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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이제 집에 가자" 광화문 세월호 영정 옮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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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광장의 시민들께도 감사"…영정은 시청 지하에 임시 보관

17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분향소에서 세월호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열렸다. (사진=김명지 기자)

 

'기억공간' 조성을 앞둔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분향소에서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열렸다.

지난 2014년 7월 자리를 잡은 지 4년 8개월 만의 인사였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등은 이날 오전 10시 세월호참사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 304명과 가족들을 위로했다.

'준형 아빠' 장훈 위원장은 "조그만 사진 틀 안에서 머리를 자르고 눈물과 절규로 하루하루를 보낸 엄마 아빠들을 지켜보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얘들아, 이제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집으로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위원장은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아이들을 기억해주신 모든 촛불 국민분들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4월 16일 그날 왜 정부가 국민을 구하지 않았는지 지난 5년 동안 목이 터지라 물었지만 단 한 번도 충분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우리 부모들은 아직도 그날 아침을 1분 1초도 잊지 못한다"는 호소도 덧붙였다.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분향소에서 추모식이 진행된 가운데 한 유족이 영정을 받아 들고 있다. (사진=김명지 기자)

 

세월호 분향소는 사라지지만, '기억'은 계속될 것이란 다짐도 이어졌다.

4‧16연대 박래군 공동대표는 단원고 학생 외 희생자들도 언급하며 "유민 아빠의 단식을 함께 한 시민들, 활동가들, 종교‧문화‧예술인들을 기억하겠다"면서 "천막 철거를 주장하며 악다구니를 쓴 자들, 폭식 투쟁을 한 '일베', 어버이연합 등 어둠의 세력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곳에 만들어질 기억공간도 지켜내야 한다"며 "험악했던 시절에도 이곳을 떠나지 않았듯 앞으로도 진실을 마주할 때까지 행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계도 기도와 합장 등으로 이들을 배웅했다.

홍요한 목사는 "그날의 참사를 되새기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남겨진 우리의 몫"이라며 "성경은 그들의 고통을 우리의 아픔으로 일체화하는 것을 사랑이라 불렀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 보관될 영정들은 단원고 2학년 1반 학생들을 시작으로 차례로 옮겨졌다.

세월호 분향소 천막 14개 동은 다음날 오전 10시에 모두 철거된다. 이후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그 자리를 대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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