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11년간 소규모 수도시설 799곳에서 미국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실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07∼2017년 조사한 소규모 수도시설 4천672곳 중 799곳(17%)에서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미국 기준치(148㏃/ℓ)를 초과했다. 한국에는 라돈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관리기준이 없다.
소규모 수도시설이란 상수도 공급을 받지 못하는 농촌 지역에서 지하수를 사용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로, 우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47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충남 132곳, 전남 113곳, 충북 101곳, 강원 95곳, 전북 68곳, 경북 58곳, 인천 39곳 순이었다. 대구와 제주에는 라돈이 검출된 시설이 한 곳도 없었다.
검사시설 대비 라돈 초과 시설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으로 89개 검사시설 중 39곳(44%)에서 라돈이 검출됐다. 이어 경기 35%, 세종 33%, 강원 28%, 충남 26%, 전북 19%, 전남 18% 순이었다.
환경부는 라돈이 검출된 소규모 수도시설의 55%에는 상수도를 연결해 지하수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나머지 시설에는 저감장치(33%)를 설치하거나 대체수원(5%)을 개발했다.
주로 화강암·변성암 지역에서 많이 방출되는 라돈을 장기간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폐암 또는 위암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라돈의 반감기는 3.8일로 길지 않은 편이고 휘발성이 강해 일정 기간 시간이 지나면 물에서 농도가 옅어진다.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부장은 "통상 10번은 반감되어야 그 물질의 영향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그렇게 치면 물에 들어있는 라돈은 38일이 지나야 없어지는 셈"이라며 "그사이 언제라도 물을 마실 수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