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국회의장을 찾아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고성과 한국당 의원들의 대응으로 두차례 중단됐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과 대북정책, 블랙리스트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경재정책은 위헌이다"라며 비판을 시작했다.
그러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이게 뭐냐고. 지금 뭐라는 거야"라며 "나가라. 나가"라고 강하게 항의를 나타냈다.
민주당 의원들 10여명은 야유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서서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잘했어요. 계속하세요"라며 나 원내대표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 원내대표는 항의속에서도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을 듣지 않게 해 달라"며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은 더욱 커졌고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의장석 앞으로 걸어 나와 항의에 나서면서 한 차례 연설이 중단됐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정부가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뒷줄 가운데)가 단상으로 나가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 원내대표는 "어떻게 대통령을 그렇게 말하느냐"며 "이게 무슨 연설이냐"고 화를 냈다.
이에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 부대표도 의장석 앞으로 나와 "야당이 그런 말도 못 하느냐"며 "연설을 끝까지 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홍 원내대표를 만류했다.
문희상 국회 의장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조용히 해줄 것을 당부 한 후 나 원내대표에게 발언을 계속하라고 해 다시 연설이 재개됐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가 "불법사찰, 블랙리스트 의혹은 이 정권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줬다"며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 내가 하면 체크리스트인가"라고 정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자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다시 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과해"를 연이어 구호한 데 이어 수십여명이 동시에 소리를 질러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방해했다.
그럼에도 나 원내대표의 비난이 계속되자 이번에는 문 의장이 교섭단체 3당 대표를 단상으로 불러 수습에 나서면서 또 한 차례 연설이 중단됐다.
홍 원내대표는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 강병원 원내대변인과 함께 의장석으로 올라가 강하게 항의했고 한국당 측에서는 정 수석부대표와 함께 정용기 정책위의장, 이만희 원내대변인 등이 올라가 맞섰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장석에서 돌아오는 과정에 한국당 의원들이 앉아 있는 진영 앞에서 한국당 권성동 의원과 몸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20여분의 소동 끝에 연설이 재개됐지만 신경전은 멈추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앞선 발언이 "외신에 보도된 내용이었을 뿐"이라며 "하고 싶은 말도 못 하는 의회인가. 시끄럽게 하셔서 잘 못 들었을 것 같아 그 부분부터 하겠다"며 경제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다시 시작했다.
나 원내대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부분은 미세먼지입니다"라고 말하자 한국당 의원들도 다시 박수를 치며 응원을 이어갔다.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해. 사과해"를 연호하자 나 원내대표는 "야당 원내대표의 얘기도 듣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독선적인 태도. 이것이 민주당을 오만과 독선의 정권으로 만들고 있다"고 응수했고 한국당 의원들도 "옳소"와 박수로 힘을 보탰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가만히 있었으나 최근 보수 성향을 강화한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이게 의회민주주의냐"며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문 의장은 양측의 소동을 중단시킨 후 "의회는 민주주의의 마지막"이라며 "참고 잘 들으라"고 자제를 촉구해 가까스로 연설을 재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