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요양시설에 설치된 대형 가전제품의 상당수가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하지 않아 전기로 인한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수도권에 위치한 노인 요양시설 20곳에 설치된 대형 가전제품 411대를 대상으로 한 전기화재 안전실태 조사 결과를 7일 밝혔다.
조사대상인 대형 가전제품은 △TV 137대 △세탁기 57대 △냉장고 56대 △김치냉장고 17대 △에어컨 144대 등이다.
노인 요양시설에 설치된 대형 가전제품 가운데 58.2%인 239대는 별도의 안전점검 없이 권장사용기간을 넘겨 사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TV의 경우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에 따른 권장 안전사용 기간은 9년으로 노인 요양시설 14곳(70%)에 설치된 68대(49.6%)가 초과 사용 중이다.
또 노인 요양시설 9곳(45%)에 설치된 TV 12대(8.8%)는 문어발식 콘센트에 다른 전기제품과 함께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의 경우 권장 안전사용 기간은 7년으로 노인 요양시설 14곳(70%)에 설치된 18대(31.6%)가 이 기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설 15곳(75%)에서 사용하는 세탁기 33대(57.9%)는 덮개와 접지가 있는 콘센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냉장고의 권장 안전사용 기간은 9년으로 시설 18곳(90%)의 48대(85.7%)가 초과 사용 중이었고, 14곳(70%)의 냉장고 21대(37.5%)는 방열판 내부에 많은 먼지가 쌓인 상태였다.
에어컨의 권장 안전사용 기간은 8년으로 시설 12곳(60%)의 109대(75.7%)가 이 기간을 넘긴채 사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설 9곳(45%)의 에어컨 21대(21.6%)는 멀티 콘센트에 꽂혀 사용 중이었다.
9년이 권장 안전사용 기간인 김치냉장고는 시설 7곳(35%)의 12대(70.6%)가 이 기간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안전점검을 주기적으로 하지 않으면 내구성이 떨어지고 전기 절연 성능이 저하돼 전기화재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관계부처에 노인 요양시설 가전제품 안전관리 매뉴얼과 안전점검‧평가기준 마련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