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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내년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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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조원 넘어선 가계부채, 금융불균형 해소 차원
경기하강 우려에 내년 동결 또는 한차례 인상 전망

한국은행기준금리추이(759*416) [비쥬얼그래픽팀 = 임금진PD]

 

NOCUTBIZ
기준금리 인상 실기 논란 속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0일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통위는 올해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마지막 회의다.

금통위가 이 번에 기준금리를 1.75%로 올리게 되면 지난해 11월말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1년만에 추가 인상이 이뤄지게 된다.

한은은 이주열 총재 연임 이후 기준금리 추가인상 시점을 저울질해왔지만 실제 올리진 않았다.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미중무역 분쟁 등 예기지 않은 대외 변수가 발생한데다 저물가와 경기지표 악화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지난달 이후부터 기준금리 인상시점을 미룰 수 없다는 금리인상론이 한은과 시장에서 부쩍 힘을 받고 있다.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누증되는 금융불균형, 한미간 기준금리차 확대에 따른 부작용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거시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금융불균형을 완화하고 정책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금리인상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선 인상 소수 의견이 7명 중 2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또 공개된 10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이들 이외 2명의 금통위원이 10월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자면서도 금융불균형 누적을 경계해야 한다며 매파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고, 소비자물가상승률도 목표치에 근접하기 때문에 이달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데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가장 큰 요인은 누증된 금융불균형이다.

'빚내서 집사기'를 권장했던 지난 정권의 부동산 부양책과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로 인해 가계부채는 지난 3분기 기준 1514조4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전년동기대비 가계부채 증가율이 6.7%로 15분기 만에 6%대로 떨어지고 7분기 연속 둔화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총처분가능소득증가율은 4.5%에 불과하다.

더욱이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2금융권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등 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금리인상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더 잡지 못할 경우 금융시스템의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게 한은의 판단이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과잉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간 것도 고려요인이다. 한은은 특정 지역의 부동산값을 잡기 위해 통화정책을 동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과잉유동성이 부동산값 폭등을 초래한 원인중 하나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또 미국 연준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폭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이 이 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미 연준이 예상대로 12월에 기준금리를 2.25%~2.50%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폭은 1% 포인트로 벌어진다.

이렇게 되면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확산과 맞물리면서 외국인 자본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 지난 2006년 5~7월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폭이 1%포인트로 확대됐을 당시에도 외국인 자금이 8조2000억원에 유출됐었다.

관건은 한은이 11월에 이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할 수 있느냐 여부다. 내년 경기전망이 올해보다 더 어두운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여건이 안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6~9개월뒤 경기흐름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8월까지 17개월째 하락세다. 국내외 기관들은 잇따라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등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보증권 백윤민 수석연구원은 "대부분 증권사들은 내년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상반기에 미국 기준금리가 3%까지 가면 양국간 기준금리 격차가 125bp까지 벌어지게 되는데 3분기 정도에 한차례 정도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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