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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해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약 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에 사용된 휴대전화번호 이용 중지 등 사후 수습책 대신 비대면 거래제한과 선불휴대폰 개통요건 강화 등 사전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보이스피싱 피해액 중 대출사기는 ▲2014년 957억원 ▲2015년 1044억원 ▲2016년 1343억원 ▲2017년 1808억원 ▲2018년 상반기 1273억원 등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손쉽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휴대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대출사기 등 불법금융범죄가 온라인과 비대면 채널을 주로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검찰이나 국세청 등을 사칭한 ‘정부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저금리 대출 등을 미끼로 접근해 수수료만 챙기고 달아나는 이른바 ‘대출사기’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부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 2014년에는 1637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622억원 규모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같은 사태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범죄에 사용된 휴대전화번호 중지 등 여전히 사후 대응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화, SNS, 문자메시지 등 모바일에 기반한 사기 피해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불법금융 관련 홍보 예산도 2012년 1억 3750만원에서 지난해 2920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특히, 휴대폰 대출사기는 정부사칭형 보이스피싱과 달리 SNS 등에서 금융기관의 대출상품 소개를 가장해 접근하기 때문에 단순히 범죄피해 사례 대국민 홍보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대출사기에 이용된 휴대폰은 대부분 신원확인절차가 간소하고, 온라인으로도 개통이 가능한 별정통신사업자의 회선으로 알려졌다. 별정통신사는 KT와 SK텔레콤, LG U+ 등 기간통신사의 이동전화 회선을 임대해 운영하는 업체로, ‘알뜰폰’ 등이 이들 업체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별정통신사업자들은 시중 점유율은 낮지만, 대출사기에 이용되는 휴대폰의 상당수가 이들 업체를 통해 개통도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휴대폰 대출사기를 사전에 막기 위해선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별정통신사업 운영이 가능한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 의원은 “범죄를 예방해야 할 금융당국이 소비자가 알아서 불법금융을 잘 피해보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비대면 대출제도를 제한하고 별정통신사업의 허가제 전환, 선불휴대폰 개통요건 강화, 경찰청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조를 통해 불법금융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