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한유총 집회 왜? 그 봉인이 풀리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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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 63]

2017.9.19 교육부가 한유총에 보낸 회신 공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오늘 국회 앞 도로에서 2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교육부 규탄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교육부가 회계투명성을 위해 사립유치원에 도입하려는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에 반대하기 위해서입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에 시설사용료를 반영해달라는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이 시설사용료는 사립유치원들이 유치원을 설립할 때 20~30억 원, 많게는 40~50억원 을 들여 건물과 토지를 마련했는데, 이에 대한 보상을 해달라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적용하려는 재무회계규칙은 이미 2017년 공포되어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왜 이제와서 반대를 하는 걸까요?

여러분은 2017년 9월 추석 무렵에 한유총이 주도한 사립유치원 집단휴업 압박 사태 기억하시죠?

그 때 당시 교육부는 재무회계규칙을 보완하기로 약속합니다.

그리하여 그 해 12월 2차 유아교육5개년계획에서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도입을 포함한 유아교육종합정보시스템 추진 계획을 아예 삭제해버립니다.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도입을 영원히 실종시켜 버린 겁니다.

한유총은 현재 시점에서 장관만 바뀌었을 뿐인데, 교육부가 재무회계규칙 보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본질은 2017년 학부모들을 볼모로 집단휴업으로 압박해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도입을 영원히 실종시킨 줄 알고 방심했는데, 그 봉인이 풀려버린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비리사립유치원 명단공개 사태로 유치원 3법 개정안이 발의되자, 한유총은 자유한국당과 한몸이 되어 이를 저지시켰습니다.

이제는 집단폐원을 공공연하게 들먹이며 '에듀파인 도입 저지 총력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집단폐원을 막기 위해서 학부모 3분의2 동의와 학기 중 폐원금지를 담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나서자, 한유총이 결사저지에 나선 겁니다.

한유총에게는 '오직 자신들의 사익 보장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학부모와 교육단체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불안을 볼모로 이제껏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켜온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정부도, 학부모들도 한유총의 시대착오적인 실력 행사에 더 이상 물러서서는 안 됩니다.

한유총 소속 원장들도 유치원 공공성 강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공공성 강화 정책의 틀 내에서 자신들의 재정적 어려움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과거처럼 정치권을 등에 업은 한유총의 겁박에 교육부와 민심이 쉽사리 굴복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한유총은 알아야 합니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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