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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문재인은 목숨 건 중매쟁이..北, 선물 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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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1월 21일 (수)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중앙홀딩스 회장)

 



◇ 정관용> 시사자키 2부 시작합니다. 오늘 스튜디오에 정말 특별한 손님 한 분 모셨는데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현재는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계신 분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중앙일보 사주이시고요. 또 삼성, 보광그룹 재벌이시기도 하고요. 한마디로 보수의 핵심 심장부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난번에는 한반도평화만들기라는 책을, 또 올해는 한반도평화오디세이 책을 연달아 두 권의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책을 펴내시고 최근에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셔서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좀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홍석현>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방송 인터뷰 처음이시죠?

◆ 홍석현> 처음입니다.

◇ 정관용> 그동안 지면 인터뷰나 이런 건 몇 차례 있었습니다마는. 그렇죠? 왜 방송 인터뷰를 안 하셨어요?

◆ 홍석현> 불러주는 데도 없었고요. 그리고 또 몇 군데 한번 오라는 이야기는 있었습니다만 제가 나갈 자리가 아닌 것 같고. 또 떨리기도 하고. 그래서 사양했습니다.

◇ 정관용> 오늘은 어떻게 나오셨어요?

◆ 홍석현> 오늘은 제가 책을 또 냈으니까요. 책을 중심으로 말씀을 나누자는 그런 얘기를 하셨고. 또 정관용 시사자키는 꼭 한번 나가볼 만하다고 여러 사람이 권하더군요.

◇ 정관용> 고맙습니다, 나와주셔서.

◆ 홍석현> 감사합니다. 불러주셔서.

◇ 정관용> 원래 대학 전공은 공학. 서울 공대 나오셨고. 그리고 미국에서 공부하시고 박사는 경영학도 하시고.

◆ 홍석현> 경제학을 했습니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그런데 국제 정세, 한반도 이런 쪽은 사실 공부를 안 하셨잖아요.

◆ 홍석현> 공부는 안 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어디 구멍이 많이 나 있는 나름대로 제 식의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작년에 왜 중앙일보,JTBC 회장직도 다 그만두셨죠.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의 이사장으로만 활동하고 계시고. 지난해, 올해 또 책을 연달아 두 권 펴내셨는데. 어떻게 이런 활동을 왕성하게 하시게 됐는지.

◆ 홍석현> 제가 이런 문제에 관심을 깊이 갖게 된 건 30년 되고요. 그리고 사실 북한에 대한 관심이 우연치 않게 제가 유학을 하고 있는 동안에 74년으로 기억합니다. 많은 청취자들 태어나시기 전의 이야기 같이 들립니다마는. 조안 로빈슨이라는 케임브리지대학의 막시스트 경제학자가 제가 공부하고 있는 학교를 방문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연설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래서 그분의 책을 도서관에서 구해서 봤습니다. 아주 얇은 책인데 코리안 미라클이라는 얘기죠. 64년에 발간된 책인데 코리안 미라클 하면 우리가 한강의 기적을 상상을 할 수밖에 없는데.

◇ 정관용> 74년이면 한강 기적 전이죠?

◆ 홍석현> 64년이었으니까요. 그 책이 나온 것은. 그러니까 대동강의 기적을 썼더라고요.

◇ 정관용> 평양, 대동강.

◆ 홍석현> 제가 그 책을 읽어보니까 60년대 초반에 우리 남쪽보다 훨씬 잘 살았다는 기록이에요. 상당히 충격을 받았고. 그래서 그때부터 북한에 대한 관심을 쭉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제 그때 20대 중반이었고 30대 중후반에 가서는 또 제가 이제 원불교 신자인데 종법사, 대산종법사께서 특별히 저한테 통일 문제, 남북 문제에 대한 아주 여러 가지 가르침을 많이 주셨습니다. 그게 계기가 됐다면 됐는데요.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94년에 김일성 주석이 사망을 한 7월 언제인가 기억을 하실 겁니다.

◇ 정관용> 그때 조문 파동 나고.

◆ 홍석현> 바로 그 조문 파동 나고 한 두 달이 채 안 됐는데 그 당시는 은퇴하고 계셨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산으로 저를 부르셨어요.

◇ 정관용> 대선 지고 정계은퇴 선언하고.

◆ 홍석현> 그런데 저하고는 이제 오랜 인연이 있습니다, 집안으로. 그래서 가서 이제 일산에서 한 3~4시간을 남북 문제, 통일 문제에 대해서 당부 말씀도 있었고. 그래서 제가 그때부터 좀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작년에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제는 거의 무슨 전업 비슷하게 돼버렸어요. 일생의 과업이 된 그런 느낌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제가 앞에 처음 소개도 했습니다만 대한민국 보수의 어떤 심장, 핵심 아이콘의 한 분이라고도 칭해도 과언이 아닌데. 보수 진영 쪽에서 한반도 평화, 한반도 평화를 계속 외치는 분은 제가 지금까지 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그런 점에서 상당히 독특하시다는 거죠.

◆ 홍석현> 외쳤는데 보수고 진보고 아무도 관심을 안 가졌습니다. 그게 아마 왜 저 사람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 저렇게 깊은 관심을 가질까 그거에 대해서 아마 의문을 가졌던 것도 있고요. 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을 거고 어떻게 보면 외로운, 메아리 없는 아우성을 지난 한 30년 외친 그런 느낌이 드네요. 좀 허무도 하고.

◇ 정관용> 그래요? 주변에 자주 만나시는 그쪽 세계 분들은 조금 이상하게 보지 않던가요?

◆ 홍석현> 좀 이상하게 보죠. 이상하게 보고.. 특히 이제 여러 가지 요즘은 SNS상에 또 여러 가지 가짜뉴스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점을 퍼서 날라서 저한테도 보내주고 할 때에는 저도 상처를 받고 그럽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잡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종민기자

 

◇ 정관용> 이번에 펴내신 한반도평화오디세이. 제가 쭉 읽어봤더니 현재 북핵, 북미 간의 치열한 협상 국면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세세한 조언까지도 들어 있고요. 그리고 북한이 정말로 변화한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까지도 담겨 있고. 상당히 여러 가지 내용이 세세하게 담겨져 있던데. 북한 내부의 특히 경제적 요인을 통한 북한 내부의 내적 동인. 북한은 이제 핵보다는 경제를 택할 수밖에 없는 어떤 국면에 왔다, 이 점을 강조하고 계신 것 같은데 정말 그런 국면이라고 보세요?

◆ 홍석현> 그러니까 북한의 입장에서 이제 생각을 해 본다면 핵이라는 건 이제 체제안전의 보장책 아니겠습니까? 보장책만 주어진다면 어느 지도자가 경제 발전을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제가 지난번 평양 가서도 확인을 했지만 경제 발전에 대한 열망은 절실하다, 그런 것을 제 눈으로 보고 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렇게 갈 수 있도록 우리가 남북이, 북미가, 또 국제사회가 또 남쪽의 보수, 진보가 힘을 합쳐서 어떻게 가야 되느냐. 그게 우리 앞에 놓여진 숙제가 아닐까.

◇ 정관용> 과제죠. 한걸음 더 나아가서 북한 내부의 현재 경제 상황, 북한 주민들의 어떤 욕구. 이런 것들을 반영할 때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 국면을 끌고 가다가 다시 또 강한 제재를 받아서 경제를 지금보다 조금 더 변화된, 업그레이드된 상태로 못 만들면 오히려 그게 김정은 체제의 위협이 될 수도 있는.

◆ 홍석현> 저는 지금 교수님 말씀에 120%를 동의를 하고요. 이렇게도 한번 말씀을 드려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이제 우스갯소리로 보수, 제 친구들한테 이야기할 때 이런 비유를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도 지금은 다당제이기는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거의 양당이 이제 대다수를 가지고 있는데 북한도 저는 양당체제이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집권여당은 조선노동당이고 그다음에 야당은 장마당이다. (웃음)

왜 그런가 하면 지금 장마당이라는 게 한 460개 있다고 그러죠, 전국에. 어떻게 보면 풀뿌리 조직의 당원을 가진 북한 주민의 70%가 장마당의 당원입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의 70%의 장마당 당원들의 소득의 70%가 장마당 활동에서 나오고 있죠. 그런 관점에서 볼 때에는 사실 과거 김정일 또 할아버지 김일성. 이 두 분이 주민한테 주는 어떤 위엄이나 또는 주민한테 주는 경제적 보상이 지금 김정은 시대에 와서는 훨씬 낮아졌다.

◇ 정관용> 그렇죠. 당이 국가가 주는 게 아니라 장마당이 준다.

◆ 홍석현> 장마당에서 주기 때문에. 그래서 이 장마당 활동이 제재 국면에서는 분명히 큰 영향이 갈 겁니다. 그래서 이게 장기화한다거나 할 때 과연 통제가 그렇게 쉬울까. 그런 차원도 저는 무시할 수 없을 요소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야당이 있다, 장마당이라는 당이 있다. 아주 절묘한 표현이신 것 같아요. 그 야당...

◆ 홍석현> 그렇게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거죠.

◇ 정관용> 그 야당을 김정은도 절대 무시 못하는 현재 상황이 가고 있다. 그 표현, 좋습니다. 미국의 주요 세력들은 북한을 못 믿는다 이렇게 하셨는데 반대로 우리 사회의 또 진보적 지식인 집단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미국의 주류 사회는 북한을 못 믿는 게 아니라 북한을 안 믿는 거다. 그 이유는 미래의 세계 패권 전략상 또 앞으로 중국과의 경쟁 구도 등등에서 동북아시아의 끊임없는 긴장이 있어야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그런 생각의 전략적 구도하에 미국은 북한이 정말 진정성 있게 핵포기를 하려고 덤벼도 아마 끝끝내 평화 협정까지는 안 들어줄 것이다. 계속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다라고 의심하거든요.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홍석현> 저는 그 점은 상당히 논리상의 오류가 있다고 보고요. 저는 틀린 견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 논리는 잘 알고 소위 군산복합체 논리이고, 그렇지 않습니까? 저는 우리나라 진보 세력이 주장하는 그러한 것을 북한 지도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북한 지도부도?

◆ 홍석현> 북한 지도부가 오히려 미국을 저는 더 믿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 지도부의 체제에 대한 불안. 또 미국의 힘에 대한 두려움.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크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정말 무서워하죠.

◆ 홍석현> 그런 의미에서 이제 미국에 대한 불신은 있지만 사실 지금 대만, 중국 간의 양안 관계, 또 기타 무슨 남중국해 문제 이런 것을 생각할 때 군산복합체가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남북 긴장을 원한다면 그쪽의 긴장 관계가 저는 적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굳이 한반도가 아니라도? 중국 견제용 분쟁은 많다.

◆ 홍석현> 중국 견제용으로 남북 긴장을 가지고 간다? 그건 약간 과장된 생각 아닌가, 저는 그렇게 봅니다, 개인적으로.

◇ 정관용> 그렇다면 홍 회장님 판단에는 정말 북한이 진정성 있는 스텝, 발자국을 밟아오면 미국은 정말 평화협정 북미수교까지.

◆ 홍석현> 환영을, 대환영을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미국, 지난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언론하고 TV인터뷰를 하면서 저도 직접 봤는데 가장 어려운 결정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북한과의 문제를 대화 국면으로 끌어간 것이다. 그걸 뒤집어서 본다면 가장 큰 업적이 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즉 미국의 주류 세력도 정말 북한이 진정성 있게 한다면 대환영 할 것이다.

◆ 홍석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뭐 중국의 주류 세력이 조금 당황하겠죠. 그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 정관용> 그건 왜 그럴까요?

◆ 홍석현> 아직은 중국이 볼 때 북한의 중국에 대한 국익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굉장히 크다고 봐야 하겠죠.

◇ 정관용> 그래서 정말 북한이 북미수교까지 가는 국면까지는 예상치 못한다, 중국은?

◆ 홍석현> 북미 수교 필연성에 대해서는 저는 중국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다만 북한이 정말 미국과의 수교를 하고 또 통상을 확대하고 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적어지고. 또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때 중국이 절대로 인정은 안 하겠지만 조금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중국 얘기 나온 김에 일본까지 해 보죠. 일본이야말로 지금 평화헌법 없애버리고 군비확장 하고 이렇게 하는데 그동안 북한이 굉장히 중요한 구실 역할을 했습니다. 어떻게 반응할까요, 일본은?

◆ 홍석현> 아베 정권의 탄생이 사실은 납치 문제에서 비롯됐지 않습니까? 1차 아베의 집권은 납치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들어간 때부터의 기여가 컸다고 보고 사실 2차 정부에서도 여러 번 위기가 있었는데 핵실험 또 이런 긴장 국면이 아베의 지지율을 받혀주는 데 많이 역할을 했죠.

◇ 정관용> 큰 역할을 했죠.

◆ 홍석현> 그리고 사실 또 일본의 극우세력 쪽에서는 핵무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많죠.

◆ 홍석현> 그렇기 때문에 또 중국이 북한의 핵을 빌미로 일본이 재무장할까 봐 두려워하는 점도 있죠. 그래서 이제 아까 그 미국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우리 진보세력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사실 브레진스키가 얘기하듯이 우리나라가 폴란드만큼 지정학적으로 참 나쁜 위치에 있는 나라죠. 강국에 둘러싸여서 있으니까. 지금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이렇게 놓고 본다면 그래도 가장 우리의 통일을 바라는 나라는 저는 미국일 거라고 봅니다. 일본보다도.

◇ 정관용> 일본보다 그렇죠.

◆ 홍석현> 중국보다도. 가까이 있으니까요. 강한 나라가 가까이 있는 나라를 보기 좋아하는 나라는 없죠.

(사진=윤창원기자)

 

◇ 정관용> 지금 그 말씀 쭉 들으면서 왜 태극기집회 보면 성조기 항상 등장하잖아요. 우리나라에 상당히 극우적 보수집단도 한미동맹, 한미관계, 안보 이거 굉장히 중요시하고. 그런데 요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북한하고 만난다는 말이에요. 보수진영설의 어떤 머릿속에 어떤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까. 그렇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거 조금 아까 표현하시기를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해간다면 미국의 주류 세력은 대환영할 것이다 했는데 우리나라의 보수세력도 대환영할까요?

◆ 홍석현> 뿌리 깊은 불신이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리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보수세력과 야당과 끊임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책의 제목도 한반도평화오디세이 이지만 비핵화와 평화로 가는 길은 저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끝날 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게 그렇게 먼 길을 가려면 아프리카 속담에도 있지 않습니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 그거와 마찬가지로 보수, 진보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해서는 저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너무 지당한 말씀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 홍석현> 그렇지 않죠. 그렇지 않죠.

◇ 정관용> 심지어 이 책에서는 지난번에 그 원전 문제 가지고 문재인 정부가 공론화위원회 만들었던 것처럼 북한 문제에 대한 남남 합의를 위한 공론화위원회 같은 걸 한번 만들어라 이런 제안도 하셨던데. 이 정도 큰 주제가 공론화위원회로 될까요?

◆ 홍석현> 안 돼죠. (웃음) 그런데 그때 제가 책을 준비하고 있을 때 원전 공론화위원회가 있었어요. 그래서 원전 같은 우리 한반도평화 문제,통일 문제보다는 훨씬 작은 문제도 공론화위원회를 만드는데 우리는 왜 대토론이 곳곳에서 벌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제가 이제 일례를 든 것이죠. 그런데 사실 독일은 우리보다는 사실은 통일은 독일이 더 어려운 상황이죠. 왜냐하면 너무 전쟁을 두 번 일으킨 센 나라니까. 그렇지만 독일이 먼저 통일이 됐잖아요. 그런데 두 가지 이유가 저는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동서독 간에 전쟁은 안 했죠.

◇ 정관용> 맞아요. 자체 전쟁은 안 했죠.

◆ 홍석현> 자체 전쟁은 안 했죠. 그러면서 우리의 아픔이 크다는 점이 하나가 있고 이제 두 번째가 독일 통일 과정 우리 교수님 저보다도 더 잘 아시겠지만 소위 진보와 보수의 대타협을 통한 하나의 동방정책을 만들어 나간 것 있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동방정책을 20여 년 이상 쭉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해 온. 그렇죠.

◆ 홍석현> 그게 이제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겐셔 외무장관 아니겠습니까? 겐셔 외무장관이 18년을 외무장관을 했어요. 그것도 양대 정당이 아니라 제3당의. 그러니까 아마 전 세계 역사상 외무장관 제일 오래 한 사람이고 진보, 보수를 넘어서서.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도 그 정도로 적어도 남북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되는데. 문재인 정부는 더 보수세력, 야당과 노력을 더 기울여라 충고해 주셨으니까. 자유한국당한테 충고를 해 주신다면요.

◆ 홍석현> 자유한국당은 저는 자유한국당 대로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이 남북 문제에 관해서.

◆ 홍석현> 남북 문제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저는 이 비핵화 문제라는 것은 이제 우리가 당사자거든요. 그렇지만 책에서도 얘기를 했지만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중매쟁이 역할을 하고 있는 거예요. 굉장히 중요한 중매쟁이 역할을 하고 있고 지금까지 저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사실 목숨을 건 중매쟁이거든요. 정권의 명운을 사실 걸고 하고 있는 것인데요.

사실은 이게 우리가 당사자이지만 지금 핵 문제에 관해서는 북한과 미국이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죠.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평양에서는 비핵화 문제를 의제에 올려서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사람과 사람이라는 게 마주앉으면 거북한 얘기하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야당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 논리정연하게 김정은 위원장한테 문재인 대통령보다 한 10배 강한 포지션을, 말을 해야 합니다. 비아냥거려서는 안 되는 거죠. 그러면 그게 이제 어떻게 보면 이 정권을 비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도와주는 것.

◇ 정관용> 그러니까요.

◆ 홍석현> 큰 흐름에서 남쪽에 저렇게 강한 반대가 있구나. 내가 좀 움직여야 하겠다라는 그런 김정은 위원장의 각성이 일어날 수도 있는 거고 그런데 이게 야당의 소리는 사실 안 들리거든요.

◇ 정관용> 대체로 그냥 우려, 걱정을 넘어서 안 될 거다. 왜 우리는 못 믿겠는데 성큼성큼 너만 먼저 가느냐라고 계속 발목 잡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거든요.

◆ 홍석현> 그런 면이 있죠. 그런데 사실 이게 저도 미래에 대해서는 상당히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이게 안 되면 어떻게 됩니까?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 정관용> 글쎄요. 그런데 안 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거든요.

◆ 홍석현> 설마 그렇지 않겠죠. 그렇지만은 않겠지만 어떻게 가야 한다라는 것을 오히려 미국 주류보다 더 강하게 논리정연하게 아주 체계적으로 저는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야당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이왕 내친 김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말 우리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심지어는 필요하면 전쟁까지 해서라도 무너뜨려서 우리가 저걸 통일하는 게 맞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 홍석현> 일부 있겠죠.

◇ 정관용> 여전히 계신 거 아닙니까?

◆ 홍석현> 일부 있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오바마 정부에서도 전쟁 플랜을 완벽하게 세웠다 그러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난 2017년에도.

◇ 정관용> 작년도.

◆ 홍석현> 상원위원장, 국방위원장 상원의 얘기에 의하면 11월 26일에 전쟁 준비가 완료가 됐다. 그리고 그렇게 긴 전쟁이 아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코피작전 때에도 왜 전쟁을 할 수 없느냐 그런 논리로 전쟁을 안 했는데 전쟁을 했을 때 그건 도저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죠, 그건. 그거에 찬동하는 분이 그렇게 많을까요?

◇ 정관용> 그렇죠? 그런 생각은 해서는 안 되는 거죠?

◆ 홍석현> 그런 생각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죠.

◇ 정관용> 아까 미국 주류부터 시작해서 얘기가 쭉 이렇게 흘러왔습니다만 저는 진짜 우리나라의 어떤 재벌, 대기업, 주류 세력, 기득권 집단의 입장에서 봐도 남북 간의 긴장이 계속 고조되는 게 그분들의 경제적 이득에도 무슨 도움이 됩니까? 그런데 계속 왜 긴장 고조 쪽의 발언을 세게 내놓으시는지 그게 참 의아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히려 남북 평화가 급진전되는 게 그분들의 경제적 이익에도 도움되는 거 아닌가요?

◆ 홍석현> 저는 뭐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부에서도 남북 화해 노력은 생각은 갖고 있었다고 생각은 합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정상회담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그런데 그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비판의 목소리도 낼 수 있을 것이고 또 천안함이다 여러 가지 금강산이다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런데 박근혜 정부 때에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 홍석현> 박근혜 정부 때는 조금 저도 생각을. 과연 화해를, 협력을 통해서 갈 생각이 과거 정부보다는 못하지 않았나.

◇ 정관용> 곧 망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거 아닐까요?

◆ 홍석현> 그런 낌새도 저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94년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에 사실 김영삼 정부도 한때 북한 붕괴론에 대해서 상당히 깊은 관심을 가졌던 건 사실이고 또 미국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지금 국면에서는 북한을 강한 압박과 제재로 스스로 망하게 한다. 우선 그것의 현실적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은 상황 아니에요?

◆ 홍석현> 우선 저는 거기에 희망을 걸고 간다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현실적으로도 그것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래서 어떻게든 지금의 이 모멘텀을 잘 활용해서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에 북미 수교, 남북 간에도 서로 대사관도 만들고 이런 정도까지 가자 그 말씀 아니겠습니까?

◆ 홍석현> 그런데 이제 전제가 비핵화. 비핵화가 계속 진전이 된다는 전제 하에서죠.

홍석현 한반도평홤나들기 재단 이사장(좌)와 정관용 앵커(우) (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지금 협상이 약간 좀 꼬여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이 책에서 홍 회장께서는 북한의 프런트 로딩, 북한의 좀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셨는데 또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북한은 실험장도 없애고 뭐도 하고 여러 가지 했는데 미국은 뭐 했냐, 한 게 아무것도 없다 이런 인식도 있는데 여전히 북한 프런트로딩을 해야 한다는 것은 왜 그렇습니까?

◆ 홍석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싱가포르에서 세계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사실 70년 만에 북한의 지도자와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

◇ 정관용> 만났다는 것 자체.

◆ 홍석현> 자체가 큰 선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큰 선물이고 또 제가 여러 가지 이곳저곳에서 말씀을 하고 있지만 사실 싱가포르에서는 구체적인 어떤 압박과 조건과 이런 거 없이 만났거든요. 그것은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는지 그것은 모르겠지만 사실 김정은 위원장의 국제적 위상이 엄청나게 올라갔고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면 사실 있기 힘든 일이 벌어졌던 거죠. 미국 주류와 또 백악관 국무성에도 그렇게 썩 찬성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여러 가지 무슨 파괴도 하고 풍계리도 어떻게 하고 그랬지만 이제는 사실은 북한이 한번 움직일 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 정관용> 한 번 더.

◆ 홍석현> 그래서 꼭 트럼프 대통령한테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께도 선물을 좀 하나 내줄 때가 아닌가. 그것을 이제 비핵화라는 것의 의지를 구체적 행동으로. 사실 이제 프런트로딩의 내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죠. 그렇지만 상식적으로 볼 때 국제사회가 정말 이제 움직이는구나. 북한도 입장을 논리적으로는 여러 가지 세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행동을 할 때가 아니냐 하는 생각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 책의 곳곳에는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정말 현명한 판단을. 그것도 시간을 놓치지 말고 하기를 바란다라고 하는 우리 홍 회장의 간곡한 표현들이 여럿 있어서 이 책을 어찌 보면 김정은 위원장한테 보내는 책인 것 같다, 이런 생각도 해 봤어요.

그리고 이 책 뒤에 앞으로 홍 회장께서 하고자 하는 역할에 대해 스스로 표현하시기를 예컨대 북한을 국제사회로 진입시키는 데 필요한 역할을 맡을 수도 있을 거예요, 이런 표현을 쓰신 것을 보면 제가 정말 많은 가정법을 다 생략하고 드리는 얘기인데 아주 국면이 잘 풀려서 북미 간 평화협정까지도 거의 가시권에 오고 그리고 북한이 정말 개혁개방의 길로 가겠다는 의지가 있어서 예컨대 우리 홍석현 회장 같으신 분한테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경제 고문 좀 해 주세요, 예를 들어서. 요청이 오면 응하시렵니까?

◆ 홍석현> 경제 고문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그런 거라면 어떤 직을 가지고 타이틀을 가지고 할 수도 있겠지만.

◇ 정관용> 직에 관계없이.

◆ 홍석현> 그 직에도 상관없이 저는 국제 기관에도 근무한 경험이 있고 여러 가지 국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라면 정말 발벗고 나서서 도울 수 있는,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김정은 위원장한테서 러브콜이 왔으면 좋겠네요.

◆ 홍석현> 글쎄, 저 개인이 한다기보다는. 개인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을 모아서 또 이곳저곳 다니면서 그런 지혜를 모아서 그것은 한두 사람이 할 일은 아니죠.

◇ 정관용> 제가 드린 말씀도 상징적인 말이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의 주류 세력들로부터 이런 도움 받고 싶다라는 것이 상식화되는 그런 분위기를 우리가 만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 홍석현> 이번에 평양 가서도 느낀 것이지만 재계 지도자들 많이 같이 갔지 않습니까? 북한의 관심이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높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점에서도 제가 상당히,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이 이대로 갈 수 없다 하는 것에 대해서는 결심을 한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아무쪼록 정말 평화오디세이처럼 잘 풀려서 우리 홍 회장님도 큰 역할하시기를 기대해 보겠고요.

◆ 홍석현> 저는 심부름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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