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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엔진 성공... 디스크, 주말부부 견딘 연구원들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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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없이 엔진개발 7년 반만에 성공
핵심은 엔진, 극한 조건 견디는 기술
발사체 기술 가진 '스페이스 클럽' 에
국방, 기상 위성 등... 필요할 때 쏜다
누리호 발사까지 3년...'8부능선' 넘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진한(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엔진개발단장)

어제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로켓이 하늘을 가르고 시원하게 쭉 올라가는 장면. 다들 보셨죠? 우리의 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 로켓용 엔진이 어제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겁니다. 목표 연소 시간을 초과 달성했다고 그러는데 이게 무슨 얘기냐면 그러니까 2021년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쏘기 위해서 지금 열심히 준비 중인데 이번 발사로 그 핵심 기술. 액체 엔진의 성능이 검증됐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제가 얘기하는 것보다는 당사자인 이분한테 들어보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저희가 연결해 봤습니다. 항공우주연구원 김진한 한국형 발사체 엔진 개발 단장 만나보죠. 단장님, 안녕하세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시험발사체 정상 발사.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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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한>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김진한>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밤잠을 주무셨어요?

◆ 김진한> 잤는데 좀 많이 설쳤네요. 늦게 잠들고.

◇ 김현정> 아직도 좀 실감이 안 나시죠?

◆ 김진한> 네, 한 번에 이렇게 올라가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뻤고 실감이 좀 안 납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얼마만의 성공이죠? 개발 처음 시작한 걸로부터 해서.

◆ 김진한> 처음 시작한 것은 저희가 2010년에 시작을 했으니까 8년 정도 된 건데요.

◇ 김현정> 엔진만 만드는 데 그럼 8년입니까?

◆ 김진한> 엔진 만드는 데는 한 7년 반 정도 걸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발사체도 같은 시간에 시작했기 때문에 그 정도 걸렸는데. 다른 나라는 시험 설비라든가 공장이라든가 이런 게 다 갖춰진 상태였지만 저희는 그런 것 없이 같이 구축하면서 이것을 8년 만에 했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고생 많으셨어요. 지금 목소리도 약간 잠겨 있으신 것 같아요. 고생이 그냥 목소리에 묻어납니다.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다. 우주 발사체에 있어서 핵심은 엔진이고 그 엔진을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라고 어제부터 계속 듣고는 있는데. 그 어렵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겁니까? 그리고 뭐가 중요하다는 겁니까?

◆ 김진한> 항공 우주 쪽에서 비행체가 날아갈 때는 어떤 엔진을 가졌느냐에 따라서 그 비행체 성능이 좌우되고 결정됩니다. 그러니까 피스톤 엔진이 있을 때는 옛날에 천천히 날아가는 프로펠러 비행기가 있었고, 제트 엔진이 있을 때는 음속을 돌파했고, 그리고 우리가 로켓 엔진을 가졌을 때 지구를 떠날 수도 있는, 그런 것들로 발전해 와서 엔진이 비행체의 굉장히 핵심이고 그것이 성능을 좌우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요. 이것이 어렵다는 것은요, 엔진에서의 가장 높은 온도가 한 3000도씨가 넘습니다.

◇ 김현정> 3000도요?

◆ 김진한> 3000도. 그러면 쇳물은 이미 다 1000도씨 이상 부분에서 다 녹는 온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잘 냉각시켜줘야 되는 기술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저온부는 영하 183도씨. 거기에서 작동이 되어야 되고 그리고 압력은 또 120기압. 그런데 이게 또 날아가야 되니까 가볍고 작아야 됩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 극한의 조건에서 개발을 해야 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것이고. 선진국에서는 이런 걸 전략 산업으로 끌어가기 때문에 여기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기계, 소재, 가공 이런 첨단 기술을 가지고 산업의 스핀오프 기술로 사용해서 여태까지 선도해 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3000도, 영상 3000도에서도 견뎌야 되고 영하 180여 도에서도 견뎌야 되고 엄청난 압력도 견뎌야 되는.

◆ 김진한> 이게 한 구조체에 있는 거죠.

 

◇ 김현정> 야, 엄청나네요, 그걸 만드는 일. 그래서 이 우주 발사체 엔진을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세계적으로도 10여 개국밖에 없다면서요.

◆ 김진한> 그러니까 자국에서 발사체를 갖고 그것을, 위성을 쏘아올린 나라를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됐다고 하는데요. 그 나라가 한 10개국 되고 우리가 열한 번째 나라가 되는데요. 그중에서도 이런 우리가 가진 액체 엔진이 굉장히 복잡한데 액체 엔진의 75톤급 기술을 가진 나라는 우리까지 해서 한 일곱 나라 정도 치면 됩니다.

◇ 김현정> 쏘아올리는 엔진 중에서도 70여 톤이 넘는 액체엔진을 담아서 갈 수 있는, 액체를 담아 갈 수 있는 곳은 7개밖에 없어요?

◆ 김진한> 7개 나라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 스페이스 클럽에 북한이 있다는 건 제가 알고 있습니다마는 북한도 그러면 7개국 안에도 들어갑니까?

◆ 김진한> 아니요. 북한은 지금 좀 애매한데 지난번에 80톤 엔진을 개발했다, 쐈다. 이렇게 했는데 그것에 대한 검증이 좀 많이 안 돼 있고요. 그게 우크라이나에서 가져온 엔진이다. 이렇기 때문에 좀 애매합니다.

◇ 김현정> 북한은 7개 안에는 못 들어가는. 아니, 북한이 어떻게 그렇게 들어가 있어요? 이런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결국은 이게 군사 문제하고도 연결이 다 되는 거잖아요. 여기다가 미사일 실어서 쏘는 거잖아요.

◆ 김진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군사 기술과도 여러분, 다 연결이 되는 거기 때문에 이게 또 중요한 기술이기도 합니다.

◆ 김진한> 그래서 이것이 MTCR이라고 해서 기술들을 서로 국가 간에 공유하지 못하게 하는 국제적인 협정이 있습니다.

◇ 김현정>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 MTCR.

◆ 김진한> 맞습니다. 그게 아마 1987년에 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저희도 여기에 나로호 전에 가입해서 거기에 대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MTCR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기술 이전을 그렇게 서로들 안 시켜주는 거예요?

◆ 김진한> 네, 안 시켜주고 제한합니다. 어떤 기술까지는 되지만 그 이상 기술은 안 된다 그래서 그걸 클래스를 다 나눠놨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핵심 기술은 절대 알려줄 수 없게, 서로.

◆ 김진한> 엔진은 당연히 (기술이전)안 되는 기술로 들어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거군요. 알려줄 수도 없지만 또 알려주기도 싫겠어요, 서로 이 중요한 기술을.

◆ 김진한> 그렇죠.

◇ 김현정> 단장님, 지난밤에 밤잠을 설치실 만하네요. (웃음) 듣고 보니까 이게 엄청난 건데. 그런데 여러분, 이게 우주 발사체 전체의 성공까지는. 그러니까 누리호가 완성되기까지는 아직도 3년 남은 겁니다. 그렇죠, 단장님?

◆ 김진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발사체 심장, 엔진까지만 어제 성공을 한 건데 그러면 전체 그림으로 봤을 때 한 몇 부 능선, 몇 퍼센트나 된 거라고 보면 돼요?

◆ 김진한>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보고요. 지금 같이 준비를 미리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누리호 1, 2, 3단을 저희가 개발해야 되는 중에 2단을 발사해서 성공했다고 보시면 되고요. 1단과 3단이 남아 있습니다. 그건 지금 또 계속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 김현정> 동시에.

◆ 김진한> 8부 능선 정도 올랐고 저희가 엔진 성공하고 같이 시험 발사체 전체 시스템이 성공한 걸 봤기 때문에 이제 못 할 이유는 없습니다. 못 할 이유는 없고 다만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2021년까지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느냐. 그거 관건만 남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어떤 분이 이런 질문 주셨어요. 우리 기술로 만든 위성들이 이미 있지 않느냐. 우리별 3호 같은 거. 그거하고 이거하고는 뭐가 다르냐. 그것도 우리 독자 기술이라고 그랬는데 이러셨는데. 위성하고 우주 발사체하고는 전혀 다른 얘기죠?

◆ 김진한> 전혀 다르죠. 위성은 지구를 관측하기 위한 눈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발사체는 그 눈을 지구 위에 올려놓기 위한 이송 수단이죠.

◇ 김현정> 그렇죠. 발사체에 위성을 실어서 그걸 올리는 건데. 지금까지 우리가 독자적으로 만든 그 위성들은 다른 나라 기술로 만든 발사체로 올렸던 건데.

◆ 김진한> 다른 나라에 의뢰해서, 돈을 주고 의뢰해서 발사했던 것들이죠.

'누리호' 시험발사체 모습. (사진=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김현정> 이제는 우리 걸로 올리는 것까지 가능해진다. 어떤 분들은 또 그러세요. 아니, 독자적으로 쏠 수 있게 되면 그건 어떤 이점이 있는 겁니까?

◆ 김진한> 네, 저희가 위성을 만들어서 원하는 때 그 위성을 올려놓고 볼 수 있어야 됩니다. 왜냐하면 위성의 생명 주기가 한 5년에서 7년 정도 되는데요. 혹시 중간에 고장이 난다든지 했을 때 우리가 위성을 빨리 올려야 되겠다 해도 다른 나라에서는 기다려주지 않고 저희가 대기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됩니다.

◇ 김현정> 줄 서 있어요, 그거? 스케줄이 다?

◆ 김진한> 굉장히 많은 요구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원하는 때 올라가는 건 굉장히 힘들고요. 기다리기 때문에 저희가 그런데 눈을 갖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이제 국방에도 문제가 될 수도 있겠고.

◇ 김현정> 정찰 위성 같은 거.

◆ 김진한> 아니면 기상 같은 것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을 거고.

◇ 김현정> 기상 위성.

◆ 김진한> 여러 가지 재해 같은 거 관측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을 원하는 때 갖지 못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움이 있는 거죠. 국가 운영에서.

◇ 김현정> 중요한 거네요.

◆ 김진한> 매우 중요합니다.

◇ 김현정> 강대국 힘 빌리지 않고 아무 때나 우리가 쏘아올려서 정찰도 할 수 있고 다목적 위성들을 다 쏘아올릴 수 있다는 점. 그러면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의 우주 산업 기술력이라고 그럴까요? 순위는 어느 정도 된다고 볼 수 있어요?

◆ 김진한>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린 스페이스 클럽, 한 10개국이 우리 앞에 있었는데 북한은 이제 우리가 2021년 누리호를 발사하면 우리가 더 앞선다고 보면 되고요. 지금도 아마 앞서 있다고는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제가 그러고 보니까 아까 10개국을 쭉 좀 불러드린다는 게 안 불러드렸는데 스페이스 클럽에 들어가 있는 10개국. 미국, 러시아, 일본, 이스라엘, 북한, 영국, 프랑스 또 어디?

◆ 김진한> 중국, 인도, 이란.

◇ 김현정> 중국, 인도, 이란. 그렇군요. 들으시면 여러분 느껴지시죠? 결국 군사 대국들이 다 여기 있는 거고 이 스페이스 클럽에 있는 나라들이 결국 기술력도 그 순위다라고 보면 되는 거고요?

◆ 김진한> 그렇죠. 그렇게 볼 수 있는데 지금은 거의 미국과 러시아는 이제 나라가 어려워서 점점 기울고 있는 형국이지만 거의 세계 2위라고 보시면 되고. 중국과 인도가 굉장히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3위가 중국입니까?

◆ 김진한> 요새는 2위라고까지 봐줘도 되는 게 여러 가지 기술들을 많이 개발하고 있고 러시아를 앞서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중국이 하여튼 무섭게 떠오르더라고요, 우주 산업에서.

◆ 김진한> 우리가 좀 배워야 될 필요가 있는 게 그 나라는 잘 아시겠지만 꾸준하게 전략을 가지고 꾸준하게 밀어주는 그런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좀 그런 체제로 바뀌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팀원이 몇 명이나 되죠, 단장님 거기?

◆ 김진한> 발사체에는 한 250명 정도 되고요. 엔진 쪽에는 저희 한 80명 정도가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돌이켜보면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세요?

◆ 김진한> 연소 불안정이라고 해서 연소기 자체에서의 그런 어려운 기술이 있는데 그것을 극복할 때 굉장히 어려웠죠. 이것이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항상 어려운 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내가 어디까지 온 건지를 모를 때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 김현정> 그 표현 참... 어디까지 온 건지나 좀 알았으면 좋겠는데 그것조차 모를 때.

◆ 김진한> 그렇죠. 그것조차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런 거죠.

◇ 김현정> 고생 정말 많이 하셨고요. 그 80명, 또 전체적으로 250명의 모든 구성원들 다 끝까지 힘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김진한> 감사합니다. 저희 열심히 하던 연구원이 허리에 디스크가 사실 있었는데 자기 일 마칠 때마다 아마 계속 참았던 것 같습니다. 그저께 자기 일 다 마치고 입원하겠다고. 그런 친구도 있고 주말 부부 하는 친구들 많이 있고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서 연구원들과 특히 가족들에게 감사와 또 죄송하다는 말씀 함께 올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 디스크가 그게 생각보다 진짜 고통스러운 건데.

◆ 김진한> 도저히 못 참겠다고 발사까지 못 보고 자기 일은 다 하고. (병원)가겠노라고.

◇ 김현정> 제가 정말 크게 국민 대표해서 박수 드리고요. 끝까지 마지막 2부 능선까지 잘 넘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진한> 감사합니다.

◇ 김현정> 단장님, 고맙습니다.

◆ 김진한> 네.

◇ 김현정> 어제 누리호 엔진 발사 시험에 성공했습니다.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엔진 개발 단장이세요. 김진한 단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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