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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용의 정보방]잇단 망언에, '박근혜 굴레'에 갇힌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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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안성용 기자의 <정보방 -정치를="" 보는="" 방법="">

 

◇ 임미현> 안성용 기자의 정치를 보는 방법, 정보방 시간입니다. 오늘도 안성용 기자 자리했습니다. 안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인가요?

◈ 안성용> 자유한국당 얘깁니다.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는데 공교롭게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겹치면서 일대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 부분은 앞서 이정주 기자가 전해드렸구요. 오늘 저는 변한 게 없는 한국당, 불리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을 부여잡고 점수를 까먹는 한국당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임미현> 네, 말씀하신대로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폄훼하는 발언들이 난무해서 파문이 일고 있어요?

◈ 안성용> 언제까지 이런 소모적 소동이 계속돼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4.19 민주혁명과 6.10 민주항쟁을 잇는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사의 커다란 물줄기라고 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그런데 일부 극우 진영에서 이런 역사성과 성과는 물론 기초적인 사실조차 부정하는 망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선두에 극우논객 지만원 씨가 서 있는데 지난 8일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면서 '전두환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워 헛웃음을 나오게 했는데 , 부인 이순자씨가 자신의 남편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한 대목을 떠오르게 합니다.

◇ 임미현> 문제는 지만원씨 뿐만 아니고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국당 의원들도 비슷한 인식을 보였다는 거 아닙니까?

◈ 안성용> 이날 행사는 김진태 의원이 이종명 의원과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김 의원이 한국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입맛에 맞는 토론회를 통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작 김 의원은 전당대회 준비 관계로 불참했는데 영상을 통해서 "5·18 문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선 안 된다. 힘을 모아서 투쟁하자"고 했습니다. 5.18이 민주화운동이라는 데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뜻이겠죠.

함께 토론회를 주최한 이종명 의원은 "폭동이라고 했던 5·18이 정치적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됐다"면서 "5·18에 북한군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하나하나 확인해가야 한다"고 지씨의 주장을 거들었습니다. 김순례 의원은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데 "종북 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까지 말했습니다.

◇ 임미현> 이런 발언들은 5.18의 역사성을 명백히 부정하는 건데, 자유한국당 전체가 그렇습니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안성용> 물론 그건 아닙니다. 파문이 확산되자 나경원 원내대표가 다음날인 9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자유한국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구요, "김영삼 정부때 5.18특별법이 제정(1995.12.21)되어 민주화운동으로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어 오늘에 이르렀듯이 자유한국당은 광주시민의 희생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과 헌신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 임미현> 나경원 원대대표가 입장문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고도 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또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 안성용> 그렇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는 게 무슨뜻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5.18이 군사독재에 저항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에 대해 부정하고 있는 것이잖아요.

이 부분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잘 짚었다고 봅니다. 김 위원장은 어제(10일) 페이스북에 "4·19든 5·18이든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자유롭고 활발한 논쟁은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부분에 대한 의혹 제기는 곤란하다. 소모적이기도 하거니와 사회적 논의 수준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나치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다는 말이냐"고 꼬집었습니다.

◇ 임미현> 극우적인 역사인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게 한국당이나 보수 전체에 도움이 될까요?

◈ 안성용> 물론 안 되죠. 보수도 이른바 개혁보수부터 태극기 부대를 지칭하는 아스팔트 우파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그러나 한국당이 극보수에 무게 중심을 둘 경우 한국사회 전체를 책임질 보수 정당이 될 수 있겠냐는 점에서 심히 걱정되는 게 사실입니다.

이러다보니까 당내에서도 걱정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의원은 "당이 이미 정해진 역사적 사실에 이렇게 분란을 일으키는 건 전혀 도움이 안된다. 전당대회 앞두고 본인 입장만 생각하는 행동들이다. 이런 것들이 나중에 보수통합에도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의원은 "언론에 한 줄이라도 나오기 위해서 초강수를 두는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괴물' 발언은 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좋아진 민심에다 이런 당내 여론을 반영한듯 토요일에 입장문을 냈던 나경원 원내대표는 어제도 "우리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5.18 희생자들에게 아픔을 주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재차 밝혔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임미현> 문제의 발언을 한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고 국회 퇴출운동도 벌어진다고 하는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 안성용> 얼마전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무생산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만, 정략적 사고와 행동이 앞서는 국회에서 어느 한 당 의원들의 문제적 발언이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세 의원 징계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야3당과 함께 이들에 대한 국민적 퇴출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5.18단체 회원들도 국회앞에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해 국회가 제명할 때까지 천막 농성을 벌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흐름들로 인해 세 의원에 대한 퇴출이나 제명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구요, 오히려 김진태 의원이 얘기했듯이 이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김 의원은 어제(10일) 기자들을 만나 "(다른 당에서) 의원 출당, 제명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그 분들이 저를 더 띄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임미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나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등을 놓고도 당권 주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한창인데 과연 이게 맞나 싶습니다.

◈ 안성용> 친박 청산을 제대로 못하다 보니까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열된 보수 통합을 어떻게 할지, 또는 한국당을 떠난 민심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지 등을 놓고 경쟁을 하는 게 아니고 친박이냐 비박이냐는 구도가 여전히 먹히고 있습니다. 특히 요 며칠사이에는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음, 즉 박심(朴心) 유력한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총리에게 있느냐 없느냐 하는 '진박'프레임까지 불거졌습니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세월호' 사고에도 불구하고 잘 나가다가 '진박' 싸움을 하면서 폭망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3년여의 시간이 지나고 박 전 대통령이 탄핵돼 구속됐는데도 불구하고 한국당이 '박근혜'라는 이름 세 글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책도 있습니다만. 보수가 힘을 쓰지 못하고 제 역할을 못하면 국가 전체의 발전도 난망한 것 아니겠습니까?

◈ 안성용>그렇습니다. 전당대회 최대 이슈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되는데 대해 당내에서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대로 된 개혁보수 정당을 꿈꾸고 당을 나갔다가 돌아온 복당파 의원들 사이에서 걱정이 많습니다.

한 재선 의원은 "결국 계파 갈등 문제가 수면위로 등장한 셈인데 또 계파 대결구도로 가는 건 다시 과거로 가는 것이다"는 입장을 나타냈구요, 한 중진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등장하면서 보수통합은커녕 극우 색채로 당이 가버리니 이제는 확장성이 떨어지지 않겠냐"면서 벌써부터 총선을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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