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그룹 이화경 부회장
오리온그룹 이화경 부회장이 거액의 회삿돈을 개인 별장 건축에 끌어다 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특경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된 이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24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에 개인용 호화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법인자금 203억원을 공사비로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부회장과 오리온 측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건물은 개인 별장이 아니라 회사 연수원, 갤러리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건축과정, 건물구조 등을 종합해 이 건물이 타인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없는 전형적인 별장이었다고 판단했다.
설계도와 건축 관계자들의 일치된 진술, 여기에 건물 내에 야외 욕조, 요가 전용 공간, 와인 창고 등이 있었던 점 등이 고려됐다.
오리온 직원들이 이 건물 안에서 찍었던 사진의 경우 회사 측이 지난 2015년 국세청 조사를 대비해 조작한 증거라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가까운 곳에 잘 지어놓은 오리온 연수원이 있는데 직원들이 굳이 거기까지 갈 이유가 없다"며 "국세청 제출을 위해 연수 온 직원들 가운데 몇명을 불러내 사진을 찍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애초 이 부회장의 남편인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을 주범으로 보고 지난 4월부터 수사를 벌여 왔다.
그러다 이 부회장이 건축 과정을 총지휘했던 사실이 건축 회의록을 통해 드러나고, 이를 뒷받침 할 관계자 진술이 확보되면서 수사방향을 돌렸다.
담 회장에 대해서는 범행을 벌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