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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음으로 월급'받은 화승 매니저들…"하루아침에 빚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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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신청 후폭풍
매니저, 현금대신 어음으로 판매대금 받아
무임금 노동에 이어 채무자로 까지 몰려
"잠도 안온다" 호소…회사 "法 판단 기다려"

(주)화승은 지난달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화승의 채권추심과 자산 처분을 막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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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빚쟁이가 됐어요."

르까프와 케이스위스, 머렐 등 3개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유통하는 화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 브랜드의 백화점 및 대리점 매니저들이 곤경에 처하게 됐다.

화승의 매니저라고 밝힌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결제예정이던 화승의 전자어음이 예금부족으로 부도처리 됐다는 문자 한 통을 받고 채무자가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화승의 법정관리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다른 매니저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브랜드 매니저들은 일한 만큼 판매대금(급여)을 현금으로 받지만, 저희는 어음으로 급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화승의 매니저들은 면접장에서 급여를 어음으로 준다고 들었다고 한다. 이를 거절하면 매니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으니 포기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매니저가 되기를 원했던 A씨는 결국 면접장에서 하겠다고 대답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화승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매니저들은 화승의 채무를 변제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게 됐다.

매니저들은 지난해 8월부터 받은 판매대금을 고스란히 내뱉게 된다.

A씨는 당장 직원들의 급여를 어떻게 지불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매달 일한 만큼 급여를 받는 줄 알았던 게 사실은 대출을 받은 거였고 힘내서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되면 더 많은 대출을 받게 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무임금으로 노동한 것도 모자라 채무자까지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3일까지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로 낙인 돼 카드 사용금지와 개인채무까지 모두 한 번에 (채무를) 변제해야 되는 사태가 발생 한다"며 "왜 회사가 회생신청을 했다고 해서 우리가 대신 갚아나가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화승 관련 청원이 진행 중에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도 화승은 기업회생절차 발표 직전까지도 매니저들에게 따로 공지를 안했다고 한다.

A씨는 "설 연휴 직전에 모든 본사 직원들을 조기 퇴근 시킨 후 일방정인 (회생절차 신청) 통보 후에 잠적해버렸다"며 "악몽 같은 설 연휴를 보내게 했으면 서로 공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어 "화승에 소송을 걸어 화승과 법정 싸움까지 준비 중인 분들도 계시지만, 어차피 대기업에 소송 걸어도 질 게 뻔한데 변호사 비용까지 날리느니 차라리 체념하고 대출로써 갚아나가겠다는 분들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화승 측은 은행과 상의를 통해 어음을 대출로 전환해주는 대안을 매니저들에게 내놓았다고 밝혔다.

촉박한 일정으로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매니저들을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매니저가 채무를 갚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화승 관계자는 1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업을 살려야 매장도 운영할 수 있다 보니 기업회생절차 신청 결정을 갑작스럽게 할 수 밖에 없었다"며 "현재로서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승의 법정관리 신청 논란에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악덕기업 화승 4달 치 판매대금 불법으로 어음주고 수 백 명 매니저들한테 떠넘기고 회생신청을 하네요'라는 제하의 청원에 2500여 명이 이상이 공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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