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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기다린 인제대 총장, 왜 2개월만에 사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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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와 교수평의회의 '연구윤리 위반 논문 10편 의혹 제기'
총장 선출 절차에 대한 제도적 장치 필요 지적

(사진=이형탁 기자)

 

경남 김해 인제대학교 김성수 총장이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공식 취임한 지 58일 만에 물러난 가운데 총장 선출에 민주적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총장 선출 과정에서 김 전 총장은 일부 교수들로부터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 받았지만 학교 내 검증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총장으로 최종 선출됐다.

그러나 김 전 총장은 결국 지속적인 논문 표절 의혹과 연구비 부정 의혹에 대해 명확한 답변은 내놓지 않은 채 올해 3월 11일 사표를 냈다.

이로써 김 전 총장은 선출 87일, 공식 취임 58일 만에 총장직에서 물러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인제대 김성수 전 총장(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5월에 시작한 인제대 총장 선거…8개월 만에 김성수 총장 선출

경남 김해에 있는 인제대학교는 지난해 5월부터 제7대 총장 선출 절차에 들어갔다.

교수와 직원, 학생 등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2개월 동안 공청회·평가회 등을 벌여 전병철 교수와 차인준 전 총장 등 2명을 최종 총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총장 선출권을 지닌 인제대 이사회는 지난해 7월 두 후보를 부적합하다며 낙마시켰다.

원점으로 돌아간 인제대 총장 선출은 지난해 9월부터 다시 진행됐다. 새롭게 신설된 총장후보천거위원회와 기존에 있던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다시 수개월 동안 후보 검증과정을 거쳤다.

검증을 거쳐 인제대 김성수 공공인재학부 교수와 이중우 경영학부 교수가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인제대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김성수 교수를 제7대 총장으로 8개월 만에 선출했다.

2014년 김 전 총장의 짜깁기 의혹 논문(사진=제보자 제공)

 

◈ 제보자와 교수평의회의 지속적인 '논문 표절 의혹 제기'

지난해 11월 인제대에 재직 중인 한 교수는 당시 김 총장 후보의 논문 표절과 연구비 수령 의혹 등을 인제대 등에 제보했다.

이로 인해 총장 검증과정에서 당시 김 총장 후보는 자신의 논문 2편을 제시하고 '자기 표절'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2007년 교육부 연구윤리지침이 제정되기 전 작성했다며 검증을 통과했다.

그러나 제보자와 교수평의회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의 연구 부정의혹 논문은 모두 10편이다. 1998년부터 연구 부정의혹 논문은 자기복제를 제공한 원천논문을 포함하면 10편, 원천 논문을 제외하면 9편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연구 부정의혹 논문으로 먼저 자기표절 논문 4편이 있다.

'동북아시아의 다자간 환경협약에 관한 연구(1999)', '한국, 중국, 일본의 다자간 환경협력에 관한 연구(2001)', '동북아시아 환경협력 촉진에 관한 정책연구(2006)', '동북아시아의 다자간 환경협력에 관한 연구(2006)' 등이다.

논문 표절 검사를 한 결과, 이 4편의 논문의 표절률은 순서대로 24%, 81%, 83%, 94%로 나타났다고 교수평의회는 주장했다.

또 올해 2월 교수평의회는 김 전 총장의 짜깁기 논문이 1편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논문은 '동북아시아 환경기술개발 다자간 협력에 관한 연구(2014)'으로 타인의 연구결과물들을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짜깁기 논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논문은 한 언론사의 오류를 그대로 표기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고 언급했다.

이어 교수평의회는 저자끼워넣기 의혹이 있는 연구부정 논문 4편을 제시했다.

논란이 된 논문은 '퇴원손상심층조사 자료를 이용한 의료기관 중증도 보정 사망비 비교(2012)'. '퇴원손상심층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한 급성심근경색환자 재원일수의 중증도 보정 모형 개발(2013)',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 기반의 결핵환자 분류 고도화 모형 개발(2013)', '건강검진 수검자의 동선 효율화에 관한 연구(2014)' 등이다.

이들은 이 논문들에서 김 전 총장을 제외한 저자 모두의 소속과 연구관심분야가 논문의 분야와 동일한 '보건의료분야'이지만, 김 전 총장만 예외로 비전공자(정치학)로 논문에 정당하게 기여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고 주장했다.

제보를 한 교수는 14일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타당한 기여도 없이 저자로 등록된 저자부정기입 논문"이라며 "이는 연구 윤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평의회는 논란이 된 논문들을 통해 김 전 총장이 연구재단 등 외부학술지원금 3차례, 교내학술지원금 6차례 부당수령했다고 지적했다.

저자끼워넣기 의혹 논문(사진=제보자 제공)

 

◈ 인제대 총장 선거...민주적 검증 절차 필요 지적

인제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정원감축이 권고되는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다.

이에 구원투수로 김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표절 의혹에 대한 뚜렷한 해명 대신 사퇴로 이 사태를 마무리짓는 모양새이다.

대학 총장이라는 위상에 앞서 연구자의 기본윤리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교수와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이 총장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총장 선출 절차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인제대 교수평의회 고영남 의장은 "재단 이사회에서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며 "차기 총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주적인 선출 제도안을 만들어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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