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1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하청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 라인에서 숨진 30대 노동자의 사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모습. 이 노동자는 공장 내 컨베이어 벨트라인에서 원료를 옮기는 통로(슈트) 점검을 하던 중 철광석 분배 설비와 슈트 사이에 몸이 끼여 숨졌다. (사진=김미성 기자)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50대 외주 용역업체 근로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위험의 외주화를 알린 고 김용균 씨 사고와 닮은 점이 많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현대제철은 입장문을 통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30여 명의 근로자가 숨지는 등 사고가 반복돼왔다.
현대제철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5시 20분쯤 이모(50)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는 동료 3명과 철광석 가루를 부두에서 저장고로 옮기는 컨베이어벨트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 중에 변을 당했다.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이 씨가 한참이나 돌아오지 않자 찾아 나선 동료가 숨져 있는 이 씨를 발견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는 "작업 중이던 컨베이어벨트 바로 옆 벨트에 이 씨가 끼어있었다"고 말했다.
작업 중이던 컨베이어벨트는 작동이 멈춘 상태였지만, 이 씨는 바로 옆에서 운행 중이던 벨트에 끼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얼마 전 태안화력에서 숨진 김용균 씨와 같은 외주 용역업체 근로자였다. 지난해 8월부터 현대제철에서 일해 왔다.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선 충남 당진경찰서는 이 씨와 함께 작업하던 동료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안전관리 등을 조사한 뒤 과실 여부가 확인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관련자들을 처벌할 계획이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도 사고 현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컨베이어벨트와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던 컨베이어벨트 운행을 멈출 것을 명령했다.
현대제철도 입장문을 통해 "관계 기관에 협조해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신속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이번에 발생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모든 임직원은 말할 수 없는 슬픔에 고개 숙여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