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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어장'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 서해5도 어민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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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무도 조업할 수 없는 D어장 확장
어민들 "일방통행식 전시행정의 전형" 정부 비판
'생색내기용' 어장 늘려놓고 조업구역 단속만 강화…어민들 '분통'
백령도, 대‧소청도 어민들, 오는 10일 해상시위 예고

 

"여의도 84배? 천배면 뭐 할 거예요. 생색만 낸 거지…." 서해 5도 어민들이 '뿔'났다.

이번달부터 정부가 늘려준 어장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장 확장을 빌미로 지도 감독을 강화하면서 오히려 조업 환경은 더 힘들어졌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대청도 선주협회 배복봉 회장은 "대청도에는 운반선이 없기 때문에 여객선에 (꽃게를) 실어 보내야 한다"며 "새로 생긴 D어장까지 왕복 6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맞출 수가 없다. 꽃게는 얼리면 값어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D어장은 수심이 깊어 대부분이 소형 어선에 지금 가지고 있는 어구들로는 어획이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라며 "D어장은 아무런 소용도 없는 지역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시늉만 낸 거고, 생색만 낸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번에 확장된 D어장은 백령도와 대‧소청도 남단에 위치한 곳으로, 정부가 '여의도 면적의 84배'(245㎢)라고 밝힌 새롭게 늘어난 어장의 63%(154.6㎢)를 차지한다.

백령도, 대‧소청도 어민들의 말대로라면, 서해 5도 어민들 어느 누구도 조업을 할 수 없는 어장을 서해 5도 어민들을 위한 '어장 확대안'에 포함시킨 꼴이 된다. 어민들이 이번 조치를 일방통행식 전시행정의 전형으로 정부를 비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해5도 어업인연합회 장태헌 회장(백령도 선주협회장)은 "D어장은 우리가 요구한 지역도 아니고, 지난해 협의과정에서도 전혀 논의되지 않은 곳"이라며 "공무원들이 일방적으로 책상머리에 앉아서 선을 '찍찍' 그어 댄 거로, D어장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번달부터 새로 확장된 D어장의 경우 너무 멀어 현실적으로 서해5도 어민들이 조업을 할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다.

 

◇ '생색내기' 어장 확장해 놓고, 조업구역 단속만 강화

이들은 또 정부가 '생색내기용' 어장을 확장해 주고는 오히려 조업구역 단속을 강화해 과거보다 조업환경이 더 열악해졌다고 주장했다.

대청도 배 회장은 "조업구역에서 가까운 곳은 라인에서 조금 벗어나더라도 10여년 전부터 해오던 곳이라 관행적으로 묵인을 해줬었다"며 "그런데 어장 확장해 주면서 집중 단속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꽃게가 다니는 곳에 그물을 쳐야 잡을 수 있지, 아무데서나 잡을 수 없는 거 아니냐"며 "라인을 조금 벗어났다고 그물 다 걷으라고 하니, 한창 꽃게를 잡아야 할 시기에 오히려 망을 걷고 있어 미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이날 대청도 어민들은 인천해수청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강원도 산불을 감안해 한 발 물러섰다. 대신 백령도와 대·소청도 어민들은 오는 10일 120여척이 참여하는 해상시위를 예고했다.

이들은 이날 백령도 용기포 신항에서 궐기대회를 가진 뒤 문제의 'D어장'까지 이동하면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서해5도 어업인연합회 장 회장은 "1단계로 이번에 해상시위를 하고 2단계는 해양수산부와 어민 등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에서 어민들의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며 "만약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면, 배 가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주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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