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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기념식서 울려퍼진 친일파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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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청의 부끄러운 자화상 '논란'

19일 순천시에서 열린 '독립의 횃불 릴레이 봉송행사' 기념식(사진=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시에서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독립의 횃불 릴레이 봉송행사'에서 친일 행적이 있는 음악인의 노래를 불러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상파의 3.1운동 특집 프로그램에서 가수가 친일파로 분류된 작곡가의 노래를 불러 논란거리가 된터라 주최측이 곡을 선정하는데 신중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순천시와 전남동부보훈지청은 지난 19일 오전 10시 청소년수련관 광장에서 '독립의 횃불 릴레이' 개회식을 시작했고, 여기에서 순천시립합창단은 '희망의 나라로'와 '3.1절 노래' 두 곡을 선보였다.

문제는 '희망의나라로'란 곡은 친일 행적이 확인된 친일 작곡가의 곡으로 알려져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집으로 꾸며진 행사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1931년에 발표된 '희망의나라로'는 작곡가 현제명(1903~1960)의 작곡집 제2집에 수록된 대표작이다. 현제명은 교과서에도 실린 '고향생각', '가고파', '그집앞' 등의 곡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는 1937년 '동우회 사건'을 전후해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을 지지하는 가요를 작곡하고 친일단체에 가입했다.

또 '음악보국대연주회'에 출연해 노래했고 수익금 모두를 일제의 침략전쟁을 위한 국방헌금에 헌납할 것을 결의한 인물이다. 결국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친일파에 등재됐다.

이번 기념식에서 '희망의나라로' 곡은 보훈지청에서 순천시립합창단에 공문서를 통해 요청하면서 무대에 올랐다.

기념식에 참석한 한 시민은 "화려한 친일행적을 가진 이의 노래가 3.1운동 100주념 기념식에 흘러 나와 귀를 의심했다"며 "애국 행사를 준비하면서 관계자들이 자료 검토도 하지 않은 채 추진한 점은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전남동부보훈지청 관계자는 "자주 방송에 나온 익숙한 곡이어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며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행사 장소와 합창단 지원 등 협조만 했을 뿐"이라며 "행사 주관은 전적으로 보훈지청에서 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립합창단 관계자는 "보훈지청에서 두 곡을 불러달라는 요청이 시를 통해서 왔고 합창단 스케쥴과 맞아서 무대에 섰다"며 "곡 선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그러나 이번 친일파 노래 공연과 관련해 1차적인 책임은 주최측에게 있겠지만, 행사에 협조한 순천시와 시립합창단도 역사에 무지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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