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투수' 범가너에 홈런 허용…류현진 "볼넷보다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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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류현진(32·LA 다저스)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나름 괜찮은 '타자'였다.

LA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에서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와 달리 투수가 타석에 들어선다. 류현진은 지난해 26타수 7안타를 기록해 타율 0.269를 올렸다.

2018시즌 20타수 이상 기록한 투수 가운데 류현진의 타율은 저먼 마르케스(타율 0.300)와 마이클 로렌젠(0.290)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투타를 겸업한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타율 0.285, 22홈런, 61타점)를 포함하면 4위가 된다.

내셔널리그 투수가 타격 실력을 갖추면 팀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과거 마이크 햄튼(통산 타율 0.246, 16홈런, 79타점)과 돈트렐 윌리스(통산 타율 0.244, 9홈런, 39타점)가 타격 능력이 뛰어난 대표적인 투수였다.

3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좌완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는 발군의 타격 능력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현역 투수다.

범가너는 2014년 타율 0.258, 4홈런, 15타점을 올렸고 2015년에는 타율 0.247을 기록하면서 개인 최다 5홈런을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에도 나란히 3개씩 대포를 쏘아올렸다. '한방'을 갖춘 투수다.

다저스는 6대5로 이겼고 범가너는 6이닝 5실점(비자책)을 기록해 패전투수가 됐다. 마운드에서는 부진했지만 타석에서는 명성을 날렸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한 류현진을 상대로 유일하게 타점을 뽑아냈다. 6회초 투런홈런을 때렸다.

범가너가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통산 18호 홈런. 류현진이 투수에게 홈런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셔널리그 경기에서 투수는 일반적으로 9번 타순에 배치된다. 상대 투수에게는 '쉬어가는 페이지'와 다름 없다. 선발투수를 일찍 교체하기 어려운 경기 초반 2사 득점권 위기가 찾아오면 8번타자를 볼넷으로 거르고 9번 투수와 승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투수가 타석에서 출루에 성공하면 던지는 투수 입장에서는 기분이 유쾌할 리 없다. 하지만 범가너를 상대할 때는 다르다. 류현진은 "투수 중에 가장 잘 치고 홈런도 많이 치는 투수, 아니 타자다. 투수라고 생각 안한다"고 말했다.

범가너는 류현진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류현진은 "볼넷을 내주느니 차라리 투수에게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말했다.

주목할만한 마음가짐이다. 류현진은 올해 2경기에서 2승을 챙겼다. 총 13이닝동안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았고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시범경기부터 지금까지 아직 볼넷 허용이 없다.

직구와 체인지업의 구위가 제구력이 부상 이전의 상태로 돌아왔다는 류현진은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갖고 볼넷을 주느니 차라리 안타를 맞겠다는 자세로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고 있고 효과를 보고 있다. 그저 범가너가 '좋은 타자'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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