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통로 부상한 빈…IAEA, 합의시 몇 주면 사찰 재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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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2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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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검증 담판 후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할 듯…연차 총회 IAEA는 신중

 

북미회담 통로 부상한 빈…IAEA, 합의시 몇 주면 사찰 재개 가능
미, 검증 담판 후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할 듯…연차 총회 IAEA는 신중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남북 평양 공동선언이 나온 19일 미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환영한다며 실무 협상 장소로 오스트리아 빈을 갑작스럽게 제안해 이목을 끌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중요 국면에서 북한과 조율 없이 실무 협상 장소를 제안한 것부터 이례적이다.
최근 몇 년 북미 관계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빈이 지목되면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 비핵화 검증이라는 핵심 의제를 매듭지으려는 미국의 의도가 다분히 깔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사찰을 담당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있는 곳이다.
중립국의 수도이지만 빈은 북한과 미국 모두에게 그리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은 아니다.
1985년 NPT에 가입한 북한은 1992년 핵 개발 의혹 때문에 IAEA의 사찰을 받다가 미신고 시설 관련 추가 사찰 요구를 받자 이를 거부하고 1993년 NPT 탈퇴를 선언했다. 이는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로 이어졌다.
북미 제네바 합의로 북핵 위기는 가까스로 봉합됐지만 2002년 다시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추진 프로그램 중단을 촉구하자 북한은 2003년 1월 또 NPT 탈퇴를 선언했다.
북한은 2003년 NPT 탈퇴에 앞서 IAEA 사찰관들을 추방했고 IAEA는 이후 북한 핵시설에 대해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1992년 IAEA에 처음 핵물질을 신고한 이후 26년간 IAEA의 북한 핵시설 사찰과 검증은 남북뿐 아니라 북미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었고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런 배경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빈을 협상 장소로 제안한 것을 두고 올해 안에 성사 가능성이 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전 IAEA의 사찰과 NPT 복귀를 북한에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진정으로 바라는지, 미국이 원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ID)를 북한이 수용할 것인지를 빈을 시험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2003년 NPT 탈퇴 이후 그간 빈은 북미 간 공식, 비공식 대화 채널에서 중요한 장소로 주목받지 못했다.
미국이 빈을 선택한 의도를 충분히 알고 있을 북한이 선뜻 미국의 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구두로 밝힌 만큼 꺼릴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지만, 실무협상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제3의 장소를 선호할 수도 있다.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 연차 총회를 진행 중인 IAEA는 미국의 제안과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총회 중 북한 관련 발언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올 6월 제1차 북미정상회담 직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수주 안에 북한에서 핵사찰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그동안 북한 핵시설 사찰과 관련해 언제라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해왔다.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도 올해 5월 북한을 방문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폐쇄를 검증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며 검증 기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평화적 목적의 실험을 포함해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CTBT에 서명하지 않은 3개국 중 하나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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