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뉴스] 법원 임종헌 구속영장도 기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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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발부 가능성2, 기각 가능성 8,로 기각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사법 농단'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재판거래와 법관사찰 등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 30여가지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영장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최대 관건은 법원이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의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이번에도 구속영장을 기각할 것인가 여부다.

오늘 [Why 뉴스]에서는 <법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영장도="" 기각할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4개월이 넘는 사법농단 수사에서 두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된 거죠?

= 그렇다.

▶ 법원이 지난번 유해용 수석재판연구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는데 이번에도 기각할 것이냐? 그게 최대 관심사라는 거냐?

= 그렇다.

▶ 권 대기자는 어떻게 생각하나?

= 상식적으로 보자면 구속영장 발부가 당연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법원이 사법농단 수사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로 볼 때 기각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임종헌 전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공범으로 적시했기 때문에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들이 나온다.

발부 가능성 2, 기각 가능성 8 정도로 예상한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구속영장 기각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는?

= 첫 번째는 법원은 여전히 국민은 안중에도 없기 때문이다.

헌법 1조 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사법부는 여전히 스스로 성역으로 여기고 있거나 법대 위의 판사가 '신'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대표적인 게 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면서 나온 이유가 '주거의 평온'을 해친다는 것이었다.

대법원 국감에서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법관으로 생활하면서 주거의 평온과 안정을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사례를 알고 있습니까?"라고 묻자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법원은 여전히 제식구들에게만 관대한 것이다.

이번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영장은 전부기각 27.3%, 일부기각 72.3%로 발부율은 '0'에 가깝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의하면, 일반 사건에서 압수수색영장은 지난 5년간 평균 발부율이 90.2%에 이르고 있고, 전부기각된 경우는 지난 5년간 평균 1%대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고 자처하는 사법부는 자신들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로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다.

두 번째는 여전히 법원내 조직이기주의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임종헌 전 차장과 전직 법원행정처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공범으로 적시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영장을 발부하겠느냐 하는 분석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사법부에서 가장 우려하는 건 사법농단 수사로 인해 재판결과가 의심받는 상황이 초래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전직 대법관과 대법원장까지 포토라인에 서는 상황은 피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사법부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임종헌 전 차장의 영장이 공개되지 않아서 상세히 알져지지 않았지만 법원행정처가 재판에 깊숙이 관여했고 판결 결과가 법원행정처의 의도대로 됐다는 건 이미 드러난 일이다. 검찰의 고위관계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왜 보고를 받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세 번째는 이른바 '양승태 키즈'로 불리는 법관들이 법원내 여론을 주도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 흔들기에 앞장서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금의 사법농단 수사가 왜 시작됐나? 양승태 사법부가 재판거래를 하고 개별 재판에 관여하고 판사 사찰하고 그랬기 때문 아니냐? 그런데 법원내에서는 지금의 사법농단
사태가 김명수 원장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심지어 사법농단 관련 전현직 법관들에게 무죄를 계속 무죄를 선고한 뒤 김명수 대법원장을 몰아내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재판거래와 판사사찰 의혹에 대한 3차 조사 이후 검찰에 수사의뢰를 할 것이냐 여부를 두고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나 법원장들이 수사의뢰가 아닌 자체 문제해결을 주장하는 것도 그런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다. 고등부장판사들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승진한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법원장을 지내고 대법관 후보로까지 제청됐던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절친인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뜬금없이 검찰의 '밤샘수사'를 비판하고 나섰는데 강 판사는 임종헌 차장과 고교1년 선후배 사이이고 절친이다.

윤종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최근 조국 민정수석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는데 윤 판사는양승태 대법관 전속부장연구관출신이다. 윤 판사는 2차 진상조사 당시 컴퓨터 조사를 반대했고 사법농단 수사의뢰도 반대해왔다.

법관들에게 제척, 회피, 기피제도가 있다. 평소에 그런 주장을 해왔더라도 자신과 친분이 있거나 자신과 관련된 일이라면 삼가야 하는데 오히려 더 크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장전담법관이 법률과 양심에따라 공정하게 판단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그렇다면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있는 이유는?

= 첫 번째는 영장심사를 맡게 된 임민성 부장판사가 사법농단 관여자들과 인연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4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법관에 임명된 임 부장판사는 사법행정을 다루는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이 없다. 한 중견판사는 "이번 영장전담은 행정처나 연구관 경력, 주요 관여자와의 인연은없는듯해서 다행"이라면서 "최소한 영장심사의 외관 공정성은 갖춰졌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이번에도 구속영장을 기각할 경우 사법농단 국정조사와 관련 법관들의 탄핵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 대체로 이런 전망을 한다. 한 부장판사는 "기각할 경우 사법부에 쏟아질 비판이나 그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문건을 작성한 판사들의 진술을 배척하기는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임종헌 전 차장은 검찰조사에서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고 한다. 재판관련 문건에 대해 심의관들이 알아서 작성한 것을 봐줬을 따름이라고 하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 문건을 작성한 판사들은 전부가 관련 사실을 인정하는 건 아니지만 마지못해 인정을 하거나 반성하면서 사실대로 진술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 영장발부냐 기각에 대해서 법조계의 의견은 들어봤나?

= 일단 검찰에서는 설마 기각 할 수 있을까? 하는 분위기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발부 안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면서 "설마?"라고 했다.

다른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런 게 구속 안 되면 어떤 범죄자를 구속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객관적으로 당연히 구속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또다른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구속되어야 할 사안이지만 법원이 그동안 보여준 형태를 보면 기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대법원 (사진=자료사진)

 

▶ 법원쪽에서는 어떤가?

= 당연히 기각될 걸로 예상하는 쪽과 발부를 예상하는 쪽으로 나뉜다.

기각을 예상하는 판사들은 사견임을 전제로 "임종헌 전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전 법원행정처장들을 공범으로 적시했기 때문에 발부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부를 전망하는 쪽은 기각했을 경우의 후폭풍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에 이어서 임종헌 전 차장까지 구속영장을 기각할 경우 사법부에 불어닥칠 비난여론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기각되는 즉시 국정조사와 재판거래에 관련된 판사들에 대한 탄핵여론에 거세질 것이고 정치권이 이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 있게 나온다.

▶ 재야 법조계는 어떤가?

= 전수조사를 해본건 아니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취재해본 재야법조인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기각을 예상하는 쪽이 우세하다.

한 변호사단체의 핵심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보면 발부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동안 법원의 대응을보면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은 그동안 사법농단과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90% 넘게 기각 해왔다. 따라서 그동안의 법원이 보여준 형태로 미뤄 기각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다소 우세했다.

다만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30여가지의 혐의 대부분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배척하면서 한두 가지 이유만으로 발부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영장을 발부하더라도 30가지 혐의 중 많은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기각사유를 적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임종헌 전 차장의 혐의가 30여가지나 된다고 했는데 핵심은 어떤거냐?

= 30여가지를 모두 거론하기는 시간상 어려울 것이다. 임 전 차장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국고손실, 허위공문서작성, 위계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핵심은 재판거래에 관여했다는 것인데 무겁게 보는 혐의는 서너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서너가지 외의 재판거래 혐의가 무겁지 않다는 건 아니다.

첫 번째는 일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된 재판개입 혐의다.

이 사건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2013년과 2014년 차한성·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각각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만나 일제 강제징용 사건 재판 지연 및 파기 계획을 논의한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6년 9월 이민걸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임종헌 행정처 차장 등으로부터 외교부 관계자와의 면담계획을 보고받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를 논의했다고 한다.

검찰측에 따르면 강제징용 관련 자료가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특히 이 사건 피고 대리인이 김앤장이었는데, 김앤장이 청와대와 여러차례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고, 징용 재판지연 문건을 작성했던 판사는 퇴직 후 김앤장으로 갔다.

두 번째는 통합진보당 관련소송에도 깊숙히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을 포함, 모든 통진당 관련 소송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옛 통진당 소송 관련 수사 과정에서 의견서를 작성하고, 전달한 법원행정처 심의관들 진술과 이를 뒷받침할 물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헌재 결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 지방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 모두에 양승태 대법원이 일선 재판부에 의견을 전달한 정황도 확인됐다.

새로운 사실은 당시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통진당 관련재판을 맡았던 이동원 현 대법관도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다는 점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7월 이동원 대법관의 임명제청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이 대법관을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 번째는 2015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의 대법원 판결에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공개된 법원행정처 내부문건에는 원 전 원장이 2심에서 징역형을 받고 법정 구속되자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이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적혀 있다. 사실상 전원합의체에서 2심의 결론을 뒤집어 주기를 원한다는 뜻을 대법원에 전달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후 실제로 원 전 원장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올려 사상유례없이 13:0으로 파기환송했고 이를 사법부가 정부에 협조한 사례로 언급하며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청와대와 협상 과정에 활용하자는 문건도 나왔다.

검찰은 당시 원 전 원장 재판을 담당했던 재판연구관의 법원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구치소 수용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밖에도 '전교조법외노조 집행정지 재항고사건'과, '세월호7시간관련 산케이신문 보도사건', '부산고법 문무 판사의 비리사건

문모판사(행정처에 접대 비리 첩보 들어갔으나 뭉갰던)와 현기환 전 수세이 관여돼 있단 소문이 있는 건설업자 뇌물 사건' 등등 구체적으로 재판에 관여했다는 증거들이 많다.

▶ 임종헌 전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공범으로 적시됐다면 양 전 원장도 곧 소환되는 거냐?

= 수순은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이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조사가 쉽게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원내대표 4명이 사법농단 특별재판부법 도입에 전격 합의한 게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미 특별재판부 추진을 사실상 당론으로 밝혔다. 여야 4당은 다만 문제된 법관의 탄핵 여부에는 공동 입장을 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재판부 법은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추천위원회에서 현직 법관 가운데 사법농단 사건을 심리할 1, 2심 판사와 영장전담 판사를 2배수로 추천하고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했다. 또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1심은 국민참여 재판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사법부 독립성 침해 소지가 있다고 반대하고 있지만, 명분이 크지 않은데다 채용비리 국정조사와 함께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도 있어 민주당과 야 3당은 다음 달 법 통과를 자신하는 분위기이다.

그렇지만 사법농단을 제대로 조사하고 단죄하기 위해서는 국회 국정조사를 하고 관련 법관들을 탄핵 해야 할 것이다. 지난번 신영철 전 대법관의 재판관여 의혹을 그냥 넘김 뒤 이런 사법농단 사건이 일어났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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