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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퇴출 효과, 금호아시아나로…박삼구, 경영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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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28일 "박삼구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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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퇴진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조양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주주들에 의해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에서 쫓겨난 상황을 박 회장도 의식했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28일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2일 '한정' 의견의 감사보고서를 받으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연간매출의 60% 상당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아시아나항공이 나흘만에 '적정' 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관리종목 지정 해제 등 급한 불은 껐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부실경영이 여실히 드러났다.

수정된 최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7조 1834억원(전년대비 +8.9%)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전년대비 -88.5%를 기록했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부채는 수정 전보다 1400억원이나 늘면서 625%였던 부채비율이 649%로 껑충 뛰어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은 곧바로 '회계 꼼수'로 수백억원의 부실을 숨기려고 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분식회계' 의혹에도 휩쌓였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현재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신용등급이 이처럼 하락할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조 1328억원에 달하는 자산담보부증권(ABS)을 즉시 상환해야 한다.

박 회장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중단 사태에 이어 이번 사건으로 위기관리 능력에 허점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고,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된 위기론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로 확산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가 박 회장이 31.1%의 주식을 보유한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9일 열리는 금호산업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놓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안건에 대한 표대결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금호고속이 45.3%의 주식으로 금호산업 1대 주주이지만, 좋은지배구조연구소는 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형제의 난'을 일으켰던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이 11.98%의 주식으로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에 올라있어 영향력을 무시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주주의 의결권 행사로 그룹 총수가 물러나는 일은 27일 대한항공 주총에서 처음 벌어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면서다.

같은 항공업계에서 조 회장이 '쫓겨난 총수 1호'라는 불명예를 받게 되자, 박 회장도 같은 운명을 피하기 위해 금호산업 주총을 하루 앞두고 그룹 회장직과 계열사 사내이사 퇴진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 회장이 '조양호 사태'가 발생한 날 저녁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그룹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설명하기 위해 이 회장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명예 퇴진보다 용퇴를 결정한 이상 그룹 총수로서 마지막이자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고, 빠른 시일 내에 외부 인사를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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