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재판을 마친 전두환씨가 광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광주CBS 박요진 기자)
사자명예훼손 사건의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한 전두환씨가 재판을 마치고 부인 이순자씨를 부축하는 모습을 보여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주장을 무색하게 했다.
11일 오전 8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한 전씨는 이날 낮 12시 30분쯤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이후 식사를 마치고 광주지방법원 형사법정 201호 피고인 대기석에 앉아있던 전씨는 재판이 시작되자 스스로 피고인석으로 걸어가 앉았다.
신뢰 관계인 자격으로 함께 재판에 나온 부인 이순자씨도 전씨의 옆에 앉았다.
재판장이 전씨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한 뒤 본인을 확인하는 절차로 생년월일을 묻자 "죄송합니다. 잘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법원이 제공한 검은색 헤드셋을 건네받은 전씨는 몇 차례 고쳐쓰기를 반복했으며 재판장이 다시 이름과 생년월일을 묻자 "네 맞습니다" 혹은 "네" 라고 또렷이 답했다.
11일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지방법원을 찾은 전두환씨가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법원 문을 나서고 있다(사진=광주CBS 박요진 기자)
이후 검찰의 PPT를 활용해 범죄 혐의점을 지적하자 전씨는 잘 보이지 않는지 화면과 보다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던 이순자씨와 자리를 바꿔 앉았다.
이후 검찰의 발언이 이어지자 전씨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였으며 잠시 뒤 졸기 시작했다. 변호인이 전씨의 입장을 대변할 때는 몇 차례 자다 깨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특히 전씨는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가 계단을 내려갈 때 부인 이순자씨를 부축하는 모습을 보여 과연 전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했다.
앞서 전씨 측은 전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재판에 출석할 수 없다고 했지만 당시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져 국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