 제주도당 윤경미 공동운영위원장 만나봅니다.

▶류도성>비자림로 확장 공사 반대를 위해 지난 3월 19일부터 시민들이 벌목 현장에 오두막을 설치하고 24시간 공사 모니터링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윤경미>지난해 8월 삼나무가 900여 그루 잘려나갔습니다. 구좌읍 비자림로 2.94km 구간을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였습니다.

나무들이 무참히 잘려나간 비자림로를 본 국민들은 경악했습니다. 제주의 행동하는 시민들은 온 몸으로 공사를 막아내려 애썼고, 여론은 일제히 원희룡 도정의 낮은 생태 감수성을 비판했습니다.

뭇매를 맞은 원희룡 도지사는 공사 중단을 선언했지요. 그리고선 넉달 뒤 '아름다운 경관도로'를 만들겠다는 기이한 계획을 발표했죠.

아름다운 경관도로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벌목하는 나무의 수량은 줄지 않았고, 도로 폭은 더 넓어졌으며 기존 나무를 벤 뒤 중앙 분리대 폭을 넓혀 새로운 나무를 심겠다는 기존안보다 후퇴된 안이었습니다. 그리고선 지난 3월 23일 공사는 일방적으로 강행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비자림로 삼나무 통신이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비자림로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는 무자비한 벌목과 생태파괴를 모니터링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3월 19일 나무로 만든 작은 오두막을 비자림로 벌목 현장에 옮겨 놓았습니다. 그때부터 24시간 시민 모니터링이 시작되었습니다.

활동명으로 그린씨라는 분이 24시간 붙박이로 활동 중이고, 그 외 시민들이 릴레이로 함께 현장을 지키며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고, 공사 초반 벌목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 모니터링 요원은 그 참담한 광경을 그냥 보아 넘기지 못하고 울면서 전기톱을 끄고 끌어안기까지 했습니다.

정말 옆에서 지켜보기에 괴로운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사는 강행되었고 모니터링하는 시민들을 공사방해로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나무는 하루 500그루가 베어지기도 했습니다.

▶류도성>오랜 주민 숙원 사업이라는 송당 마을 측 입장과 달리 '비자림로를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등의 시민들은 비자림로 도로 확장을 제주 제2공항 건설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시민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윤경미>해당 지역구 도의원의 발언을 빌어 이 부분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 김경학 의원은 제주 제2공항 사업과의 연계성을 부인한 채 송당의 오래된 숙원사업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는데요, 그런 주장과 달리 지난 도의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곳곳에서 제2공항 연계도로로서의 비자림로 확장이 주장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김경학 의원은 2016년 9월 5일 환경도시위원회 도정질의에서 "제2공항이 완공돼서 이용객들이 늘어나면 비자림로-금백조로의 교통수요가 넘쳐날 것이기 때문에 그 때 시작하면 늦다. 그래서 1136번 지방도 확장이 급박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2017년 10월 18일 환경도시위원회 도시건설국 도정질의에서 김경학 의원이 "교통압력의 분산 차원에서 제2공항의 파급효과가 제주도 전체에 미치기 위해서라도 중산간도로의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한술 더 떠 이양문 도시건설과장은 "용역결과물을 가지고 국토부와 협의를 했는데 번영로를 이용해서 대천사거리-비자림로-금백조로 노선을 제주시에서 제2공항으로 가는 노선이라고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제주도정은 2018년 4월 16일 서귀포시-제2공항 연계도로와 제주시-제2공항 연계도로를 발표합니다. 제주시-제2공항은 국도인 번영로를 이용하는 노선으로 대천동사거리-비자림로-금백조로 구간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것이 현재 팩트입니다. 비록 송당마을 주민 숙원으로 시작된 공사계획이었다 하더라도 성산읍 제2공항이라는 새로운 사실이 생겼고, 비자림로는 제 2 공항으로 관광객을 실어나르기 위한 인프라 확충, 제2공항의 첫 삽, 매몰비용의 형성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류도성>오늘로써 비자림로 확장 공사 시민모니터링 20일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기간동안 비자림로 공사 현장에서 어떤 점들이 발견됐습니까?

▷윤경미>시민들의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이런 결과들이 도출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편입 부지 소유자의 문제입니다.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위해서는 사유지 약 3만5천평, 국공유지 약 4천9백평 등 총 4만평 정도의 부지가 편입되었습니다.

편입될 토지의 소유주를 확인해보았더니 서울에 소재지를 두고 있는 ㈜제주축산개발이 72%, 제주축산개발의 오너인 정규진이 18% 등 총 9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송당 새마을회는 겨우 1%, 개인 소유 9% 정도였습니다. 송당 마을회에서 꽤 오래전에 그 땅들을 제주축산에 팔았다고 합니다. 제주축산개발은 2016년 SLE 이노베이션에게 이 땅을 410억원에 매매합니다. 그렇다면 이 SLE 이노베이션은 어떤 회사인가? 찾아봤더니 이 회사는 제주도 인공지능 가상현실 기반 체험형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하는 중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사업을 접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 중이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비자림로 확장 사업이 기업에게 이익을 줄, 즉 사기업의 기반시설을 마련해주기 위해 세금 200억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두 번째는 과도한 개발입니다. 먼저 천미천 파괴가 심각합니다. 천미천은 도내에서 가장 크고 긴 하천으로 60여개의 물길로 이루어진 1급수 하천으로서 예전부터 도내에서 유일하게 지방하천이 아니라 국가하천으로 승격되어야 한다고 주장됐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천미천 하단의 너럭바위를 부수고 바위들을 파헤치고, 시멘트를 붓고 있습니다. 공사가 불필요한 건너편 구간까지 폭넓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가하천 가치를 지닌 천미천의 파괴를 어떻게 보아야할까요?

아울러 공사계획에서 명시된 폭보다 훨씬 넓게 벌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앙분리대 포함 11미터 확장이 계획이었던 구간이 25미터나 벌목되는 현장이 포착되었습니다.

한편 인공림으로 조성된 삼나무 숲이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식생의 숲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간의 힘을 느낄 수 있었는데, 하지만 이러한 식생들의 보존과 이식 계획은 일체 없었습니다. 일괄 벌목되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아름다운 경관도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반생태적 계획입니다. 벌목될 나무의 수량이 줄어들지 않았음에도 벌목될 땅의 넓이가 줄어들었다며 이 도로가 생태적이라고 우겼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았던 점도 기억해야 하고요,

도로 가의 나무들은 벌목해버리고 중앙분리대를 확장해서 새로운 나무를 심은 뒤 사람이 걸어다니는 산책로를 찻 길 중간에 마련하겠다는 발상은 기이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4차선 확장 공사를 생태도로, 경관도로에 끼워맞추다 생긴 웃지 못할 불일치라고 봅니다.

▶류도성>그래서 결국 비자림로 공사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윤경미>주민들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좁은 도로폭 확장, 적절한 갓길 조성, 갓길 주차와 2차선 추월에 대한 엄격한 단속, 지속적인 도로 유지 관리, 겨울철 제설 예산 확보 등 현재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할 방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무조건 도로를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만 해결해서는 안됩니다.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다시 이야기해야 합니다.

4차선 확장만이 과연 답인지 시민과 해당 마을 주민, 행정 당국이 공사를 중단하고 찬찬히 들여다보고 의견을 모아가야 합니다.

▶류도성>제2공항 관련해서도 한말씀 해주시죠

▷윤경미>최근 국토부와 성산읍 반대대책위가 사전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국토부의 행태를 보면 검토위원회 재개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우선 11일까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는데, 자료제출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기를 저희들은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금까지 국토부가 보여온 행동을 자기 반성하고 한번 더 도민들의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고 제대로 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지금 국토부가 진행하고 있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일단 중단시킬 것을 저희들은 요청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요식행위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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