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북미 종전선언이 안보위기를 초래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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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두 나라가 종전선언을 한다면 그것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을 치룬 경험이 있는 4개의 나라의 종전선언은 완성된다...북미만의 정상회담으로도 충분하다"

지난 25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조선일보 등이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종선선언 당사자로 한국이 빠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여 자유한국당도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의원총회에서"한국이 배제된 종전선언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보수언론의 주장을 답습했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이 종전선언이 섣부르게 추진되면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대한민국 무장해제가 빠르게 진행되는 절체절명의 안보위기 상황"이라고 했다.

주한미군 주둔 명분도 약화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주장, 과연 사실일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1. 한국은 종전선언에 참여할 수 있나?

종전선언은 한반도의 잠정적 전쟁중단 상태를 규정한 정전협정을 전쟁의 완전한 종식상태를 규정하는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치적 행위다.

국제법적 효력이 있다는 소수 의견도 있지만, 법적 제도적 구속력이 없는 '선언'일 뿐이며, 국제법적 효력은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비로소 발생한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는 논문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법적 쟁점과 과제'(2018)에서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은 전쟁의 종료와 전쟁 전의 질서 회복이라는 일반적 평화협정과 다르다"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새로운 평화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대화의 공식적 선언을 시작하는 합의"라고 설명했다.

이 종전선언에 한국의 참여가 합당한지 보려면 정전협정 당시 상황을 봐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과 북한군 최고사령관 및 중공인민지원군 사령원 사이에 맺은 협정이다.

다시 말해 한국은 빠진 채 체결됐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은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종전선언에도 참여 자격이 없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월 25일 비롯해 여러차례 종전선언에 남한도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이 입장이 유연해졌다.

4월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선언을 통해 남북간 불가침과 전쟁없는 한반도를 공개적으로 대외에 천명한 만큼 양측간 실질적인 종전선언이 이뤄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2. 종전선언은 주한미군 철수의 빌미가 될까?

주한 미군의 차량.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주한미군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는 상관이 없이 주둔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근거해 주둔하고 있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종전선언 이후 남침 등 도발을 한다면 스스로 종전선언을 위반하는 것이고 우리 의무도 자동으로 상실된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에 선을 그어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로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해 9월 대통령 특사로 방북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종전선언과 한미동맹 약화 또는 주한미군 철수와 상관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주한미군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는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주한미군 감축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종전선언이 아닌 평화협정을 맺을 경우엔 주한미군 철수 논의가 오갈 수는 있다.


정전협정 제4조 60항에 따르면 정전협정 이후 평화협정에 대해 "한국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하여 쌍방이 한 차원 높은 급의 정치회의를 소집하고 한국으로부터의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 및 한국문제의 평화적 해결문제들을 협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3. 종전선언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킬까?

나경원 원내대표는 "평화 가면을 쓴 종전선언이 한미동맹 와해 및 안보 무장해제라는 칼날을 숨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때 적이었던 남북의 정상들, 또 북미의 정상들이 대화에 나선 것은 전쟁의 위협을 감소시키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대화의 결과물로 나오는 종전선언이 안보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건 논리적으로도 모순이다.

설사 종전선언이 그렇게도 불안한 것이라면, 실제로 안보 위기를 가져오는 것이라면 그 때 가서 되돌리면 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신임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11월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연병장에서 열린 환영 의장행사에서 박한기 합참의장(오른쪽)과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9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취소가능하다"며 "설령 제재를 완화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미동맹은 단순히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한 목적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중국이 경쟁국으로 떠오르면서 미국에서도 한미동맹의 역할이 넓어졌다고 보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 출석해 북한 비핵화 이후에도 주한미군 철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주한미군 주둔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안전도 보장하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방어막 역할을 한다"며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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