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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부장판사들,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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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계법연구회장에 문혜정 부장판사 추대
부장-배석판사 간 멘토링 고민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서울중앙지법의 여성 부장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눈길을 끈다. 여성관계법연구회를 재정비하고 선후배간 멘토링 제도를 고민하는 등 여성 법관들이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의 우라옥(연수원 23기) 민사2수석부장판사 이하 여성 부장판사 15명은 오찬 모임을 열고 여성관계법연구회 회장으로 문혜정 부장판사를 추대했다.

여성관계법연구회는 1998년 전효숙(7기)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서울중앙지법에서 부장판사로 일하던 시절 만든 학회다. 현재 전국 여성 법관들이 대부분 소속돼 있는 대법원 산하 젠더법연구회의 전신으로, 연구는 물론 여성 법관이 적었던 시절 소통과 교류의 창구 기능을 했다. 노정희(19기) 대법관이 여성관계법연구회장을 지낸 바 있고 지난해에는 이수영(24기) 부장판사가 회장을 맡았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전체 여성 법관 비중이 30%를 넘었지만, 아직도 평판사(경력 15년 이하) 이후 여성 법관들의 기반은 취약한 상황이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비중은 4% 수준에 불과하다.

수적으로는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직장문화와 과로가 '당연시되는' 업무 특성은 여성 법관들이 오래 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일이 많은) 서울 중앙으로 발령이 나면 임신을 미루고, 지방으로 내려가서야 기회를 엿보기도 한다"며 "발령이 날 때마다 아이 맡길 곳을 찾는 문제 등은 여전히 여성 판사에게만 큰 숙제"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에는 올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우 부장판사가 수석실을 맡으면서 지난달 말 오찬 모임을 주도하는 등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여성 부장판사 1명과 단독·배석판사 3~4명이 조를 짜 운영하던 멘토-멘티제도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 말 오찬 모임에 참석한 한 부장판사는 "업무와 육아 등 이중고를 겪는 후배들의 시간을 무리하게 빼앗지 않으면서도 필요할 때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 고민을 나눴다"며 "지쳐서 나가거나 아파서 쓰러지는 동료가 더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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