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차를 빼앗고 운전자를 폭행하는 등 10대들의 가볍지 않은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성폭행·살인 등 흉악한 범죄자의 연령도 최근 계속 낮아지고 있어 청소년 범죄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1시 30분께 중학생 A(15·여)양은 청주시 서원구의 한 술집에서 친구 3명과 함께 술을 마셨다.
대학가가 인접한 이 술집에서 주류 판매 전 이뤄지는 신분증 검사는 허술했다.
술에 취한 A양은 친구들과 함께 편도 4차선 도로에서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A양은 4차로에 서서 달리던 승용차를 멈춰 세웠고 운전자 B(55)씨와 승강이를 벌였다.
A양은 이어 B씨의 승용차를 빼앗아 타고 약 25m 운전했다. A양은 B씨가 막아서자 돌을 집어 들고 휘둘렀다. B씨는 팔에 상처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A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학생이 저지른 일이지만, 달리는 차를 멈춰 세우고 둔기로 운전자를 폭행했기 때문에 사안이 무겁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어른들의 공간으로 여겨지던 술집과 숙박업소에 청소년들이 출입하면서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지난 14일 전남 영광의 한 모텔에서 여고생 C(16)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C양과 함께 투숙한 D(17)군 등 2명을 특수강간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8월 27일에는 청주시 흥덕구의 한 모텔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하시던 여중생이 돌연 쓰러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6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성년(만14∼18세) 학생이 저지른 폭력범죄(상해·폭행·협박 등)는 총 1만6천26건으로 2016년보다 10%(1천400건)가량 증가했다.
학생들의 폭력범죄는 2013년 1만5천102건에서 2014년 1만3천534건으로 줄었지만, 이후 3년간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등 )도 지난 5년간 매년 1천700∼1천800건씩 발생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청소년 범죄는 있었지만, 최근 청소년들이 조숙해지면서 범죄자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에는 학교를 반드시 다녀야 했지만, 최근에는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고 인터넷·스마트폰이 일상화되는 등 환경적 변화가 큰 것도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쳤다"며 "청소년 범죄 예방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