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임미현> 화요일 코너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이 경제 뉴스가 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내 경제 생활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죠? 경제부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주제는 뭔가요?
◆ 홍영선> 1월 1일 새해를 맞이해서 새롭게 바뀌는 최저임금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 임미현> 새해 인상되는 최저임금 때문에 연말부터 많은 언론들이 자영업자들이 망한다, 주휴수당이 포함되니 범법자를 양산하는거다 말들이 많았어요.
◆ 홍영선> 네 저도 진짜 궁금하더라고요. 새해부터 달라지는 최저임금 때문에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건지, 또 저도 월급쟁이다보니 저의 월급 체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는지 말이죠. 그래서 최저임금이 정말 가파르게 오르는지, 주휴수당은 뭔지 왜 주는건지, 주면 큰 일 나는 건지 다각도로 짚어보겠습니다.
◇ 임미현> 우선 오늘(2019년 1월1일)부터 최저임금이 얼마나 되는거죠?
◆ 홍영선> 시간당 8350원이 됩니다. 지난해(2018년) 시간당 7530원에서 10.9% 오른 건데요. 800원 가량이 올랐다고 보면 되겠죠. 최저임금을 적용 받는 사람은 법적으로 정규직 뿐 아니라 임시직, 일용직, 시간제, 외국인노동자 모두 해당됩니다. 위반했을 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그래픽=임금진]
◇ 임미현>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서 우리 경제가 파탄 날 것처럼 언론 보도들이 나오는데, 실제로 인상률이 그렇게 급격한가요?
◆ 홍영선> 올해보다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상당히 가파랐었죠. 작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16.4%였는데요. 2007년 12.3%가 오른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거든요.
2010년부터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면 2.8%, 5.1%부터 시작해서 거의 7%대 안팎이었는데 반해, 지난 해 인상률이 껑충 뛰었고 올해도 인상률이 10%대로 2년 연속 인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니 인상률이 다소 높은 건 사실입니다.
◇ 임미현> 사실 이 최저임금이 결정된 건 7월 아니었나요?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서요.
◆ 홍영선> 네 당시 사용자 측 그러니까 고용자 측이죠? 이분들은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전원 불참했고, 결국 반쪽 짜리로 열렸었죠. 노동계 측도 "2020년 시급 1만원 공약이 사실상 폐기된 거다", "정부가 경영계가 주장하는 속도조절론 손을 들어준 거다"라며 상당히 반발했었고요.
◇ 임미현> 하지만, 어쨌든 결정이 됐고요. 그런데 갑자기 새해를 앞두고 왜 이렇게 최저임금 논란이 불거진 건가요?
◆ 홍영선>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최저임금이 시행되는 게 오늘, 새해 1월 1일부터잖아요. 바로 적용이 되는데 과연 현장에서 적응할만한 체력을 가지고 있느냐 이런 문제제기가 나오면서 '최저임금 쇼크'다, '자영업자들이 다 문을 닫게 생겼다' 이러한 보도들이 나오면서 문제가 커졌고요.
두 번째는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 때문입니다. 원래부터 고용노동부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왔습니다. 이 개정의 핵심이 바로 요즘 말 많은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계산에 포함하겠다는 건데요.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주휴수당이라도 빼달라고 압박했는데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죠.
◇ 임미현> 주휴수당, 쉽게 좀 설명해주시죠.
◆ 홍영선> 일을 하면 돈을 받는 게 당연하죠? 그런데 일을 하지 않아도 일주일 동안 정해진 시간의 근무를 하게 되면 돈을 받는 날이 있습니다. 이걸 '주휴일'이라고 하는데요. 근로기준법 제 55조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일수'를 개근한 노동자에게 일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줘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를테면, 하루 6시간씩 규정된 근무일수를 5일 채운 사람은 무조건 하루치 6시간에 해당하는 돈을 일하지 않아도 받아야 하는거죠.
◇ 임미현> 사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거든요? 생소한 용어이기도 하고요.
◆ 홍영선> 직장인들은 모를 수 밖에 없는 게 이 주휴수당은 보통 기본급에 포함돼 있어섭니다. 당연히 회사에서 계산해서 주니 알 필요가 없는거죠.
그런데 아르바이트생들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기본급 자체가 없으니, 사장님들이 직접 계산해서 줘야 하는데요. 정규직이 아닌 이상 근무 시간도 들쭉날쭉하고 복잡하잖아요. 또 주휴수당을 주지 않았을 때 받는 처벌도 약하다 보니, 주휴수당을 안주는 곳도 부지기수 였던 겁니다.
지난해 10월 알바노조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40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92%가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답할 정도입니다.
◇ 임미현> 안 그래도 장사 안되어서 어려운데다 인상된 최저임금 때문에 인건비까지 오르니 영세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은 엎친데 덮친격일 거 같아요.
◆ 홍영선> 네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는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주휴시간을 포함하게 되면, "문을 닫아야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 "범법자로 내몰리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어요.
반면 노동계 쪽에선 사실 이런 우려 자체가 어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왜냐면 주휴시간과 주휴수당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번에 새롭게 나온 게 아니라, 근로기준법이 만들어진 53년도부터 보장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인식을 못했을 뿐이죠.
정부도 황당해하고 있고요. 노동부는 이미 수십년 동안 주휴시간을 최저임금 계산에 행정해석으로 활용했기 때문이죠. 노동부 입장에선 고용주에 새로운 인건비 부담을 부담한 게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대부분 영세사업장이 불법을 저지른 걸 바로 잡아 명문화하려고 한 건데 왜 이렇게 난리냐는 거죠.
◇ 임미현> 정말 왜 이렇게 난리인 건가요?
◆ 홍영선>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도면에서 지금과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 마치 기업들의 부담이 갑자기 커지는 것처럼 아우성치고 있는 건데요. 그 자체가 바로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다른 쪽, 그러니까 주휴수당에서라도 줄여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셈인거죠.
거기다 10월에 대법원이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주휴수당은 계산식에 넣되, 주휴시간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제외하도록 판결하면서 관련 논란은 경영계를 중심으로 더욱 커지고 있는 거고요. 모호한 법과 제도, 정부의 정책이 논란을 키운 측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 임미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이 많이 올라왔다고요?
◆ 홍영선> 주휴수당을 반대한다는 청원글만 600여개가 올라왔고요. 한 개의 청원에 동의한다는 사람만 몇천명에 달하는 등 상당히 반발이 큰 상황입니다.
◇ 임미현>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계산하는데 넣느냐 마느냐, 이런 문제는 본질은 아닌 거 같은데요. 과연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을 자영업자들이 줄 수는 있느냐 이 문제로 귀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 홍영선> 네 사실 최저임금 인상과 1만원 공약은 지난 대선 모든 후보들이 내건 정치적 구호 였습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자영업자들은 버틸 수 있는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이런 중요한 질문들은 후순위로 밀리기만 했죠.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입니다."정부의 말처럼 주휴수당 자체는 원래 존재해왔기 때문에 그 자체가 최저임금을 변경시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관련된 논란이 커지는 이유는 최저임금이 현실적 여건과 시장 상황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올라,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업자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실질적 최저임금을 줄여주자는 논의와 같이 맞물리면서라고 봅니다.최저임금이 낮은 상태에서 주휴수당을 줬던 건 큰 부담이 아니었는데,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부담이 급증한 상태고 이를 짊어져야 할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은 반발이 심해지는 거죠. 작년에도 이런 부정적 시그널이 나왔는데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게 사실이고요. 주휴수당 논의 뿐 아니라 포괄적으로 최저임금 부담을 현실적 수준으로 변경하기 위한 정책 수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임미현> 지금은 좀 논의가 주휴수당 폐지냐 아니냐만 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네요.
◆ 홍영선> 네 곁가지만 부각되는 거나 다름없는데요. 최저임금위원회나 국회, 정부 모두 주휴수당을 전제로 최저임금이나 각종 임금 관련 제도를 짰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없애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다 주휴수당만큼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 제시 없이 이것만 없애라는 주장은 사실 힘을 얻기 어렵습니다. 다만 복잡하고 비논리적인 임금체계 간소화를 추진하면서 주휴수당을 없애는 건 고려해 볼만 하죠.
◇ 임미현> 최저임금 인상, 쏘왓(So what)? 물어보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 홍영선> 이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노동자들에겐 월급 문제고 고용주들에겐 인건비 문제입니다. 그러다보니 양측의 이해 관계가 아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죠. 거기다 인건비 상승은 물가 상승과 일자리 감소 문제까지 연결돼 있다보니, 전체 나라 경제 얘기까지 나오는 거고, 그러다보니 전국민이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거고요.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 임미현> 그래서 직장인들 월급 더 오르는건가요?
◆ 홍영선> 불행히도 그렇진 않습니다. 아까 말했던 대로, 원래 기본급에 포함돼 있었으니까요.
◇ 임미현> 그럼 자영업자들은 돈을 더 많이 주나요? 실질 임금이 1만원이라고 하던데요.
◆ 홍영선> 이 주휴수당은 일주일간 일정 기간을 지속적으로 일해야만 받는 돈입니다. 한 시간에 얼마 받는 돈과는 또 다른 개념인 게, 조건이 붙는거죠. 따라서 고용주들에게는 만근을 유도하는 부분이 있는 거고요. 그 일정기간 동안 일하지 않았다면 받을 수 없는 돈이니까 딱 잘라서 실질적으로 시급 1만원이라고 하기엔 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 임미현> 최저임금에 대한 논란이 커지니, 정부가 뒤늦게 꺼내든 대안이 최저임금의 결정 방식 개편인거죠?
◆ 홍영선> 현재 한 몸인 최저임금위원회를 '최저임금 구간설정위원회'와 '최저임금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한다는 아이디어인데요. 먼저 전문가인 공익위원들로만 꾸려진 구간설정위가 최저임금 상ㆍ하한선을 결정하면, 노ㆍ사ㆍ공익위원으로 구성된 결정위가 이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 임미현> 노사 양측이 동의했나요?
◆ 홍영선> 양측 모두 긍정적이진 않아서, 앞으로 향방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우리 경제가 망할 것처럼 보는 시각도 지나치지만,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을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된다고 자만할 수 만도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감당할 수 없다는 아우성이 계속 나온다면 이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도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할 테고요. 벌써부터 주휴수당을 안줘도 되는 쪼개기 알바를 쓴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자영업자들을 탓하지만 말고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살펴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 임미현>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영선 기자였습니다.홍기자의>쏘왓(so>임미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