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수수료를 0%대로 낮추는 가칭 '제로페이'는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현금을 이체하는 방식 외에 금액을 충전해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충전용 제로페이가 활성화되면서 기존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중기부 "제로페이 안에 금액 충전 앱 별도로 만들 것"'0%대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연내 시범실시를 위해 현재 공동가맹점과 간편결제사업자 모집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이 실질적으로 완화될 수 있도록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년에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제로페이는 결제과정에서 중간단계인 밴사와 카드사를 생략해 0%대의 수수료가 가능하도록 한 결제수단이다.
소비자의 스마트폰 앱으로 QR코드를 인식하고 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된다.
소상공인 가맹점 수수료는 가맹점 연매출액을 기준으로 8억원 이하는 0%, 8억~12억원은 0.3%, 12억원 초과는 0.5%로 각각 설정됐다.
이는 기존 신용카드 수수료율 0.8~2.3%와 비교하면 평균 1.63%가 낮은 것이라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설명했다.
제로페이는 금융계좌를 통해 금액이 이체되는 핵심 기능 외에 제로페이에 있는 별도의 '앱'에 돈을 충전해 사용하는 기능도 갖추게 된다.
이와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2일 "제로페이 안에 금액 충전 앱을 별도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충전용 제로페이는 전통시장에서 사용해야 한다.
이에따라 내년부터 전통시장에서는 기존의 종이 온누리상품권과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외에 제로페이가 함께 쓰일 전망이다.
제로페이를 사용하면 온누리상품권과 마찬가지로 이용금액에 대해 40%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30% 보다 높은 수준이다.
서울시에 이어 경상남도와 대전시가 제로페이 시행계획을 밝히는 등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제로페이를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 종이·카드 온누리상품권 발급비용 4년8개월간 362억원
제로페이 결제방식. (서울시 제공)
제로페이 사업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국회를 중심으로 활용도가 떨어지는 온누리전자상품권 발행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카드형 온누리전자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점포는 전국 22만123개중 7만8천361개에 불과하다.
사용가능 점포를 비율로 따지면 35.6%로 점포 3곳 가운데 2곳은 온누리전자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다.
특히 온라인을 제외한 전통시장에서 사용한 온누리전자상품권 이용액은 8월 기준 18억2천476만원으로 가맹점포 한 곳당 평균 2만3천286원 꼴이다.
또 전국 1천339개 시장 중 387개 시장은 온누리전자상품권 사용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최근 3년간 온누리전자상품권에 2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는 데 사용할 곳이 거의 없다"며 "예산낭비 사업을 계속 할 필요가 있는 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또 판매·회수 수수료 이외에 종이 온누리상품권은 장당 77원, 전자상품권은 카드당 527원 등 2014년부터 지난 8월까지 361억9천만원의 발급비용이 발생했다.
발급비용 뿐 아니라 관리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교통정리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제로페이가 폭넓게 쓰이면 자연스럽게 종이 및 카드 온누리상품권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제로페이가 활성화되면 종이·카드 온누리상품권이 제로페이로 들어오지 않을 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온누리상품권 뿐 아니라 지역에서 유통되는 지역상품권도 제로페이에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전통시장 상품권 유통방식도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