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투시형 돌난간'의 모습.(사진=김명지 기자)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서울 탑골공원을 둘러싼 돌난간이 '일본풍' 제작물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달 28일 문화재청에 이 같은 내용의 '탑골공원 담장 철거 및 재정비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문화재제자리찾기 혜문 대표는 "탑골공원처럼 '투시형 돌난간'이 외벽을 두른 형태는 전통 건축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재 탑골공원의 서문 양옆 근처에 늘어져 있는 돌난간 형태의 담장은 일제강점기 서울 남산에 세워졌던 조선신궁과 일본의 여러 신사 외벽과 같은 양식이라는 게 문화재제자리찾기 주장이다.
서울 남산에 세워져 있던 조선신궁. (자료 제공=문화재제자리찾기)
혜문 대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역사적 시점에서 3‧1운동의 출발점이 된 탑골공원의 담장이 전통 양식이 아니라 일본 양식 또는 일본에 영향을 받은 양식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광화문에 있던 이와 비슷한 양식의 돌난간은 철거됐다.
지난 2005년 문화재청의 '경복궁 광화문 원위치 복원 및 주변정비 기본 계획'에 따르면, 광화문 주변엔 지난 1970년대부터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투시형 돌난간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동문인 건춘문 자리로 옮겨졌던 광화문을 현재 위치에 다시 세우면서 헐렸던 궁 벽을 콘크리트로 일부 재현하는 과정에서 해당 난간을 벽 주변에 설치했던 것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광화문처럼 탑골공원에도 일본식 돌난간 담장이 철거‧재정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2004년 자문회의에서 '광화문 원위치 복원은 주변 담장과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난간을 철거했다"며 "일제강점기 이전의 형태로 복원한다는 차원이었으며 돌난간이 '일본식'이란 해석 때문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진정 사안에 대해선 한 달 안으로 답변을 내릴 예정"이라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문화재청은 탑골공원의 담장이 세워진 시기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