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중동계 사업가에게 이란 인사 암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대선개입의혹을 받고 있는 이들 사업가들은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최측근에게 암살작전을 수행하는 회사를 소개까지 해줬다.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 연루의혹으로 지난달 경질된 아흐메드 알 아시리 장군이 지난해 소규모 사업가 그룹에게 사우디왕국의 이란인 적들을 암살하기 위한 민간기업 이용에 대해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서 소규모 사업가 그룹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진 레바논계 미국 사업가인 조지 네이더와 이스라엘 소셜미디어 전문가 조엘 자멜을 가리킨다.
사우디 총정보국의 부국장인 아시리 장군은 지난해 3월 네이더가 주최한 리야드 미팅에 참석해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 암살을 문의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이 회의는 이란경제를 교란하려는 민간 정보공작을 이용하기 위해 기업인들이 20억달러를 내는 것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들은 그러나 변호사들과 상의한 뒤 암살작전 가담을 거절했지만 이후 네이더가 아시리측에 전직 영국 특수부대 인사가 운영하는 회사를 소개했다.
네이더와 자멜은 지난 2016년초부터 쿠드스 부대의 숨겨진 해외자산들을 폭로하는 것과 같은 공작을 비롯해 이란에서 소요를 선동하는 가짜 소셜미디어활동, 이란 반체제 단체에 대한 자금지원 등과 같은 대이란 경제전쟁을 입안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란 경제교란에 관심이 없을 것으로 보고 이런 계획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에 가져갔고 결국 벨기에의 한 회의에서 아시리 소장에게 전달됐다.
이들은 미국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자 트럼프 인수위 팀과 사우디에 적극적으로 접근해 자신들의 계획을 팔았다.
이에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5월 자멜과 네이더의 2016년 미국 대선개입의혹을 보도했다.
당시 보도를 보면, 네이더는 지난 2016년 8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자멜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으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가 트럼프후보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들은 로버트 뮬러특검 수사 증인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는데, NYT는 “일련의 조사가 특검의 수사범위와 어떻게 부합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대선개입의혹에 연루된 이들이 사우디왕실의 암살작전에도 일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뮬러특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