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선발 데이비드 프라이스(사진 오른쪽)가 29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를 1루 앞에서 직접 태그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뒤 하루 쉬고 불펜투수로 나왔고 다시 하루만 쉬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혹사가 아니다. 투혼이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가을 사나이로 화려하게 부활한 프라이스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프라이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쳐 보스턴의 5대1 승리를 이끌었다.
프라이스는 올해 포스트시즌 선발투수 대결에서 저스틴 벌랜더를 넘었고 클레이튼 커쇼마저 이겨냈다. 가을만 되면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렸던 프라이스는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우뚝 서는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동안 프라이스에게는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2008년부터 올해 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19경기에서 2승9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5.42로 부진했다.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성적은 더 좋지 않았다. 이 기간에 선발로 등판한 11경기에서 승리없이 9패에 평균자책점 6.16을 기록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선발 프라이스에 대한 언론의 혹평을 접하고 "누가 뭐라고 해도 프라이스는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이라며 화를 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그들은 반드시 프라이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라이스는 사과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챔피언십시리즈 원정 5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저스틴 벌랜더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고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포스트시즌 선발 12경기만에 첫 선발승을 챙긴 프라이스는 이후 가을 사나이로 다시 태어났다. LA 다저스 류현진과 맞붙은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투수가 됐다. 하루 쉬고 원정 3차전에 불펜투수로 등장한 프라이스는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을 도왔다.
그리고 프라이스는 다시 하루만 쉬고 원정 5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프라이스의 각오는 보스턴에게 큰 힘이 됐다.
보스턴은 1회초 스티브 피어스의 투런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프라이스는 1회말 데이비드 프리즈에게 리드오프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는 다저스 타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프라이스를 공략한 장면이었다.
보스턴은 대포로 다저스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무키 베츠가 6회초 공격에서 13타수 무안타 침묵을 깨고 커쇼를 상대로 솔로포를 때렸다. J.D 마르티네스는 7회초 커쇼에게서 솔로홈런을 빼앗았다. 피어스는 8회초 불펜투수 페드로 바에즈와의 대결에서 이날 자신의 두번째 홈런을 솔로포로 장식했다.
프라이스는 8회말 선두타자 볼넷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모자를 눌러쓰고 가벼운 웃음을 지어보인 그의 표정은 보스턴의 자신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보스턴은 강력한 불펜을 앞세워 승리를 지켰다. 조 켈리와 크리스 세일이 마지막 아웃카운트 6개를 책임졌다. 코라 감독과 보스턴 동료들은 프라이스의 호투를 빛 바래게 하지 않았다. 바로 이런 부분이 다저스와는 달랐다.
포스트시즌 통산 첫 19경기에서 선발승없이 평균자책점 5.42에 그쳤던 프라이스. 그는 최근 4경기(선발 3회)에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 1.37을 기록했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