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계열사 경영권이 유지됐다.
석태수 대표의 사내이사직이 연임된 반면 국민연금이 제안한 이사 자격 강화가 부결되면서다.
한진칼을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석 대표의 사내이사직 연임안을 찬성 65.46% 반대 34.54%로 가결했다. 석 대표는 조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식수는 전체 주식의 77.18%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그레이스홀딩스)가 주식 12.8%을 보유한 한진칼 2대 주주로써 석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했지만, 3대 주주인 국민연금(6.7%)이 연임을 찬성하면서 힘이 분산됐다.
다만 KCGI는 20% 이상의 소액주주 지지를 확보하며 주주들의 힘으로 기업 총수의 경영권을 견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제안한 '이사 자격 강화안'은 △찬성 48.66% △반대 49.29% △기권 2.04%로 부결됐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열린 한진칼 제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석태수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주총 의장인 석 대표는 "이 안건은 특별결의사항이라서 가결에 필요한 참석 주식의 2/3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이사는 결원으로 본다'는 정관변경 안을 제안했다.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270억원 상당의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양호 회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이사 자격이 박탈될 수 있어, 사실상 조 회장의 경영권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됐다.
한편 조 회장은 자신이 가진 주식 17.8%을 비롯한 28.93%의 우호지분을 통해 한진칼을 경영하고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조 회장 측 주식 33.34%로 대한항공 1대 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