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정상회담을 갖고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북미 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두 정상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북미 협상을 파악하고 있는 두 정상이 현 상황에 대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표현으로 긍정 평가한 셈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파푸아뉴기니에 방문한 두 정상은 이날 현지 포트모르즈비 시내 스탠리 호텔에서 35분 동안 회담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한이 남북관계를 더 성숙하게 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을 찾아 달라"고 했고, 시 주석은 "초청에 감사하다. 내년 편리한 시기에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시 주석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도 평양에 방문해 줄 것을 요청받았으며, "내년에 시간을 내서 방북할 생각"이라는 의사를 문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또 "남북의 2032년 하계 올림픽 공동 추진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이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하자 이 같이 화답했다.
두 정상은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에 대해 공동 대처해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회담 모두발언에서부터 "스모그와 초미세 먼지가 국가적인 현안이기에 함께 긴밀하게 공동 대응하며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두 정상은 이 밖에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호혜적 타결을 위해 논의를 진척시키기로 하고, 중국군 유해 송환사업도 한중 우호 증진·신뢰 회복을 상징하는 사업으로서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의 보존을 위한 중국 측의 지속적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으며, 시 주석은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의 해결 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두 정상의 공통 인식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을 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일이 이뤄지는 데는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가 필요한데, 그 조건들이 맞아떨어져가고 있다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중국은 동북아 평화 번영이라는 전략적 이익이 일치하는 만큼, 한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양국이 더욱 긴밀히 공동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한반도에 전인미답(前人未踏·이전 사람이 아무도 밟지 않음)의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 주석이 세 차례의 중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 진전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한중관계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으므로 가지가 무성하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건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며 "양국은 이웃의 나라와 협력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며 공평하고 공정한 국제질서를 수행하는데 입장이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 심화시키고, 이 지역의 항구적 번영을 유지하는 데 계속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