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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함' 조장하는 젠더 갈등 프레임, 누가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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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성별갈등 심각성이 지역갈등 앞선 첫 해
미투 운동, 혜화역 시위 등 젠더이슈 전면에 부각
성차별 광고가 성평등 광고보다 2배 이상 많아
성희롱, 채용비리, 복지 차등.. 여전한 직장내성차별
투표율은 여성이 남성 앞서, 적극적 사회참여 신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2월 12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재원 이사 (다음소프트) & 김춘석 (한국리서치 본부장)


◇ 정관용> 우리 사회 각종 현안에 대한 빅데이터 또 여론조사 결과를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빅브라더의 민심코너입니다. 여론조사 전문가 한국리서치의 김춘석 본부장 또 빅데이터 전문가 다음소프트의 최재원 이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재원> 안녕하세요.

◆ 김춘석>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은 남녀 간의 성 문제, 이것저것 짚어보려고 하는데 이유는 설 지내면서 여전히 친가에만 가고 외가는 안 가냐부터 그다음에 호칭을 좀 바꿔보자는 제안부터 이런저런 이슈가 많이 나와서 차제에 이쪽 관련 대목을 좀 다 모아보려고 그러는데 처음 얘기한 친가, 외가 아직도 여전합니까? 최재원 이사.

◆ 최재원> 제가 데이터로 봤을 때 사실 좀 나아지고는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최재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제가 뭐 남자라서 얘기해 드리는 건 아니고요. 2016년에는 친가와 외가의 비중이 친가 66%, 외가 34%였는데.

◇ 정관용> 언급량이.

◆ 최재원> 네, 언급량. 그래서 언급량이 어떻게 보면 또 비중이라고 볼 수도 있고요. 2018년 기준으로는 친가가 57%, 외가가 43%.

◇ 정관용> 많이 좁혀졌네요.

◆ 최재원>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래도 굳이 따진다면 친가 비중이 높긴 한데.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예전보다 좀 인식은 달라졌다. 성차별이 많이 완화됐다라는 건 볼 수 있지만 여전히 그래도 친가만 방문했다, 또 가사 분담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 친가에서는 1박을 했는데 외가에서는 바로 왔다. 이런 것들이 사실 어떻게 보면 이제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중요한 건 성차별 요소를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계속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명절날 남녀 갈등 문제는 여전하다.

◇ 정관용> 아직도 있다.

◆ 최재원> 보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여성가족부에서 가족 호칭 개선하는 방안 이런 것도 고민해 보십시다라고 제안한 상태인데 김춘석 본부장 우리 사회 공공 갈등에 대한 의식조사 그런 결과가 있다면서요.

◆ 김춘석> 그렇습니다. 한국사회갈등해소단체 한국리서치가 2013년부터 매년 시행해 오고 있는 조사인데요.

◇ 정관용> 정기적으로 매년.

◆ 김춘석>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년도와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료인데 2018년 국민의 50%가 우리 사회에 남자와 여자 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그렇게 응답을 했거든요. 그런데 2017년에는 41%, 즉 9%포인트가 높아진 거죠. 그런데 이걸 계속 조사해 왔던 14개 다른 집단 간 비교를 해 봤더니 남녀 간의 갈등이 꽤 심각하다는데 가장 폭이 높아진 거죠. 그래서 2017년까지는 영남과 호남 간 지역갈등이 남자와 여자 간 성별 갈등보다 심각하다는 것보다 더 높았던 것 반면에 2018년에 접어들어서는 성별 갈등이, 지역 갈등보다 심각하다는 게 8%포인트 높았던 거예요. 갈등으로 보면 사실은 계층 갈등, 이념 갈등 그리고 또 세대 갈등, 지역 갈등, 이 네 가지가 전통적인 4대 갈등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2018년에는 그 지역 갈등보다도 남녀 갈등이 더 심각하다 이렇게 응답이 나왔습니다.

◇ 정관용> 그것도 역전된 거네요, 그러니까.

◆ 김춘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두 분이 실감하기에도 그래요? 정말로 지역 갈등보다 남녀 갈등이 심해졌어요?

◆ 최재원> 그런데 저는 우리 정치 변수 세 가지를 꼽으라면 지역, 이념, 세대, 이렇게 많이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이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제 젠더라고 하는 또 하나의 정치적 견해가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원래 사실 외국 같은 경우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보수적이었다가 경제성장이 일정 단계에 이르면 젠더 간의 정치적 견해가 없어지고 또 그 지점이 지나면 여성이 오히려 더 자기 결정권이 많아지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진보적이 된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어떻게 보면 아직 젊은 세대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지금 나타나지 않나. 그동안에 민주화나 경제성장으로 사회의 핵심 의제가 뒤로 밀렸던 여성 젠더 이슈가 이제는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라는 게 느껴지고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춘석> 이게 이제 지속적인 앞으로의 경향일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사실 2018년만 본다면 2018년에 어쨌든 미투 운동, 또 혜화역 시위, 또 이수역 폭행 사건. 아무튼 남녀 갈등에 관련된 이슈가 많았죠. 민감도가 많아진 해였다고 볼 수 있겠고요. 반면 2018년에 선거가 있긴 했습니다마는 지방선거였기 때문에 지역 갈등이 사실 불거질 이유는 별로 없었죠. 사실은 지역 갈등 문제는 선거 시기에.

◇ 정관용> 선거 특히 대선. 대선 이럴 때. 그런데 지금 방금 언급한 미투 있습니까? 미투에 대한 조사 결과도 있다면서요?

◆ 김춘석> 그렇습니다. 한국일보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조사를 미투 운동이 한창이었던 작년 3월에 시행을 했었는데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남자 81%, 여자 87%. 즉 여자가 남자보다 6%포인트 높았고요.

◇ 정관용> 남자도 81%면 대단히 높은 거네요. 여자가 더 높고.

◆ 김춘석> 같은 시기에 조사를 했기 때문에 그런 경향도 있다고 이해를 합니다. 그다음에 성추행이나 성폭행 피해자도 일부 책임이 있다. 그러니까 사실은 주 피해자는 여성이라고 볼 수 있다면 여성한테도 책임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에 대해서 남자는 51%, 여자는 42%가 그렇다라고 응답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여자가 이 응답이 9%포인트가 낮았습니다. 그러니까 남녀 간에 미투 운동과 관련한 생각이 좀 다르다는 걸 확인할 수 있겠는데요.

◇ 정관용> 그런데 여성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비율이 거의 절반이다 이건 아직도 많네요.

◆ 김춘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요.

◆ 김춘석>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미투 운동 이후에 성과 관련된 불쾌한 언행을 경험했을 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질문에 대해서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이렇게 응답한 응답이 남자는 62%였던 거 반면에 여자는 71%. 여자가 9%포인트 이상 높았던 겁니다.

◇ 정관용> 최근에 또 TV나 인터넷, 광고, 이런 곳에서 성차별적 요소는 여전하다, 이런 지적도 많이 나오잖아요.

◆ 최재원> 이 광고를 보게 되면 막 남성 모델이 분홍색 치마 입고 여성 분장한 채로 빨래와 육아하고 또 교통사고를 낸 여성이 예쁜 외모를 내세워서 이 상황을 무마하는 이런 광고들 여전히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국내 소비자 10명 중 6명은 이런 광고에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이제 10대와 20대 같은 경우에는 10명 중 7명이 국내 광고가 성적 고정관념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라고 지금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 사실 국내 광고 한 450여 편을 모니터링해 봤더니 성차별 광고가 성평등 광고보다 2배 넘게 많이 존재하고 있다라는 거고요. 사실 영국과 독일에서는 이런 성차별 광고를 금지하기도 하고요. 실제 외국에서는 오히려 페미니즘 메시지를 담은 광고 펨버타이징, 페미니즘과 광고. 펨버타이징. 이렇게 이제 표현을 할 정도로 오히려 이런 쪽으로 광고가 나가고 있는데.

◇ 정관용> 이것도 신조어네요.

◆ 최재원> 우리는 여전히 예전에 그러한 성적인 그런 묘사를 하는 광고가 있고요. 또 2017년 인권위가 실태조사를 벌였더니 드라마 속의 여성 인물 중 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나 무직이다.

◇ 정관용> 여성은.

◆ 최재원> 반면에 남성 인물은 주로 전문직으로 묘사가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여성이 남성의 지시를 따르는 이런 경우가 많이 보이고. 또 방송 정책기구 내 성별 구성의 경우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5명 모두가 남성이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영국이나 독일에서는 아예 성차별적인 광고 금지하는 제도까지 있다?

◆ 최재원> 맞아요.

◇ 정관용> 재미있네요. 직장 내 성차별 여전합니까? 빅데이터상으로 보면?

◆ 최재원> 빅데이터상에서도 직장과 남녀 차별 관련 키워드 1위는 역시 이제 성희롱이 가장 높게 올라왔고요. 2위는 이제 채용에 어떤 좀 비리가 있다. 그리고 이제 임금과 성추행, 육아, 승진 이런 순으로 많이들 성차별에 대한 인식을 지금 겪고 있다라는 건데요. 채용에 대해서는 최근 금융권에서도 남녀 채용 성비를 임의로 조정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고요.

◇ 정관용> 그게 적발됐잖아요.

◆ 최재원> 네. 또 그 외에도 예상보다 낮은 또 급여 책정이라든지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서 사실 이 남녀 고용평등법 제7조에는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금 못박고 있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채용 과정에서 이런 성차별적인 요소,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라는 거고요. 또 친가와 외가의 경조사 휴가도 또 다르게 주는. 제가 95년도에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는데 그때 은행원이었거든요. 되게 승진한 은행원이었는데 사실 그때도 남자분 직원들은 피복비가 있고요. 여성 직원은 구둣값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여전히 있고요. 실제 지급 비용도 차이가 있다라는 거죠.

◇ 정관용> 피복비하고 구둣값이요?

◆ 최재원> 네. 그래서 은행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그런 관행들이 남아 있다라는 거예요.

◇ 정관용> 피복비 남성이 여성 구둣값보다 더 많이 받아요?

◆ 최재원> 많이 받았어요.

◇ 정관용> 그게 지금도 그렇습니까?

◆ 최재원> 지금도 제가 확인을 했는데 예전만큼은 아닌데 차이가 좀 있다고 하고요. 사실 구둣값이 더 비싸기는 한데.

◇ 정관용> 그런데 피복비를 준다 나는 참 이해가 잘 안 되네요. 은행 고객들을 응대하는 곳이니까 깔끔하게 정장 입고 하라.

◆ 최재원> 은행원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약간 만들어진 제도가 있었어요.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아무튼 미투 운동도 생기고 또 페미니즘 운동도 활성화되고 등등으로 해서 변화는 분명히 생기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에게는 차별적인 요소들이 직장에서도 있고 어디에도 있고 또 실제 성평등지수 조사한 거 보면 국제비교를 해 보면 우리가 아주 아프리카 어느 국가 그 정도 수준이라고 아직도 나오지 않습니까? 또 남녀 간에 임금 격차, 이런 것도 선진국에 비하면 대단히 높고 말이죠. 이러다 보니까 일각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요즘 미투 운동이다 뭐 젠더 운동이다 때문에 잠깐 반짝 그러는 거지 우리 사회 구조는 안 바뀐다, 이런 지적도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 김춘석> 글쎄요. 입장에 따라 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마는 현상을 한번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를 주목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대학 진학률하고 투표율을 한번 살펴볼 수가 있겠는데요. 대학 진학률을 보는 이유는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 세속적인 성공 그리고 소위 또 사회문화자본, 이것의 과다를 가르는 하나의 분수령적인 어떤 계기겠죠. 그런 점에서 봤을 때 교육부나 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대학 진학률은 2008년에는 남자 진학률이 여자 진학률보다 높았어요.

◇ 정관용> 그런데요.

◆ 김춘석> 그런데 2009년부터는 역전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여자 진학률이 남자 진학률보다 높아지기 시작하고 매년 그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2017년에는 여자 진학률이 72.7%,남자 진학률은 65.3%. 8% 가까이 여자가 남자보다 높았던 거죠.

◇ 정관용> 격차도 꽤 되네요.

◆ 김춘석> 그렇습니다. 그래서 남녀 간에 대학 진학률이라는 하나의 중요한 지표에서 벌써 차이가 있다.

◇ 정관용> 이거는 정말 장기적으로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거죠?

◆ 김춘석> 그렇죠. 또 하나는 사회 참여, 정치 참여의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는 투표율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는데요. 20대 초반 20~24세를 보면 18대 대선까지는 남자의 투표율이 여자의 투표율보다 높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여자 투표율이 79.1%, 남자는 75.4%였어요.

◇ 정관용> 이것도 역전이군요.

◆ 김춘석> 그렇습니다. 그런데 더 주목되는 건 20대 후반, 즉 25세에서 29세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2002년 16대 대선부터 지난 19대 대선 2017년 대선까지 일관되게 여자 투표율이 남자 투표율보다 10% 가까이 높았다는 점입니다.

◇ 정관용> 10% 가까이나.

◆ 김춘석> 그렇습니다. 그래서 25세~29세 여성의 경우에 2017년 17대 대선에서 투표율이 46%. 그런데 2012년 18대 대선은 69.2%. 19대 대선에서는 79.1%. 아주 급격하게 높아진 거죠.

◇ 정관용> 여성의 사회 참여 지표인 투표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 김춘석> 그렇습니다. 이렇듯 여성의 사회 현상 발언을 적극적으로 하고 사회 참여, 정치 참여를 능동적으로 하는 그런 현상 이건 최근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런 현상에 대한 반동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을까요. 20대 남자들의 인식과 행태, 상당히 주목이 되는데요.

◇ 정관용> 20대 남성들이 굉장히 보수화되고 있다면서요.

◆ 김춘석> 그렇습니다. 요즘에 이게 또 핫하죠.

◇ 정관용> 그렇죠.

◆ 김춘석>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도 질문이 나왔을 정도였는데요. 예컨대 남녀 국정운영 평가에서 20대 남자가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66%인데 이는 60대 이상의 보수 고연령층과 같은.

◇ 정관용> 그렇다면서요. 이처럼 여성들이 더 진보적이고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고 발언권도 세지고 이러다 보면 이제 앞으로 여성 상위시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 살게 되는 시대가 오는 거 아니냐? 이런 말도 나오는데 그건 또 아니죠?

◆ 김춘석> 사실 그렇습니다. 그건 뭐 입장에 따라 또 달리 볼 수 있겠습니다마는 사실은 배우자 조건을 볼 때 보니까 학력, 직업, 경제력이 중요하다. 이 응답이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 정관용> 그건 무슨 의미일까요?

◆ 김춘석>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전통적인 어떤 남녀 간의 성역할 이 점의 어떤 반영이지 않겠는가. 물론 정치, 사회 참여를 많이 하고 있고는 하지만 어쨌든 전통적인 어떤 성역할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는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 정관용>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인식이기도 하고 또 실제로 성별 임금격차 같은 거 뚜렷하지 않습니까?

◆ 김춘석> 맞습니다.

◇ 정관용> 그 자료를 좀 소개해 주세요.

◆ 최재원> 성별 임금격차라고 하는 게 2016년도 OECD가 발표한 기준이기는 한데요. 한국 여성 노동자의 임금 중위값이 남성보다 36.7%나 적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 정관용> OECD 가운데 1등?

◆ 최재원> 네. 사실 2000년 이후에 한 번도 이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는데요. 또 통계청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정보를 활용한 일자리 행정통계를 통해서 본 이 자료를 보게 되면 남성의 중위소득은 월 300만 원이지만 여성의 중위소득은 이 남성의 60% 수준인 월 179만 원에 지금 머물러 있다라는 거고요. 실제 외국에서도 그래서 페이미투라는 그런 표현이 있어요.

◇ 정관용> 페이미투?

◆ 최재원> 여성들이 너무 노동에 있어서의 임금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한 어떤 항거하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 정관용> 그런데 정작 페이미투는 우리나라가 진짜 해야겠네요.

◆ 최재원> 맞아요. 우리도 이런 이슈들이 계속 앞으로도 더 나오지 않을까 싶은 거죠.

◇ 정관용> 그런데 바로 이런 실제 현실로 존재하는 남녀 간의 임금격차, 이런 것 때문에 여성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 남자의 경제력을 우선 본다, 그게 압도적으로 높다. 이해가 되는 대목이군요.

◆ 김춘석> 또 하나 주목되고 상징적인 그다음에 또 해석 여지가 상당히 있는 그런 지표가 하나 있는데요.

◇ 정관용> 뭡니까?

◆ 김춘석> 서울대학교 사회적 웰빙연구팀하고 한국리서치가 작년 5월에 조사했는데 스트레스 체감도. 이걸 한번 조사를 해 봤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이 40대 이상에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높기는 했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30대 이하, 그러니까 30대, 20대 이하에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이 남자가 35%, 여자가 49%. 즉 여자가 남자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 정관용> 젊은 여성들은 스트레스가 훨씬 더 많다?

◆ 김춘석> 이걸 이제 한번 해석을 해 본다면 30대 이하는 학업, 취업 등에서 남자에 비해 여자가 앞서는 양상이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비율이 남자보다 여자가 높았다는 것인데요. 다양한 남녀 차별적 관행이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

◇ 정관용> 그렇죠. 뭐 과거 세대보다는 요즘 젊은 여성들이 사회 진출이 좀 나아지기는 했으나 진출해 보니 정말 힘들더라, 그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 김춘석> 네.

자료사진 (사진=황진환기자)

 


◇ 정관용> 그런데 오늘 성 남녀 갈등 이런 얘기 합니다마는 자꾸 남녀 갈등, 젠더 갈등, 이런 얘기를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이게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용어 좀 바꾸자 이런 얘기도 있다면서요.

◆ 최재원> 저는 그래서 갈등이라는 표현보다는 사실 실제 외국에서는 젠더갭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거든요.

◇ 정관용> 젠더갭.

◆ 최재원> 왜냐하면 어차피 그 차이도 날 수밖에 없는. 그런데 이제 우리 한국인들을 지배하는 중요 감정 중 하나가 억울함이거든요. 사실 억울함을 차별을 받을 때 생기는 감정인데 이 상당수의 한국인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지배층이 아닌 자기보다 덜 억울한 집단을 향해서 많이 표출을 하는. 그래서 이제 대기업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월급도 많이 받는데 왜 그래? 내가 더 억울해, 이런 생각하고요. 여성운동을 적대시하는 남성 같은 경우도 지금 대부분이 역차별을 거론하는 이유가 내가 더 억울해.

◇ 정관용> 내가 힘든데.

◆ 최재원> 예전보다 내가 더 훨씬 더 어려워졌는데 여성들까지 왜 그러는 거야? 이런 어떤 감정들이 자꾸 젠더 갈등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더 나타나지 않나라는 거죠.

◇ 정관용> 김 본부장은 이런 현상 어떻게 보세요?

◆ 김춘석> 제가 젠더 갈등에 관심을 가져왔는데요. 갈등은 전통적으로 이해 갈등, 가치 갈등 크게 두 가지로 대비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노사 간이나 빈부 간 갈등 이게 대표적인 이해 갈등이라고 할 수 있겠고 종교 간이나 민족 간 갈등 가치 갈등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겠죠. 즉 갈등이라는 것은 피아가 있고 그다음에 피아 간에 화해할 수 없는 그런 투쟁, 더 넘어서 테러, 전쟁, 이런 것을 불사하는 그런 관계라고 볼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남녀는 이해가 가치가 첨예하게 존재하는 건 아니지 않냐.

◇ 정관용> 아니죠.

◆ 김춘석> 다만 이해나 가치가 예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존재는 한다. 그 양상이 더 표면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겠죠. 그렇지만 남녀 간에 화해할 수 없는 갈등이 분출했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토대, 가치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변화의 시기에는 그 지체, 적응 또는 선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죠. 또 남녀가 차이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요. 이렇듯 대응 속도나 그런 민감성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지 않겠는가.

◇ 정관용> 맞아요.

◆ 김춘석> 그래서 그 남녀 간의 인식이나 행태의 차이는 이렇듯 변화에 대한 대응과 대처.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서로를 어떤 대상으로 선정하고서 싸우거나 투쟁을 하고 있는 양상은 아니지 않냐, 이렇게 봐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제 최근에 남녀 갈등, 젠더 갈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갈등을 부추기는 어떤 그런 언론 또 편 가르기를 하는 그런 정치권, 이런 정치적 반응 이런 것에서부터 기인하는 측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간단히 말해서 남녀가 서로 으르렁댈 게 아니라 남녀 간 서로 손을 잡고 진정한 이해 갈등, 계급 갈등, 노사 갈등, 이걸 해결하기 위해 함께 연대해서 투쟁하는 것, 이게 정답이에요, 사실은.

◆ 최재원> 맞습니다.

◆ 김춘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소프트의 최재원 이사, 한국리서치의 김춘석 본부장이었어요. 고맙습니다.

◆ 최재원> 감사합니다.

◆ 김춘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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