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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평창 버스기사' 임금체불은 '마이너'한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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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설 명절을 앞둔 지난 2월 13일 고향집에 가지 못한 평창올림픽 셔틀버스 기사가 차량을 점검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김민성 기자)

 

지난달 28일 평창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한 통의 보도 참고자료를 냈습니다.

대회 기간 셔틀버스를 운행하고도 여태껏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기사들의 애환을 다룬 CBS노컷뉴스의 보도를 반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8. 8. 27[단독]폐막 5개월짼데…'평창 버스기사' "아직도 임금 못 받았어요")

조직위는 "보도내용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사실관계 및 조직위 입장을 설명한다"며 "대회 기간 사용한 버스 대금에 대해 지난 5월 중 금호고속에 전액 지급을 완료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보도에서 언급된 피해자가 소속된 특정 A업체(피해업체)는 위 계약과는 무관하게 올림픽 수송을 사칭한 B업체(가해업체)에게 사기계약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버스기사들의 임금체불이 조직위와 무관하다는 취지입니다. 이같은 해명 탓에 기사에 등장하는 '전세버스 기사 A(50)씨'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임금체불 피해자가 아닌 단순 사기 사건 피해자로 둔갑됐습니다.

조직위 성백유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기당한 케이스도 있고 횡령 케이스도 있는데, 담당자가 혼선을 빚어서 보도자료가 이렇게 나갔다.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오해가 다 풀린 것일까요. 성 대변인은 이어 한 마디를 더 덧붙였습니다.

"왜 이렇게 CBS는 그 전부터 '마이너'한 걸 가지고 닦달을 하는가. 올림픽이라는 게 전쟁터 나가서 죽고 살고가 아닌데 섭섭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 강릉 아이스아레나로 출근을 하는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대회를 앞둔 지난겨울로 기억을 돌이켜봅니다. 당시 CBS노컷뉴스는 올림픽 운영상의 문제를 숱하게 지적했습니다. 숙소·셔틀버스 등 각종 처우 문제로 뿔난 자원봉사자들의 아우성도, 대회 기간 강원도 전역에 창궐한 노로바이러스 소식도 본지 보도로 맨 처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조직위에 다시 묻습니다. 그렇다면 '메이저'한 문제는 과연 무엇입니까. 버스기사들이 횡령이나 사기로 수개월째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한 기사들이 유서까지 쓰는 작금의 현실은 또 얼마나 마이너한 것인가 말입니다.

전세버스 업계 종사자 및 관계자들은 대회 시작 전부터 임금 체불 가능성을 예상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대회 전부터 수차례 조직위 측에 '하청에 재하청, 재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 때문에 금전 문제가 벌어질 테니 미리 조치를 해달라'고 건의했다고도 합니다.

조직위가 지불한 버스 대금을 중간 업체가 횡령한 것도, 조직위 소속 공무원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린 것도 조직위가 나서서 꾸민 일은 아닙니다. 그러니 모든 책임을 조직위의 잘못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회 전부터 예견된 문제를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하고, 버스기사들의 생활고를 비롯해 국가 행사에서 벌어진 각종 문제를 '마이너'한 것으로 치부하는 조직위의 안이한 태도 만큼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평창올림픽은 '가장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이라고 극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올림픽 금장 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공치사(功致辭)가 공치사(空致辭)가 되지 않도록, 버스기사 임금체불·시설 사후 활용방안 등 '올림픽 후유증'을 치료하는 데 조직위 등 관계 당국이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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