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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체육교사 한자교재 발간…"재능기부로 제2의 인생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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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현직 중학교 체육교사가 고향인 익산의 초등학교 한문 방과후 교사로 재능을 기부할 목적으로 한자교재를 발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보성중학교에서 체육 교사로 근무하는 유을록 선생은 한자 급수시험의 최고 수준인 '사범'을 취득해 웬만한 전공자 보다 높은 수준에 도달한 한자 지식을 근간으로 최근 관련된 책을 잇따라 발간해 주목받고 있다.

그가 지은 책은 '죽간을 풀어 가슴에 담다'(한시감성여행)에 이어 '비벼먹는 600 한자' 등이다.

 

꽤 오랜 세월을 쉼 없이 저술하고 퇴고해 마침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책이나 신문을 보다가 단어의 뜻을 잘 몰라서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십중팔구는 한자로 쓰여 있고 설명이 돼 있다.

특히, '한시(漢詩)'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동아시아 문학의 정수로서, 우리의 감수성을 자극해 마음속에 큰 울림을 주기도 하고, 인간의 다양한 삶과 자연의 변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내기도 한다.

저자가 머리글에 소개한 도연명의 사시를 보면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 사방 못에 봄물 가득한데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峰) 여름날 구름은 뭉게뭉게 떠 있네
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 가을밤 달빛은 휘황히 비추는데
동영수고송(冬嶺秀孤松) 겨울고개엔 소나무가 외롭게 서 있네

1,600년 전에 지었지만 지금 읽어도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그림 같은 시다.

이 책은 신구가치관이 충돌하는 각박한 세상에서 자신의 정서를 살 지우고 삶을 바로잡을 수 있는 지표로 삼을 수 있도록 지어 일독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을록 선생은 "한시를 읽으며 옛 시인들과 교류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거기에 덤으로 한자의 변화와 파생을 익힐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며 "사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주변은 상전벽해 됐지만, 우리의 가슴속에는 옛 감성에 대한 DNA가 흐르고 있다. 다만 위축되고 찌그러져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에서 출생한 유을록 선생은 남성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보성고등학교에서만 30여년을 재직했다.

그는 자신의 한자교재를 이용해 은퇴 후 고향의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로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다.

또 지역 어르신들에게 한시를 소개하고 함께 나누며 제2의 인생 역시 알차게 엮어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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